[Blazers] at 피닉스 후기

아직 시즌이 한달 밖에 안지났는데 피닉스와는 무려 3번째 대결입니다. 프리시즌까지 합하면 4번 대결인데 1승 3패네요. 1승도 홈에서 1점차로 간신히 이긴 것이고요. 참고로 피닉스 원정에서는 2010년 이후로 이긴 적이 없습니다. 올시즌에 보스턴이나 덴버 같이 오랫동안 이겨보지 못한 곳에서 드디어 연패를 끊었기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올시즌 피닉스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수비에서 이렇다할 해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픽앤롤 수비에서 빅맨이 헷지를 포기하고 아래로 내려와서 골밑을 지키는게 기본 방침인데, 피닉스에 3점을 던질 수 있는 빅맨들이 많다보니(프라이, 모리스 쌍둥이) 포틀랜드 수비가 딜레마에 빠집니다. 기본 방침을 고수하면 스트레치 빅맨들에게 3점을 맞고, 그걸 체크하려 들면 이번에는 볼핸들러에게 당하는거죠. 게다가 드라기치가 스크린을 타고 나와 포틀랜드 빅맨과 마주쳤을때 서두르지 않고 포틀랜드 빅맨을 밖으로 끌어내서 강제 스위치를 시켜버리면 시간만 좀더 걸릴뿐 자동 실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상성이 안좋다고도 볼수 있는데 사실 프리시즌 킹스전에서도 패트릭 패터슨에게 대량 실점을 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게 포틀랜드로서는 중요한 과제가 되겠습니다. 

승부처는 2쿼터였습니다. 초반에는 앞선 경기들처럼 공을 잘 돌려가며 골밑과 미들을 집중적으로 파서 한때 16점차까지 리드를 했습니다. 그러나 드라기치가 추격에 불을 댕겼고, 포틀랜드 수비가 정돈되기 전에 얼리 오펜스로 계속 득점을 올렸습니다. 기록상의 속공 실점은 많지 않았지만 얼리 오펜스에 너무 많이 당했고 피닉스의 기세를 있는대로 올려주고 말았습니다. 6분만에 16점차를 뒤집히고 2쿼터에만 40점을 내줬습니다. 한번 에너지에서 압도당한 이후로는 일사천리. 급해진 마음은 난사와 턴오버로 이어졌고, 리바운드마저 내주자 포틀랜드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습니다. 2쿼터와 3쿼터에만 무려 25점을 뒤졌으니 말 다한거죠. 4쿼터 5분경에 간만에 가비지 멤버들이 출동하면서 포틀랜드가 드디어 연승을 마감했습니다. 

비록 연승은 끝났지만, 그래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11월'이었다는데는 이견이 없을듯 합니다. 이번 경기까지 지난 20일간 12경기를 치렀는데 11승 1패라는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포틀랜드는 앞으로 3일간 쉬면서 충전하고 12월을 준비합니다. 인디애나, 오클라호마 등 강팀과 만나는 다음주는 중요한 시험대가 되겠네요. 

* voice of Blazers

“We’re proud of it [Winning Streak]...Now it’s time to go to L.A. and bounce back.” - LaMarcus Aldrid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