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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UT DOWN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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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4-08 01:02:48

코로나 정국에 잘들 지내시고 계신가요?

제가 있는 LA 지역은 결국 지난 금요일 셧다운이 결정되고 중요 업무를 하는 회사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회사, 학교, 공기관들이 모두 문을 닫고 당분간 자가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도 지난 금요일에 출근하여 결정을 기다렸는데 변호사를 통해서 정부측에

중요업무 회사를 어필하려 했으나 별 소득을 얻지 못하고 결국 셧다운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알기론 4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전개될지는 그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형국입니다.

 

덕분에 집에서 강제로 휴가(?)를 갖게 되었고 임시 실직 상태가 되어버렸네요.

일단 어제는 실업수당을 신청했고 - 물론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다시 회사로 복귀하겠지만 - 오랜만에

집에서 쉬면서 이런저런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와이프 회사는 셧다운을 안해도 되는 업종이라서 정상적으로 월급이 나올 예정이라서 그나마

한숨 돌리게 되었으며 조만간 잘 해결되어 정부에서 stimulus check이 제공될 예정이라 나름 기대중입니다.

게다가 오늘 뉴스를 보니 중소사업체의 경우 문을 닫았다 하더라도 해고하지 않고 봉급을 계속해서

주거나 재고용하는 것을 입증하면 이와 관련된 융자금을 받고 이를 갚지 않고 나중에 탕감해준다는

내용도 포함이 되어있어서 잘하면 집에서 머무르는 가운데 월급은 정상적으로 나오는 시나리오도

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여하튼 셧다운된 이후 집에 머무르면서 어제는 근처 코스코를 갔었는데 이전과 달리 각자 카트 하나씩

밀면서 일렬로 줄을 서서 입장 하더군요. 내부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달라는 안내판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화장지는 여전히 없긴 했지만 그외에 다른 물품들의 경우 구입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습니다. 키친타올, 냅킨, 물, 냉동식품들 모두 충분히 재고가 있었고 - 화장지는 왜? - 우유나 달걀도

충분히 있었지만 1인당 구입할 수 있는 개수는 지정되어 있었습니다. 

 

한국 마켓의 경우에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안되는 것을 조금이나마 방지하기

위해서 입구에서 들어오는 인원을 제한하면서 장을 볼 수 있게 조치하고 있으며 다행이 모든 것들이

충분히 재고가 있어서 다들 불편함 없이 사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휴지 제외)

하지만 의외로 미국 마켓은 여전히 일부 제품들의 경우 판매대가 텅텅 빈 그대로 있더군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저와 와이프는 이 시간에 이탈리아 로마에 있었어야 했습니다.

20일부터 29일까지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해 놓고 들떠 있었는데 한순간에 이렇게 상황이 바뀌었네요.

그래도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정작 이탈리아 갔을때 사태가 심각하게 터져서 오도가도 못하거나

행여나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일이 생겼을수도 있는데 다행이 지금은 안전(?)하게 집에서

자가격리하는 가운데 간만에 강제휴가를 즐기고 있습니다.

 

아침에 마냥 쳐지는 것이 싫어서 나가서 동네 한바퀴를 뛰고 왔는데 집집 마다 사람들의 인기척은

보이지 않지만 차들은 거의 다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나가다 가끔 저처럼 집에만

있기 답답해서 운동차 나와 뛰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지나다니는 차량도 평소에 비해 상당수 

줄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현재 미국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는 5만명을 훌쩍 뛰어 넘었다고 합니다.

아마 조만간 이탈리아와 중국의 감염자수를 뛰어넘는건 시간 문제일듯 합니다.

워낙에 인구도 많고 중국처럼 강제적으로 도시를 봉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서 당분간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진단키트가 보급이 더 되면 될수록 확진자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조금은 다행인게 아직까지 이탈리아처럼 사망자수의 비율이 높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거의 10%에 육박하는 이탈리아의 사망률에 비하면 아직 미국은 1.3% 정도로 낮은 편입니다.

