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드의 운동능력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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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2 12:13:21
먼저 결론부터 말하면 웨이드의 운동능력은 리그탑급이 맞습니다. 역대급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밑에 보니까 코비가 웨이드보다 버티컬이 오히려 높다던가 이런 얘기가 있는데 종합적인 운동능력을 놓고 보면 웨이드는 코비가 아니라 조던이랑 비교해야할 선수입니다.
알려진대로 웨이드의 MAX 버티컬은 리그 최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런데 그 외의 다른 요소들, 전반적인 민첩성, 퍼스트스텝, 방향전환능력, 점프의 빠르기는 80년대 후반의 조던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어보입니다.
MAX 버티컬이 객관적으로 수치화하기도 편하고 가끔 나오는 하일라이트 장면에서 멋있는 장면을 연출해내기 쉬우니까 선수의 운동능력을 판단하는 수치로 자주 회자되지만 제 생각에는 실제 경기력과 연관시켜볼 때 다소 과대평가되는 면이 있지 않나 합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실제 경기 중에 숨 크게 들이쉬고 하나~둘~셋~ 하고 뛰어오를 일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가령 A와 B 선수가 모두 MAX 버티컬이 40인치로 같다고 해도 실제로 경기 상황에서 뛰어오를 수 있는 높이에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웨이드의 경우 선천적으로 강한 발목과 골반을 타고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다 (특히 무릎 부상 이후) 하체 근력 훈련에 누구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죠.
그 결과 최고 스피드, 맥스 버티컬은 최고수준이 아닐지라도 빠른 퍼스트스텝, 방향전환 능력, 퀵점프 등에 있어서는 리그탑급입니다.
점프를 할 때 예비동작이 간결하고 제대로 자세를 잡지 않고 뛰어도 최대치에 가까운 높이로 뛰어오릅니다.
웨이드의 6-4의 키에는 어울리지 않는 수많은 덩크가 바로 여기서 나오는거죠.
지금 찾아보려니까 못 찾겠는데 작년 재작년 덩크 100개 이상씩 한 스윙맨이 아마 르브론, 듀란트, 이궈달라, 그리고 웨이드 정도밖에 없을 겁니다.
스윙맨 덩크 횟수로는 이들이 넘사벽이고 나머지 선수들은 경기당 1회씩도 안됐던 걸로 기억하구요, 덩크 횟수 수위권 선수들은 이들 빼고는 죄다 빅맨들 뿐이죠.
어떤 분이 블락 당하는 거 얘기하셨는데, 골밑 돌파를 주득점원 중 하나로 활용하는 스윙맨들 중에 웨이드만큼 블락 적게 당하는 선수는 드뭅니다.
조던조차 실제 경기 보면 블락 꽤 당하죠. 물론 운동능력이 정점에 있었던 80년대 후반 얘깁니다.
조던의 경기 모습을 하일라이트로만 접한 분들이 조던을 블락도 안당하는 초사이아인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던도 당연히 사람입니다. -_-;
90년대 들어와 미드레인지 게임으로 서서히 옮겨가면서 피블락 수치가 줄어들었지 80년대 주요득점원이 골밑 돌파였던 시절에는 조던도 블락 숱하게 당했습니다.
다시 웨이드 얘기로 옮겨와서,
여기 보면 지난 시즌 웨이드가 골밑에 근접해서 슛을 시도한 빈도가 대략 37% 정도인데 성공률이 대략 68%, 블락 당한 것은 8% 정도입니다. 이거 엄청난 수치입니다.
돌파 좀 한다는 리그 탑급 스윙맨들 - 코비, 멜로, 웨스트브룩, 데릭 로즈, 데론, 론도, 크리스 폴 등등 - 모두 성공률도 웨이드에 크게 못 미치고 피블락률은 죄다 10%대입니다.
다는 링크하기 힘들고 대표로 코비만 링크합니다. 코비가 피블락률이 11%인데, 결코 높은 게 아닙니다. 저기 열거한 선수들 10% 후반대도 많습니다.
