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UT DOWN 37일차
COVID-19의 기세가 다소 하강기를 기록하는 가운데 다들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제가 있는 곳은 셧다운에 들어간지 6주차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어느덧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의 수가 약 300 만명을 훌쩍 돌파하였고,
미국만 해도 드디어 백만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어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중에도 뉴욕주가 거의 29만5천여명으로 가장 압도적으로 많은 비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그 뒤로 뉴저지주가 11만여명, 그리고 매사추세츠주가 약 5만6천여명, 제가 있는 캘리포니아가 4.5만명의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는 중입니다. 조금더 세밀하게 들어가자면 LA 카운티쪽이 약 2만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여 캘리포니아중에 단연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중이며 제가 거주하고 있는
오렌지카운티는 그나마 다행(?)으로 약 2100여명의 확진자만 기록중입니다.
셧다운 37일차를 맞이하여 겪고 있는 요즘 삶의 모습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터널의 끝 빛이 조금은 보인다
캘리포니아는 여전히 자택 대피령(Stay at Home)이 유효한 가운데 얼마전 주지사가 조만간 자택대피령
해제와 관련하여 발표하겠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이미 텍사스주를 비롯해서 상당수의 타주에서는
5월1일부로 자택 대피령을 해제하고 재개방을 할 예정이라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죠.
뉴욕이나 뉴저지와 같이 폭발적인 감염자수치를 기록한 동부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은 그래도
나름 선제적 조치를 잘한 덕분에 뉴욕과 같은 비극적 상황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5월초에 주지사가 자택 대피령을 해제하게 된다면 다시 회사도 재개하게 될 예정이고 그렇다면
곧바로 다시 복귀하게 될것입니다. 문제는 학교인데 확실한건 이 동네 학교는 확실하게는 이번 학기까지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이미 공고가 나온 상황이고 그 이후 어떻게 될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오늘 주지사가 빠르면 새로운 학기를 7월이나 8월초에는 시작하는 것을 고려중이라는
발표를 했습니다. 여하튼 그렇게 되면 맞벌이 가정의 경우 상당한 고민에 빠질 수 있습니다.
만약 학원이나 Day Care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면 맡길 곳이 생겨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부모중 한명은 재택근무를 하든지 하여 집에서 계속해서 아이들을 돌봐야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될 예정이니까요. 그나마 저희집은 장인어른, 장모님이 계셔서 학원이 문을 열지 못해도 집에서
아이들을 봐줄수 있는 상황이라서 다행이긴 하데 그렇지 못한 분들의 고민은 상당하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하튼 가급적이면 다시 출근하고 싶네요. 집에서 애들 보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라서... ㅠ.ㅠ
코로나 라이프에 적응해가는 사람들
자택 대피령이 발동하고 난 이후 간혹 이에 적응하지 못해 시위를 하거나 맘대로 행동하는 사람들도
뉴스에 나오긴 하지만 실제 삶에서는 상당수의 시민들은 이제 어느덧 코로나 사태 이후의 달라진
생활에 많이들 적응해가는 모습입니다. 마트나 마켓을 다녀봐도 이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입장 자체를 못하게 하고, 너무 많은 인원들이 모여 사회적 거리두기가 힘들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입구에서 입장 가능 인원을 체크하는 가운데 일정 숫자의 고객들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보입니다. 이미 이곳에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미착용시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이 떨어진 상태라서 어느 곳을 가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나름 오래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요즘처럼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모습은 처음이네요.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은 많은 상점이나 식당들의 영업시간이 좀 줄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으로 코스코의 경우 평소보다 두어시간 정도 더 빨리 문을 닫고 있습니다.
월마트나 타겟 같은 대형 마트도 평소 문을 닫는 시간보다 한시간에서 두시간 정도 더 빨리 폐점을
하고 있습니다. 일부 스타벅스의 경우 6시가 되면 문을 닫는 곳들도 생겨나고 전반적으로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는 짧아진 영업시간으로 운영하고 있는게 보입니다. 아무래도 이전과 달리 이용객의 수치도
줄어들었고, 영업시간을 줄임으로 운영비용을 줄이려는 의도도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젠 어느 마트나 마켓을 가더라도 패닉바잉(panic buying)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코스코에서 휴지관련 제품은 계속해서 살 수 없는 상태이긴 하지만 그외 다른 것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물량이 충분히 있는 편입니다. 그밖에도 마켓을 가도 이젠 다들 여유있게 각자 필요한 것들을
위주로 사는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휴지와 키친타올과 같은 제품들만 구비하게 된다면
코로나 사태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SIMPLE LIFE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딱히 다이나믹한 삶은 아니었는데 코로나 터지고 자택 대피령이 발효된 이후
저의 삶은 정말 너무나도 단순 그자체가 되어가고 있네요. 아침에 일어나 애들 아침식사를 간단하게
챙겨주고 각각 9시와 9시반에 있는 아이들 zoom meeting을 제때 하도록 잔소리 좀 해주며
끝나고 나면 각자 학교에서 배부된 daily schedule을 하도록 시키고 중간중간에 점검 좀 해주면서
낮에 선크림 듬뿍 바르고 모자 눌러쓰고선 한시간 반정도 동네 한바퀴 열심히 걷고 돌아와 샤워.
오후에는 아이들 학원 숙제 시키고 중간중간 모르는 것 봐주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일하다보면 어느덧
저녁 먹을 시간이 되고 곧이어 와이프가 퇴근해서 돌아오죠. 아이들은 하루 종일 공부에 시달렸으니
약간 풀어주면서 와이프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잠깐의 TV 시청을 하면 어느덧 잘 시간.
여기에 그나마 일상의 이벤트(?)라면 일주일에 한번 정도 마켓에 들려 필요한 식재료 사오는 것.
평상시엔 주로 장모님, 장인어른이 다녀오시고 부족한 것만 제가 퇴근하다가 사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상황이 상황인지라 가급적 두분은 사람들이 많은 곳을 피하시게끔 제가 다녀오고 있죠.
그나마 주말이 되면 가까운 곳에 사는 처남 불러다 한잔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하는 낙이라도 있어서
일주일을 잘 버텨나가고 있네요.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퇴근 이후 약속을 자주 잡는 편은 아니었지만
코로나 사태이후 아예 그럼 만남이 없어지니 정말 삶의 행동반경이 극도로 줄어드는 것을 느낄수 있네요.
그렇다고 이전처럼 NBA, MLB와 같은 각종 스포츠 결과에 관심을 갖던 즐거움도 없어져서 안그래도
단순하고 무료한 삶이 더더욱 심해지는 것 같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다시금 느끼는 것이지만 원하는 날 친한 사람들과 만나서 같이 식사하며 담소를 나누고, 가족들과
가고 싶은 곳으로 놀러도 가고 외식도 하며 여행도 가는, NBA와 MLB 결과를 보면서 흥분하고
깊숙히 빠져들며 앞으로의 성적을 기대하던 설레임 이런 모든 평범했던 일상이 다시금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했던 것이었는지 가슴깊이 느끼고 있는 하루하루 입니다.
미국에서 자택 대피령으로 고생하시는 모든 매니아 여러분들 조금만 더 힘내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그밖에 한국에서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 사태로 힘든 시간을 보내시고 계시는 한분 한분 모두
아프지 마시고 행복하고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내시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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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는 5월31일까지 재택근무 연장댔다는 소식에..
가족이나 룸메도 없이 혼자서 한달반을 견뎠는데 또 한달반을 더 견디라니...
고양이 없었으면 정신병 걸릴거 같아서 진즉 짐싸서 한국갔을거 같네요.
모두들 힘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