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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의 지루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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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8 20:22:41

사는 재미와 관련된 글을 보면서.... 다시 제 삶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3년간 공부를 매우 열심히 했습니다. 제가 머리가 뛰어난 편이 아니라서 다른 샛길(?)은 생각도 안하고 오로지 공부만 했죠..

그렇게 명문대학에 왔습니다. 전공도 저랑 맞는 거 같구요.. 학부생의 절반 이상이 대학원에 가는 분위기라, 어차피 군대도 국내 박사 학위로 대체할 수 있으니..저도 그렇게 할려구요...

분명 공부도 잘 하는 거 같고...(명문 공대에서도 학점이 잘 나올 지는 몰랐습니다..) 연구도 맞을 거 같아요..탐구하는 걸 좋아하다보니...그런데, 너무 지루한 거 같아요... 매번 레퍼토리가 똑같을 거 같습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공부만 하는 거 같고...방학이라고 엄청 화려하게 재밌는 거 같지도 않네요..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노는 법을 까먹어서 그런지...일탈이라고 해봐야 게임 정도인 거 같네요..가끔 여행을 가긴 하지만...사실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구요.. 대학에 온지 2년이 넘었는데..앞으로 적어도 7년은 이럴거 같은데...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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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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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5-06-28 21:29:29

공대 석박 통합과정을 염두에 두고 계시는 2학년 분이시군요

친구 많이 사귀시고, 새로운 경험을 들려주는 지인들 만드셔야 견딜수 있습니다. 연구에 몰입하면 시간이 많이 부족해집니다. 그때 탈출구는 사람들에게서 듣는 세상이야기와 그들의 기쁨과 설렘, 아픔이죠
본인이 무언가 연구 이외의 것을 경험하려면 박사 이후 유학 다녀온 뒤 직업을 얻고 나서나 가능해질만큼 장거리 레이스입니다
연구 주제 잡히기 전에 기초 과학 지식을 쌓고, 언어적으로 영어에 능통해지고 의사소통도 가능해지는 것도 할수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이것만 하는 건 동력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커요. 계속 공부해야 하는 영어에 대해서 큰 틀에서 끊임없이 노력하시되 나머지 시간은 사람 사귀는 게 좋을꺼 같네요

혼자서 버티는 사람도 있지만 친구가 있다면 훨씬 유리합니다. 석사 과정으로 실험실에 배속받기 전에 아버지 어머님 할아버지 할머니 친척들 자주 왕래하셔서 돈독한 사이 만드시고, 앞으로 강의 계획을 짜실 때 공대 말고도 이과대 인문계 골고루 교양 위주로 참여하시면서 다양한 친구들과 만나서 사귀셔요... 기회되시면 마련된 식사자리도 빠짐없이 참가하시구요. 그리고 나중을 위해서 교직 이수 관련된 교육학 수업도 큰 도움이 됩니다.

어떤 연구를 하시고, 어떤 직업을 하실지 모르지만 학문을 하다보면 누군가에게 아는 사실을 전달하는 게 큰 과제가 됩니다. 배우는 사람들에게 지식으로 다가가기 이전에 스승으로서(혹은 제자로서) 마음으로 다가갈수 있어야 해요. 분명 교육학 수업을 듣는 친구분들에게서 많은 걸 얻으실꺼예요

재미있는 건 학문이 오래될수록 파고들만한 과제는 무궁무진하니까 강약조절을 할수 있는 사람만이 맨 정신으로 살수 있습니다. 평소에 규칙적으로 생활하시면서 건강과 체력 챙기셔요. 바쁘지 않고 여유있을 때보다 힘들 때 나타나는 게 체력과 건강이거든요. 마음 건강도 포함되는 거니 여자 친구분 사귀셔서 기쁨을 전해주면 더 좋겠네요~!

학문적 동지들, 취미를 나누는 동지들, 여자 친구 많이 사귀시고 건강 챙기는 게 결국 이기는 거니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 하시길~!

2015-06-29 07:03:31

잘 읽고 갑니다~. playing 님은 언제나 좋은 글을 올리시고 하시네요.

2015-06-28 21:52:40

비슷한 길을 가는 선배(?)로서 한 마디 조언 드리자면

연구는 일이자 취미이자 다른 웬만한 모든 것에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직장생활이나 학교 다니는 것과는 또 다른 각오가 필요할 겁니다. 박사까지 생각하신다니 드리는 말씀입니다. 사실상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공대에서 박사를 간다는 말은 연구를 평생 업으로 삼겠다는 말로 받아들이는 게 일반적입니다.
전문연구요원 생각하실텐데 이게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굉장히 큰 기회가 될 수도 내 발목을 붙잡고 늘어지는 독이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석-박사 테크를 타는 게 아니라 석박통합 테크를 타신다면 더 그렇구요..
그래도 긍정적인 면을 보자면 연구가 적성에 잘 맞으시고 전공쪽에 재능도 있으신 면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분명히.. 다만 이것 역시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별반 차이없는 건데 내 자신은 아니라 생각해도 남들 눈엔 박사 따고 취직(임용 포함해서)하기 전까진 그냥 나이먹어서 돈도 못 벌고 학교 다니는 학생일 뿐입니다. 특히 이후에 결혼까지 하신다면 기혼자가 배우자와 자식들 두고 공부한다는 건 주변의 배려도, 나의 의지도 많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아직 생각하실 시간이 그래도 좀 있을테니 자신의 가치관이나 주변상황 등등도 고려해가면서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첨언하자면 사실 굳이 대학원 가지 않고 군대 다녀와서 (혹은 대체복무를 하든) 일반적인 취업으로 진로를 결정하신다 해도 무료하고 쳇바퀴 도는 일상이 변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그래도 회사 다니는 친구들, 석사졸업하고 취업한 친구들 모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는 대학원생들을 부러워하는 게 현실이고 말이죠.
2015-06-28 22:23:48