그나마 이궈달라가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더군요. 그러나 시도횟수는 웨이드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 모든 선수 기록을 다 찾아본 건 아닙니다만 - 이 부분에서 웨이드보다 낫다고 할만한 스윙맨은 르브론 뿐입니다. 그래서 이 녀석이 괴물이라는 거구요.
한가지 더 눈여겨 볼만한 것은 위 기록에서 동료의 어시스트로 득점한 비율인데 웨이드가 이궈달라나 르브론보다 낮습니다. 스스로 돌파해서 득점한 경우가 더 많다는 거죠.
이런 기록이 웨이드의 운동능력 그 자체를 수치화한 것은 물론 아닙니다만, 6-4의 스윙맨이 - 팔이 유난히 길다고는 하지만 - 이런 기록을 남긴다는 게 왠만한 운동능력을 갖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제가 웨이드의 경기를 보면서 정말 놀랄 때는 이런 공격시의 모습보다, 그의 블락 능력입니다.
NBA 에서는 점프력이 뛰어난 단신 선수가 빅맨의 슛을 쳐내는 장면은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대부분은 위크사이드에서 도사리고 있다가 뛰어들어와 먼저 점프해서 운좋게 타이밍이 걸리면 후려치는 그런 종류의 블락입니다.
그런데 웨이드가 빅맨들의 슛을 블락할 때는 빅맨의 정면에서 마주보고 있다가 같은 타이밍에 위로 똑바로 점프해서 두손을 뻗어 걷어내는 식의 블락이 많습니다.
올시즌 네츠와의 경기에서 거의 와이드오픈 상황에서 브룩로페즈가 올라오는데 골밑에 혼자 있다가 그대로 점프해서 두손으로 찍어내치는 걸 어이없게 지켜봤던 기억이 납니다.
단신의 선수가 아무리 점프력이 좋아도 이런 식의 블락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높이 점프하려 할수록 예비동작이 필요하고 정점에 다다르는 체공시간도 길어지므로 장신의 선수가 짧은 점프로 올라가는 게 아무래도 빠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웨이드는 누구보다 간결한 동작으로 빠른 타이밍에 높은 지점까지 뛰어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식의 블락이 가능한 겁니다.
골밑슛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마크하는 스윙맨의 점프슛을 블락하는 장면도 많이 볼 수 있는데 다른 선수라면 시야를 흐트러뜨리는게 고작인 타이밍에 뛰어올라서 공을 쳐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퀵점프 능력에 있어 웨이드는 거의 독보적이라고 할수 있죠.
올 시즌 웨이드의 경기 보면서 운동능력 감소에 대해 저도 약간 걱정을 했었는데 - 덩크 실패가 올해 유난히 많은 것도 있고 - 계속 지켜본 결과 아직은 별 문제 없는 것 같습니다.
저번 뉴욕전에서 더블클러치 덩크, 그리고 요새 다시 늘어나고 있는 블락들을 보니까 아직 건재해 보이네요.
올 시즌 전 팻 라일리가 웨이드의 몸상태가 작년 시즌보다 좋아보인다고 했더군요. 재작년 부상을 떨치고 다시 최고의 운동능력을 보여줬을 때와 흡사해 보인다고 했습니다. 올시즌 경기력이 들쭉날쭉한 모습을보여주는 것은 역시 몸상태보다는 새로운 팀에 완전히 녹아들지는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시즌초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요.
그래도 역시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웨이드의 부상경력이겠죠. 그리고 웨이드의 드라이브인을 보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한발로 - 정확하게는 왼발로 - 점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방향을 이리저리 바꾸면서 치고들어가는 웨이드의 게임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한데, 버릇이 됐는지 양발 스텝으로 점프할 상황에서도 그냥 왼발로 떠버리는 경우가 많더군요.
웨이드의 왼쪽다리에 쌓인 마일리지는 경기수에 비해 훨씬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부상도 왼쪽 무릎이었죠. 뭐, 웨이드가 모를 리도 없고, 잘 관리하기를 바랄 수 밖에요. 앞서 말했듯이 오프시즌 몸단련에 누구보다 열심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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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호오... 웨이드 팬인 저로서는 유익한 글이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