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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자들 ... 열세번째 (알렌 아이버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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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3-09-28 17:59:38
열 세번째 기술자는 'The answer' Allen Iverson입니다.


nba 역사상 가장 작은 악동 ... 그리고 가장 간이 컸던 사나이 아이버슨입니다. 
아이버슨은 황금 드래프트라 불리우는 96년도에 당당히 1순위로 필라델피아로 지명 받으며 훗날 거물들이 되었던 그해 루키들 중 가장 많은 관심속에 리그에 입성했습니다. 시작부터 잡음이 상당히 많았고, 마치 그런 상황을 말해주듯 팀 성적도 거의 개판이었지만, 필라델피아는 아이버슨을 지속적으로 푸쉬해주었고, 거기에 그는 실력으로 보답하며 몇년 후 식서스를 리그 강호로 만들어 놓습니다. 처음부터 실력에 비해 문제가 많았던 성격 탓에 리더자리를 그에 맡기는건 위험한 도박이 될 가능성이 컸지만, 이상하게도 농구를 할때는 농구에만 미친 모습을 보여주었고, 점차 그 뭐같은 성질을 조금씩 죽여 나갔습니다. 아이버슨을 키운건 8할이 그의 천부적인 재능이었겠지만, 나머지는 따뜻하게 대해주었던 동료와 코칭스태프... 그리고 팬들의 미친 신뢰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높은 골대를 향해 미친듯이 돌진해서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던 아이버슨은 한때나마 조던의 아성을 위협하는 one of kind로서 오직 그만의 스타일로 리그를 흔드는 지배력을 보였습니다. 독고다이 아이버슨에겐 어떤 기술들이 있었을까요.


1. 크로스오버

아직까지도 많은 농구선수들과 팬들에 의해 엄지손가락을 올리게 되는 그의 크로스오버 드리블은 그의 수많은 움직임중 가장 많이 볼수 있었고, 가장 위력적이었던 기술이었습니다. 작은 신장은 분명 그의 단점으로 지적되었지만, 공격시에 아이버슨의 작은 신장은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았습니다. 잔 드리블도 많았고, 동작이 큰 페이크들이 많았지만, 알면서도 속을수밖에 없었고, 머리로는 간파하더라도 몸은 이미 저만치 떨어져서 아이버슨을 놓치기 일쑤였습니다. 엄청난 돌파력은 아이버슨의 미친 핸들링도 있었지만, 거기에 엄청난 스피드까지 겸비하고 있었으니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기술이었죠.


아이버슨을 담당했던 수비 좀 한다 싶은 선수들은 그날 경기에서 그의 슛감은 막을수 있었을지 몰라도 번번히 뚫리는 1대1 수비는 언제나 속수무책일수 밖에 없었습니다. 보통은 오른쪽을 뚫기 위해 왼쪽에서 엄청난 임팩트를 주는데, 아이버슨은 왼쪽 오른쪽 안가리고 큰 동작으로 페이크를 주며 예상밖 움직임으로 수비를 떨구기도 했습니다. 크리스 폴의 크로스 오버가 자연스러운 연결동작이라면, 아이버슨은 버진껌으로 볼을 손에 고정시켜 놓은 듯한 그야말로 볼을 붙이고 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열심히 수비했던 선수가 가엽게 느껴질때도 있었죠.



2. 패스

그 누구도 아이버슨이 득점기계가 될줄은 몰랐을겁니다. 아마도 그의 가치는 엄청난 운동능력과 지칠줄 모르는 체력을 겸비한 1번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조던이 되기 보다는 건실한 포인트 가드가 되어주길 기대했던거 같습니다. 이제와서 얘기하지만, 아이버슨식 패스는 죽은 볼에 의한 어쩔수 없는 경우가 많았고, 그것이 운좋게 어시스트로 연결된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죠. 물론 아이버슨은 선패스 마인드의 소유자가 아님은 분명합니다. 그렇다고해서 1번으로서의 능력이 전혀 없는것도 아니죠. 우선 픽을 잘 이용할줄 알았고, 2대2 게임이 가능했던 선수였습니다. 크리스 폴, 존 스탁턴, 스티브 내쉬, 제이슨 키드같은 게임조립이 완벽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그저 그런 리딩력으로 슛만 쏘는 머저리는 아니었죠.


