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잭슨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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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3-05-13 11:56:21
경기가 반복적으로 벌어지고 밑바닥까지 서로 알게되는 시리즈에서 지는 팀이 플랜을 바꾸는건 쉽지가 않습니다. 대체로 수비 매치업의 변화에 의존하는 경향을 띌 수밖에 없죠.
어쩌다 유리한 매치업이 보여도 평소 작전을 파괴하는 상황에선 공격자도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썬더와 히트의 경기에서 간혹 퍼킨스와 배티에의 준비안된 일대일이 벌어지면 수비하는 배티에보다 밀어내는 퍼킨스가 훨씬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원드리블에서 오펜스 파울이 풀리기도 하죠.
슬램덩크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오죠. 채치수가 부상당하자마자 이정환이 골밑에 엔트리 패스를 넣으라고 지시하고 전호장이 패스를 시도하는데 서태웅이 속보인다고 가로채 버리죠.
이런걸 제외하고도 공격플랜으로 시리즈에서 승기를 잡은 케이스는 잘 기억이 안납니다. 대체로 이중삼중의 수비를 뚫거나 자유투를 짜내서 스코어레벨을 유지시키는 에이스 싸움에서 승패가 갈렸고 아무리 잘 막아도 에이스쪽의 누수를 극복하지 못한 한쪽 수비가 전의를 상실할때 시리즈가 끝나곤 했던것 같네요. 이런게 진흙탕 싸움에서의 마무리 능력인데 플옵에서는 정말 전가의 보도죠.
현재 시리즈에서 골스가 머니가 많은 상황은 아닙니다. 커리는 대니그린의 수비에 완전히 막혀있고 탐슨 역시 레너드에게.....가드들이 한번 막히면 2:2에서 다음 플레이를 이어가는건 스크리너 보것인데 지금 적극적인 모션을 돌리기엔 수비가 빡빡하고 보것에게 패스 외에 옵션이 없다는걸 스퍼스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격을 아예 다시 세팅하고 라인 밖에서 2:2를 반복할수밖에 없죠.
이런 진흙탕에서 옵션이 별로 없습니다. 파커와 달리 커리나 탐슨은 스크린 뒤에서 슛을 쏘는게 2:2에서 제일 좋아하는 상황이고 전진할수록 옵션이 적어지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트래픽에서 잠깐 킵을 해서 수비를 모은다거나 바디밸런스로 센터를 달고 뒷공간을 본다거나 하는 플레이를 기대할수 없는 선수들이고 압박을 간신히 피하고 빠른 타이밍에 플로터를 던지는 던지는 경우가 많죠.
잭은 3차전에서 봤듯이 매 경기 고투가이가 되어 공격을 이끌기엔 역량부족...
그래서 남는건 반즈....포스트업에선 최대치가 왼쪽 턴에 이은 덩크시도 정도, 페이스업에선 원투드리블 후의 점퍼 같은 기본적인 옵션 외에 가진게 없는 선수, 초기의 라샤드 루이스를 연상시키는
그런 선수고 지금 시점에서 일대일을 몰아주기엔 절대 믿음이 가는 옵션이 아니고 실제로 성공률도 떨어졌으나 어쨌든 그의 아이솔레이션을 미친듯이 몰아주면서 오늘 경기를 잡았습니다. 반즈의 성공률이 떨어졌다 해도 팀의 에너지레벨을 유지시킨건 그의 공격들이었죠.
여기서 제가 칭찬하고 싶은건 반즈가 아니라 벤치입니다. 지면 시리즈가 거의 끝나는 상황이었고 3차전의 경기양상을 감안했을때 보수적인 벤치라면 3차전 후반처럼 파커에 대한 순간적인 트랩이나 커리에 대한 더블스크린 같은 작전의 부분적인 수정으로 스코어만 약간 바꾸고 싶었을거라고 봅니다. 반즈가 평소에 일대일 옵션도 아니었고 몇번 실패하고 반즈가 턴오버 등으로 위축되면....서두에 쓴 내용처럼 상대에게 니네 진짜 급하구나...다 됐구나....이런 느낌까지 줄 수 있는 상황인데 주구장창 밀어붙였고 잭의 던컨 앞에서의 공격들과 함께 결국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죠.
커리-탐슨 막히니까 반즈한테 시키는게 당연하지....라기엔 3차전의 토니파커 때문에 많이 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커리의 기적적인 슛감을 한 번 더 기대하는게 감독에겐 쉬운 선택일수 있었죠.
4차전은 마크 잭슨의 배짱이 가져온 승리라고 봅니다.
이 게시물은 홈지기님에 의해 2013-05-13 15:23:19에 '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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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저도 비슷한 생각했습니다. 마잭 감독 배짱 한 번 대단하구나...하는... 커리는 대니 그린에게 완벽하게 잡혔고 탐슨은 기복을 타고 있는 와중이었는데, 거기다가 보것이 1쿼터 6분만에 3파울, 랜드리가 8분만에 2파울, 리는 오래 못 쓰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