사망률만 놓고 보면 한국의 사망률과 비슷한 정도 입니다. 물론 이 수치가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겠지만 미국에서 폭발적으로 감염자의 수치가 늘어나던 시점부터 지금까지 사망률의 수치는 

비교적 꾸준하게 이 정도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직 미국 의료체계가 막장수준은 아니고

어느 정도 버텨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의료진들이 평소보다 더

고생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치뤄내고 있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수치가 늘어나고 회사가 셧다운 되며 평소처럼 마켓을 자유롭게 보는게

쉽지는 않은 여러가지로 불안하고 힘든 시기가 시작되어서 그걸 겪은 첫날인 어제는 약간 우울한

마음도 들었었는데 오늘부터는 조금은 반대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오래간만에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평소 보다 더 친밀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체육관 런닝머신위가 아닌 동네를 한두바퀴 뛰면서 바깥 공기를 느끼며 주변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며, 그간 회사 다니느라 못했던 집안에 처리해야 했던 여러가지

일들을 차분하게 하나씩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고, 개인적으로 배우고 싶었던 일이 있었는데

집에 있으면서 온라인으로 하나씩 배워가면서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지금 저에게 주어진 이 시간들도 따지고 보면 일분일초가 상당히 중요하고 귀한 시간인데 그저 집에서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대책없는 걱정과 우려로 채우기 보다는 사회적 거리두기 - 라 쓰고 자가격리라

읽습니다 - 를 하는 가운데 다시 정상생활로 돌아가기 전까지 알차게 보내려 합니다.

세계 방방곡곡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고통중에 힘든 시간을 보내시고 계시는 많은 매니아

여러분 모두 건강 유의하시는 가운데 다시 정상생활로 돌아갈때까지 의미있는 시간들 보내시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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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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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5 06:13:38

모두 힘든시기지만 - 모두가 별 피해없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제하에 - 나름 유익하고 필요한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현재 가지고 있는것에 감사하며 가족들과 중요한 사람들을 챙기는 것. 제가 너무 이상적 또는 낙관적으로 생각하는지도 모르지만 제 손에 어쩔 수 없는거에 또 스트레스 받는 것도 좋지 않을거라 생각해서 제가 할 수 있는거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건강하세요!

1
2020-03-25 06:20:23

뉴욕쪽이랑 캘리포니아는 보니까 심각하던데요..

최대한 외출 자제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2020-03-25 06:29:02

회사가 셧다운이더라도 봉급은 지급해야하는거 아닌가요

WR
Updated at 2020-03-25 06:38:50

이게 주정부나 시에서 주는 명확한 지침이 없긴 했습니다.

회사 입장에선 당장 셧다운되어 언제 다시 문을 열지 모르는 가운데 수입은 갑자기 급전직하하는 

가운데 직원들 봉급이 따박따박 나가게 되면 어정쩡한 회사들은 빠른 기간내에 문닫을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 그렇게 되면 회사입장에선 어쩔수없이 lay off 시킬 수 밖에 없는 선택을 할수 밖에 없긴 하죠.

그리고 lay off가 아니더라도 이번처럼 special disaster 때문에 일하는 시간이 줄거나 없어지는 것에

대해서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것이 있더군요. 전 lay off 아니면 fire 되는 경우만 가능한줄 알았어요.


그나마 뉴스보니 정부에서 긴급 융자를 해주고 이 기간중에 직원들에게 봉급을 주었다는 것을 제대로

증명하면 나중에 융자금을 면제해주는 정책을 패스했다고 들었는데 그거라도 재빨리 적용하면

다행일듯 합니다.

 

2020-03-25 07:03:56

2주전 샌프란을 보는 것 같네요. . 셧다운 2주째라... 힘든점도 많지만 감사하면서 있습니다. 

2020-03-25 08:47:12

엘에이 주민으로써 너무 힘드네요... 학교 일 운동 바깥만남 전부 올스탑이라니.. 게임도 계속 하니 질려요.. 미국에계신 모든분들 다들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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