주로 그의 역할이 피니셔였지만, 속공상황에서 동료들에게 패스를 넘기는 기술은 나무랄데가 없습니다. 가장 빨리, 가장 쉽게 마무리해야 되는 상황이라면 그렇게 만들어 줄수 있는 선수였었지만, 역시나 아쉬움이 남는건 그가 안정감이 그리 뛰어나지 못했기 때문이겠죠. 뭐 전 별 불만은 없습니다. 안정감까지 가졌던 아이버슨이라면 이미 조던은 우리 기억속에서 많이 멀어졌을 테니까요. 어쨌든 아이버슨은 패스를 좀 하는 선수였고, 조금은 끼도 부릴 줄 아는 선수였습니다.



3. 스틸

스틸능력이 반드시 수비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수는 없습니다. 아이버슨은 분명히 수비가 좋은 선수는 아니었구요. 매경기 미스매치를 맞이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런 아이버슨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백코트 파트너는 수비가 되는 선수여야 했습니다. 다시말하지만, 그는 수비가 안좋은 선수였습니다. 사이즈 한계는 수비시에 더욱 문제가 되었고, 이것은 아이버슨을 평가할때 단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이기도 했었죠. 다만 아이버슨은 손이 빠르고, 원체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였기 때문에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공격의 '맥' 커터 역할은 해줬습니다.


그리고 이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버슨의 스틸장면입니다.



4. 점프샷

아이버슨은 점프샷을 날리기 위해 준비동작이 참 화려합니다. 앞서 소개했던 크로스오버를 마음껏 구사한 이후 간격이 안정적으로 벌어졌다 싶으면 그제서야 올라가죠. 보통은 슛을 날릴때 스냅으로 인해서 스핀이 먹기 마련입니다. 좋은 슈터는 대부분 스냅이 뛰어나고 자연스럽게 스핀도 잘 먹는 편이죠. 아이버슨은 그런타입은 아니었습니다. (참고로 레이도 스핀을 많이 주는 선수가 아닙니다.) 슛터치가 깔끔하거나 스핀이 많이 먹거나 점프이후 동작이 안정적인 선수는 아니었죠. 약간은 뒤로 젖혀지는 상체와 그 반대로 앞으로 당겨지는 하체 때문에 뭔가 불편해 보이는 슛폼이었습니다. 자세, 스냅, 스핀... 3박자가 다 안맞는데 어째서 위력적일까요. 아마도 점프샷을 남보다 멀리서 쏘기 때문 아닐까요. 남보다 멀다고 말한건 슛을 날리는 위치가 아니라 수비자와의 거리말입니다.. 점프샷 역시 크로스오버의 연장선인것 같습니다.



5. 배짱

이것이 기술일까 싶지만, 본인만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이라면 그것이 기술이 될수도 있다고 우겨봅니다. 아이버슨 때문이라도 이글을 '기술자들'이 아니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들'로 바꾸고 싶네요. 사실은 아이버슨을 좋아하는 이유가 미친 득점력이나 쇼타임 농구 혹은 수많은 악세사리로 무장한 간지 농구가 아니라 그의 지독한 승부근성때문 입니다. 저는 아이버슨의 위닝샷을 많이 기억해내지 못합니다. 조던과 코비처럼 클러치장면이 명확한 선수가 아니어서 일지도 모르지만, 아이버슨이 특별했던건 똘끼같아 보이는 배짱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앞서 말한대로 데뷔하자마자 악동 기질을 보였던 아이버슨은 그 악동들 중에서도 최상위 클래스인 로드맨과 맞짱도 두려워 하지 않던 선수였습니다. 미국사회가 우리보단 선후배문화가 덜 하다 할지라도 아이버슨과 로드맨의 커리어 차이는 가볍게 넘길수 있는 차이는 아니었죠. 또한 조던의 칭찬에도 '너나 잘해'로 받아칠수 있는건 아마도 아이버슨이 유일했던것 같습니다. 조던의 덕담은 당연히 불스의 승리 이후 있었던 인터뷰에서였는데, 아마도 아이버슨은 경기도 졌는데 농구황제란 인간의 자기를 칭찬해주는 여유있는 모습이 못내 불편해서 그런 반응을 보였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사건이후 리그 베테랑들은 황당해했고, 아이버슨은 그런뜻이 아니었다며 사과로 일단락됐던 사건이었죠. 그런데 이런 아이버슨의 악동기질은 기행이라기 보다 언제나 농구에 한해서 보여줬던 깡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더티하다거나 눈쌀 찌뿌려지는게 아니고 그냥 지기 싫다는게 눈에 보이죠. 
누가봐도 몸집이 작은 선수인데, 몇번을 넘어져도 일어나서 다시 최고 스피드로 튀어 나갑니다. 체력은 말할것도 없고, 아파도 죽어라 뛰는건 보통 근성가지고는 어림도 없겠죠. 코트 위에선 정말 미친듯 뛰어다닙니다. 아이버슨의 반대편에 선 사람들은 언제나 같은 말을 합니다. 하지만, 아이버슨은 사람들의 상식을 깨기위해 무던히도 많은 도전을 했습니다. 키 작은 선수는 득점왕을 할수 없다던지, 아이버슨 스타일로는 우승할수 없다던지, 아이버슨은 과대평가 된 선수라고 합니다. 이 중 아이버슨이 증명해 내지 못한건 우승이었지만, 단지 그것 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득점루트를 찾아내고, 자신의 방식대로 팀을 이끌어가며, 과대평가 되었다고 하지만 그는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되기도 했었죠. 아이버슨은 위대한 도전에 많이 모자랐던 선수였지만, 적어도 '난 너희가 생각하는 하찮은 선수가 아니야'라는 것은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보셨죠? 이정도해야 인터뷰에서 앵무새마냥 같은말만 계속 반복해도 용서됩니다.

