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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UT DOWN 58일차 (부제: 복귀 하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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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5-20 04:58:12

코로나 사태로 인한 셧다운에 들어간지 이제 9주차가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진정 국면에 들어가다가 이태원 사태로 다들 긴장하셨는데 다행이도 최악으로 치닫지 않고

다시 확진자 수치가 하강곡선을 그리게 되었더군요.

 

현재 미국은 오늘자로 확진자수가 150만명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중엔 뉴욕지역이 35만명으로 압도적으로 많고 그 다음으로 뉴저지가 약 15만, 일리노이주 9만6천여명,

매사츄세츠주 약 8만7천여명 그리고 제가 거주하는 캘리포니아가 대략 7만8천여명입니다.

 

셧다운 58일차를 맞이하면서 또 간단히(?) 남겨봅니다.

 

회사 복귀 D-1

어제 회사로 부터 내일부터 출근을 해달라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선 모든 업체들에 대한 셧다운이 모두 해제된 것은 아니지만 이제 어느 정도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업체들을 제외하면 다시 회사를 운영해도 된다는 행정명령이 나왔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의 경우 소수 인원으로 운영하고 있다가 이제 본격적으로 정상운영을 위한 단계를

밟아 나가기로 결정한 것 같습니다. 다만, 아직 저희 회사의 고객 업체들이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저희도 아직까지는 모든 직원들이 다 출근을 해야하는 상황은 아니라서 단계적으로 

필요한 수의 직원들을 차차 회사 복귀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더군요. 

그래도 행여나 회사가 잘못되어 안타까운 상황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 싶었는데 다행이도 다시 이전처럼

복귀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실업수당과의 작별

회사가 셧다운 된 이후 약 두달간에 걸쳐서 집에 있으면서 실업수당을 신청하여 받고 있었습니다.

갑작스런 코로나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관계로 관련 웹사이트 접속이 

힘들기도 했고 특수한 상황으로 인한 실업수당 신청이기 때문에 그 방법과 세부상황 입력에 관해

혼란도 많아서 좀 고생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신청이후에 실업수당이 지급되는 은행에서

발급해주는 체크카드(Debit Card)가 한참 동안 오지 않아서 결국 재신청을 한 끝에 겨우 받게 되었죠.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실업수당 자체는 평소 받는 월급의 반도 제대로 안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코로나 사태에는 미정부에서 주당 600불을 추가로 지급해준 덕분에 경제적으로 힘든 

부분을 느끼지 않고 버틸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반농담으로 회사복귀가 100% 확신하다면 몇달 더

집에서 쉬면서 실업수당과 코로나 지원금을 받으며 여유있는 삶을 누리고 싶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말이죠.

그래도 이제 다시 회사로 복귀하면서 나름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 같아서 - 물론 코로나 이전과 같은

삶은 아니겠지만 - 감사한 마음이 있습니다. 다시금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당분간 열심히 살아 볼 예정입니다. 

 

 

남겨진 아이들

제가 다시 회사로 복귀하게 되면서 이제 집에서 아이들은 장모님과 함께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는 공식적으로 방학이 아니기 때문에 아침마다 정해진 시간에 Zoom meeting을 해야하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daily schedule을 계속해서 해야하죠. 문제는 제가 집에 있을때와 달리 보다

꼼꼼하게 아이들을 관리하는게 쉽지 않아졌다는 것입니다. 제가 집에 있을땐 시간 맞춰서 아이들이

해야하는 것을 체크하고 공부하다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설명도 해주고 이런 것들을 많이 했었는데

앞으로는 그게 불가능해져서 뭔가 다른 방법을 모색해봐야 할 때가 온것 같습니다.

장모님은 그냥 아이들 식사를 챙겨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언제 학교로 돌아갈지 모르는 가운데 마냥 놀릴수도 없는 노릇이고 오히려 이때 조금만

열심히 하게 된다면 본인들에게도 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이 많습니다.

혹시 미국에서 저와 비슷한 상황에서 아이들의 교육을 어떻게 대처하고 계시는지 비슷한 경우가

있으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의 삶

요즘 마켓을 가거나 상점들을 가봐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이전처럼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매장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입구에서 관리하는 덕분에 항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나마 마켓이나 중요상점들은 이렇게 들어갈 수나 있는거고 아직까지 식당의 경우엔 무조건 픽업하거나

딜리버리를 시키는 것밖에 할 수가 없는 상황이죠. 그밖에 아직까지도 문을 열지 못하는 곳들이 아직도

상당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미용실 혹은 이발소입니다. 이 직군은 아직까지 위험도가 높은 

분류를 받아서 오픈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죠. 덕분에 현재 인터넷에선 이발도구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저 역시 셧다운 된 이후 거의 두달째 헤어컷을 못하면서 강제로 머리를 기르고 있는 형편입니다.

와이프는 자신이 깍아주겠다고 하지만 전 전문가의 손길이 아니면 거부하겠다고 버티는 중이구요.

그리고 아이들과 자주 가던 시립 도서관도 이용하지 못한지 꽤 되었네요. 여기도 언제 다시 열릴지

의문입니다. 그밖에 극장이나 공원에도 아이들을 데리고 언제 다시 이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최근엔 근처 유명 beach들을 모두 폐쇄했다가 다시 열기는 했지만 섣불리 가기 두려운 상황입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평소엔 너무나 당연하고 평범했던 하나하나가 지금은 거의 버킷리스트처럼

되어가는 것 같아서 뭔가 좀 묘해지는 느낌이 드네요.

아마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어 이전과 같은 삶 - 비록 100% 똑같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 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엄청나게 하루하루 그리고 모든게 감사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코로나 사태가 끝나게 된다면 가장 꼭 해보고 싶은 것은 온 가족이 캠핑을 가는 것입니다.

그간 아이들이 그렇게 캠핑을 가자고 조르고 또 조르는 가운데 - 와이프나 저나 놀러가더라도 캠핑 보다는

그냥 호텔에 머무는 것을 선호하는지라 한번도 간적이 없었죠 - 크게 마음먹고 올해 봄에는 꼭 캠핑을

가자고 아이들에게 약속을 하자마자 코로나가 터져서 그간 강제로 집캠핑(?)을 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가 끝나면 아이들을 데리고 개장하게 되는 캠핑 싸이트를 예약해서 자연을 만끽하며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네요.

 

더불어 마지막으로 하루빨리 NBA가 재개되었으면 좋겠어요.

스포츠가 없는 저의 삶이 이렇게 무미건조한지 요즘 제대로 확인하고 있는 중입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랄이 서부지구 1위를 달리며 강팀으로서 면모를 되찾아 너무나 행복했었는데

지금은 마치 그게 꿈처럼 느껴질만큼 공백기가 길어지고 있어서 너무 아쉽습니다.

르브론과 갈매기군이 날아다니는 가운데 우승을 위해 미친듯이 달리는 랄을 볼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다들 건강하시고 오늘 하루 힘내서 감사하고 기쁘게 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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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5-20 05:55:01

같은 캘리포니아인데 이쪽 카운티는 5월말까지 셧다운이라 6월1일부터 단축근무하네요.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되, 필요에 따라서 출근하는 방식으로요.. 밖에는 여전히 아직도 마스크 안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눈에 띄는데 참 답답하네요...

2020-05-20 09:22:17

 사람 없는 곳으로 캠핑을 가는 건 괜찮지 않을까요?

 

바글바글한 곳보다 그게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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