현재 전공과 관련된 기초학문(물리, 화학, 수학 등?)을 좀  심화수강/공부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렇다면 본인의 전공이 상당히 창조적이고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2015-06-28 23:49:16

저는 학부생 자격으로 지금부터 연구실 생활을 하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특히나 갓 부임한 젊은 교수님들은 아직 학생들이 많지 않아 학부 연구생도 많이 뽑는 편이고 아직 현장에서의 감각도 빠릿하게 남아있어서 좋은 연구 주제뿐 아니라 논문을 쓰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방학때 포함해서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일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면 관심있는 연구실이 꽤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국내박사를 말씀하셨는데 성적도 괜찮고 관심이 있으시면 유학도 충분히 고려해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장학금을 지원해보시거나 장학금이 없어도 학부때 연구실에서 일한 경험이나 논문이 있으면 석사과정 없이 바로 박사과정으로 가셔도 왠만한 대학에선 1, 2년 내에 RA 얻어서 월급 받으면서 5-6년 안에 박사를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유학 생각이면 조금 미리 준비해서 4년 졸업이 아닌 3년반 졸업으로 9월 입학을 준비하는 것도 좋습니다. 준비만 잘하면 군대는 박사 후 병특으로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될 것이고 실제로도 그렇게 하는 친구들도 많구요.

적성에도 맞고 본인이 어느 정도 재능도 있는 스타일이라고 생각되면 조금은 타이트한 목표를 잡고 그것을 이루는 방식으로 하다보면 전공 수업의 지루함도 탈피할 수 있고 앞으로 커리어를 쌓아가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쪽지 주세요.

WR
2015-06-29 01:42:17

해외 유학을 가시는 선배들을 가끔 보면 장난 아니더군요..제가 학점이 좋다는 것은 그냥 중상위군에 포함된다는 것이지...아쉽게도 4.x/4.3 수준은 아닙니다. 기껏해야 3.7~3.8내외 수준입니다. 그리고 영어가 매우 부족해서 유학은 조금 힘들거 같더라구요. 물론 지레 겁먹고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너무 경쟁이 치열한 거 같아서 조금 편안한 길을 택하려구요..


학교내에 연참하시는 선배들이 많더라구요...저도 곧 연참을 해보려구요..실질적인 조언 감사합니다.
WR
2015-06-29 01:39:24

다들 답변 감사합니다.

2015-06-29 02:07:50

1) 공대에서 매일매일 공부해도 본인의 삶은 재밌을 수 있지요.

사실, 인생을 재밌게 사는 사람은 어디 던져놔도 삶을 재밌게 사던데요.
연애/동아리/운동/여행/밤문화(?)/벤처(?) 등등...  적극적으로 알아보세요. 
만약 지금 삶이 지루하다면, 아마 졸업을 하건 취직을 하건 똑같을 겁니다.
공대 핑계를 대지는 마세요.

2) 저는 박사를 "버티면서"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많이 반대하는 편입니다.
제 주변에서는 연구를 한다는 그 자체가 재밌는 사람들이 박사를 하고, 그 뒤의 단계로 나아가더군요.
(절대 박사 과정이 쉽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군대를 면제 받기 위해서 박사를 한다는건.. 아마 본인에게 불행해 질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ㅎㅎ 지금 이렇게 얘기해도 아마 안들리실거에요..

3) 제 추천은.. 1년 뒤 교환학생 나와서 해외 교수님과 연구 6개월 해보시면 어떠실까요?
은근히 해외 교수님들이 오픈 마인드셔서 학부생에게도 재미나고 어렵지 않은 문제를 던져주시는 경우가 있지요.
영어준비 + 학교찾기 + 교수찾기 + 박사 연구 간접 체험 등등으로 시간도 의미있게 쓰실테고..
준비하는 과정이나 교환학생 등에서 재미난 친구들을 많이 만나실 수도 있으실거에요.



2015-06-29 07:04:58

학부생 반 이상이 대학원을 간다고 하니 저와 같은 학교 출신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런 학교가 흔한가 모르겠네요) 아직 2-3학년이고 학점 3.7 ~ 3.8이면 유학 가기에 그다지 부족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3-4학년 때 연구 참여 잘해서 논문에 공저자로 참여할 수 있으면 유학 갈 때 엄청 크게 도움 됩니다. 어차피 대학원 때 연구 잘하는건 학부 때 학점 좋은 것과 별개라서 연구에서 실력을 보여주면 좋은 연구실에서 뽑아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문으로 돌아가면 생활이 무료하면 동아리 활동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개인마다 생활에 활력이 되는 활동이 다르겠지만 저는 학부 때 동아리 많이 한게 정말 생활에 큰 활력소였습니다. 한 때는 동아리에 너무 시간을 많이 써서 학점 유지하려면 거의 잠을 줄여야 되는 상황이 오기도 했는데 그래도 수업 듣고 공부만 하는 생활보다는 훨씬 재밌더라고요. 
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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