아이버슨은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하는거라며, 기가막힌 혀놀림으로 명언을 남겼지만, 결국 그는 루저들에게 작은 희망만 남기고 아쉬운 퇴장을 해야만 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모든 루저들의 로망이고, 그는 농구 역사상 다시는 나올수 없는 스타일의 선수일겁니다. 다시한번 느끼지만, 이런 특급들에게 말년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것 같네요. 어쨌든 선택은 항상 그가 했습니다. 팀을 떠난것도 ... 농구를 그만둔것도 ... 바보처럼 다시 돌아온것도 ... 그리고 그렇게 사라진것도 ...
아이버슨의 농구를 한 단어로 정리가 된다면, '도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끝까지 사람들에게 증명을 강요 당해왔던 선수였고, 자신의 자존심과 밑도 끝도 없이 믿어준 팬들을 위해 무진장 노력했던 선수였죠. 정말 오랜만에 아이버슨 이야기를 할수 있었네요. 기술자들 코너의 막을 내려야 하는건지 아니면 제목을 바꿔야 하는건지 회가 거듭 될수록 혼란스럽습니다. 그건 제가 다 알아서 할테니 그저 재밌게만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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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3-09-10 00:32:20

항상 다시 나오기 힘든 유형의 선수중 하나로 많이 거론되는데, 정말 아이버슨같은 크로스오버를 쓸 줄 아는 선수가 나올까요...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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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0 00:36:43
역시 명불허전이네요 잘읽고갑니다
1
2013-09-10 01:41:00
매번 재밌게 읽고 갑니다!
2013-09-10 03:56:56

제목이 기술자들 인데 배짱은 기술이 아니지않나 라고 태클거는 분도 안계시겠지만, 굳이 신경쓰이시면 이번편부터 살포시 시즌2로 갈아타서 제목만 슬쩍 바꿔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WR
2013-09-10 07:32:33

한가지 빼먹은 기술이라면 아이버슨은 돌파를 완성하고 마무리 짓기 전 투스텝을 즐겨 사용했습니다.
드리블로 제껴놓은 다음 투스텝으로 힘 있게 올라가서 공중에서 자세를 바꾼다거나 수비수 몸에 컨택하여 파울을 얻어내기도 했습니다. 아이버슨은 부딪히고 넘어지는일이 많았는데 특히나 투스텝 이후 거인들에 의해 튕겨져 나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빠르고 집요해서 어떻게든 득점으로 연결 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바스켓 카운트를 얻어내기보다는 파울을 얻어내는 기술에 더 어울렸던 플레이였습니다.

2013-09-11 08:47:33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제독과 말론도 한번 나왔으면좋겠네요

2013-09-21 17:23:23

아이버슨을 좋아하는 저로썬 몇번씩 느린 화면으로 크로스오버를 연구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제 nba무대에서 볼수 없다는게 참 안타까운 아이버슨 형이네요..
denl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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