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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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1-05-02 10:15:57
시리즈 전에 프리뷰를 올리려고 했는데 귀찮아서 포기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가장 핵심적인 얘기는 오크가 골밑 위주인 멤피스의 오펜스를 어떻게 늦춰서 샷클락을 잡아먹느냐, 그리고 서로 뻑뻑한 오펜스 아래서 결정력의 우위를 점할수 있느냐인데 오늘은 하루 쉬고 나온팀의 180도 다른 전략에 뒤통수를 맞았고 당황하다 그렇게 끝난것처럼 보이네요.
1. 멤피스의 모션오펜스가 너무 좋았다
그저께처럼 랜돌프가 처음부터 페이스업으로 들이대면 지금의 오크는 그린과 크리스티치가 뛰던 정규시즌과 달리 좋은 수비가 가능하지만 오늘처럼 탑에서의 2:2 후에 좋은 포지션에서 랜돌프가 볼을 잡거나 계속 커트인하면서 프레쉬 포스트 정도의 찬스가 나면 신이 난 랜돌프를 막을수가 없습니다. 더불어 모션오펜스의 장점은 성공했을때 전원의 움직임이 좋아지면서 분위기를 상승시킨다는거죠.
2. 프레셔가 너무 없었다
정규시즌 최고의 무브먼트를 보여주던 샌안이 그렇게 무너졌듯이 플옵에서 팀플이 통할수 없는 이유는 역시나 피지컬함과 압박의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런 공격을 막으려면 콘리가 가솔의 스크린을 받더라도 최대한 멀리서 2:2가 이뤄지게끔 볼운반부터 압박하고 엘보로 볼을 넘길때 멤피스의 약한 외곽을 의식해서 골밑을 조여야 되는데 애초에 이런 오펜스에 대한 준비가 없다보니 어정쩡한 거리에서 페이스가딩하다 스크린 걸리면 바로 뚫리기 일쑤였죠.
3. 해답
콘리가 빠르기는 하지만 이동중에 자유자재로 점퍼를 날릴 슈팅력은 아니므로 최대한 프레스하고 넘어오면 곧바로 트랩.....어차피 멤피스의 외곽은 상수라기보단 분위기를 타는 편이고 콘리가 잡히면 적어도 그들이 즐겨 사용하는 하이-로우 공격은 힘들어지므로 최대한 아이솔레이션=>킥아웃=>볼돌리기=>3점의 흐름으로 몰아가서 토니나 콘리의 약한 외곽을 역이용해야겠죠.
결론적으로 프레스는 지공의 강요이고 가드에게 적당히 줘도 별 문제 없던 덴버 시리즈와는 달리 오히려 이 시리즈에서의 가드수비는 승부에 절대적인 요소일수 있습니다. 빅맨의 일대일은 파울트러블을 끌어낼순 있어도 공격하는 순간만큼은 수비 전체를 붕괴시키지 않거든요.
전체적으로 오늘 경기는 멤피스 작전에 완전히 당한 경기라고 볼수 있지만 몇가지 더 지적하면
가뜩이나 분위기가 달아오른 상태에서 콘리를 위해 가솔은 계속 픽을 걸어줍니다. 이게 차라리 픽앤팝 그 자체를 위한 픽이라면 상관없지만 게속 랜돌프가 로포스트에 위치하니까 그 자체로 위협적일 뿐더러 커트인을 시도하는 스윙맨들이 오펜스에 참가하면서 컨디션이 계속 올라갑니다. 이들은 수비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에너지원들이라 적어도 공격에선 최대한 사라져줘야 되는데 이렇게 연쇄적으로 살아나면 한번 모멘텀을 뺏긴 상태에선 좀처럼 대응이 쉽지 않습니다.
이것은 사실 예상되었던 상황은 아닌데 (정규시즌에도 가솔-랜돌프가 하이-로우 되는것은 비슷했으나 이때는 외곽에서 랜돌프를 더블팀했고 이 사이로 토니 앨런이 돌파 등을 섞어가며 수차례 다득점을 했었습니다. 20점 이상 세번 정도....) 다음 경기에도 멤피스가 이런 오펜스를 들고나온다면 오늘같은 디펜스는 곤란합니다. 종전에 사용하던 외곽에서의 더블팀이든 트랩이든.....프레스는 무조건 전제가 되야 될거고 진흙탕 싸움이면 에이스 두명으로 이긴다는 가정하에 수비부터 잡아야지 덴버전처럼 줄거 주면서 여유있게 클러치타임을 기다릴 상황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규시즌 1,3차전 같은 흐름이면 랜돌프에 대한 훌륭한 수비도 가능합니다. 맥다이스의 수비앞에서도 여러차례 터프샷을 성공시킨 랜돌프지만 근본적으로 샌안은 보너의 존재로 인해 파울을 남발할수밖에 없었고 던컨 등 블로커의 에너지 부족으로 더블팀 후에 가솔에 대한 리커버리가 안되는 상황이었지만 (수차례 덩크를 허용했고 오펜리바를 뺏겼죠) 오크는 힘이라면 자신있는 퍼킨스부터 섀도블로커로 이바카와 듀란트가 존재하고 나즈나 칼리슨도 그럭저럭 일대일 수비가 괜찮죠. 적어도 페이스업을 두명이 앞뒤로 견제하면서 파울을 남발할 진영은 아닙니다.
차분하게 첫번째 픽앤롤을 저지해놓고 진흙탕 싸움으로 흘러가면 저쪽도 클러치타임엔 전적으로 랜돌프의 페이스업에 의존할거고 듀란트가 스크린을 떨쳐내기 어려워하는만큼 외곽이 약한 멤피스의 공격 역시 느린 흐름에서 답답해질 가능성은 충분하기에 그래도 변수가 많은 오크쪽이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걱정되는건 하든인데 이 선수는 슛이 좋지만 슛이 주무기는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돌파와 트랜지션, 몇가지 수싸움으로 타이밍을 뺏어가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선수고 작년에 그랬듯이 한번 자신감을 잃거나 읽히면 경기에서 완전히 지워질수도 있는 스타일입니다. 토니파커의 돌파를 완벽하게 제압한 멤피스의 수비대형이 대단하고 웨스트브룩의 돌파는 페인트존 근처에서 운동량으로 승부하는 타입이라 조금 거칠뿐더러 경기 내내 통하긴 힘듭니다.
스크린 없이 돌파할수 있다는 점에서 하든의 돌파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든은 특이하게 하프코트에서도 업템포를 추구하는 선수고 하든과 웨스트브룩의 돌파는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한번 통하면 상대 수비가 아무리 좋아도 고전할게 분명합니다. 덴버 시리즈에서, 그리고 이번 시즌 중반에 그랬듯이 너무 오래 겪기 전에 스스로 방법을 찾아내길 바랍니다. 그리고 할수 있다고 봅니다.
퍼킨스는 아쉽습니다. 컨디션이 확실히 별로고 공격에서도 보스턴 시절보다 팀 자체가 무브먼트가 없다 보니 오늘처럼 말려버린 상황에서 이바카-퍼킨스 라인업은 의외성을 거의 발휘하지 못하네요.
오늘처럼 수비가 다 분산된 상황에선 몸빵의 가치가 덜할수밖에 없지만 이럴때야말로 외곽수비는 우리가 뚫려도 뒤가 있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압박해서 많은 트랜지션을 시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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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역시 소닉님의 경기를 읽는 눈은 다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