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캣츠, 우리에겐 '스토리'가 필요하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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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0-12-01 01: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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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팀의 지리적인 측면, 재정적인 측면.
이제부터, 밥캐츠 프랜차이즈의 지리적인 측면과 재정적인 측면에 대해서 한 번 다뤄볼까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지리적인 측면은 프랜차이즈가 위치한 지역의 농구와 직, 간접적으로 관련된 특색과 전통에 대한 것이구요. 재정적인 측면은 프랜차이즈의 재정상황과 프랜차이즈가 위치한 지역 마켓의 크기와 상황에 대한 것을 말합니다. 이 두 부분은 팀의 외적 요소, 즉 직접적으로 팀이 처한 조건, '환경' 이기 때문에, 팀의 향후 발전과 미래에 있어 주요한 변수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이므로, 이에 대해 간략히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밥캐츠라는 팀이 위치한 곳은 미국 대서양 연안, 남동부의 주(州)인 노스 캐롤라이나 주의 샬럿 시(市)입니다. 샬럿 시는 약 7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전체 도시인구 순위에서 18위에 해당하는 숫자입니다. 노스 캐롤라이나 주는 남북전쟁 당시에 대표적인 남부 노예주로, 정부군에 패배한 뒤로 쭈욱 미국 역사 중심에서 밀려나 있었습니다. 주의 산업 기반이 전통적으로 농경, 축산업과, 섬유, 종이, 펄프등의 경공업등, 주로 1차, 2차 산업에 편중되어 다소 낙후되어있었으나, 최근 30년 동안 대도시인 로리(Raleigh), 샬럿을 축으로 한, 금융업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하여, 샬럿의 경우에는 지금 미국에서 둘째가는 은행 도시로 거듭났습니다.
와코비아, BoA, 웰스 파고와 같은 메이저 은행의 본점이 샬럿에 위치하고 있고, BB&T의 경우에는 같은 주의 Winston-salem 시에 소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샬럿 메트로 아레나에는 포츈 500 기업 안에 드는 5개의 기업의 본점이 있을 정도이니, 미국 내에서 샬럿 시의 입지는 갈 수록 탄탄해지고 있는 상황인거죠. 실제로 지표 상으로도 샬럿 등의 대도시의 힘을 빌어, 2008년도 BEA에 의한 미국 주 재정 평가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무려 전미 9위에 랭크가 되었습니다. 비록 뉴욕을 중심으로 한 미국 북동부나, 서부의 캘리포니아 만큼의 빅 마켓은 아니지만, 노스캐롤라이나와 샬럿의 마켓은 현재 미국에서도 평균 이상의 규모를 자랑한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나쁘지 않은 경제적 입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허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 샬럿과 로리와 같은 큰 도시 외에 주의 나머지 지역의 경제적 여건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습니다. 주의 전통적인 산업인 1, 2차 산업이 세계화로 인하여 갈수록 쇠퇴하거나 공장들이 국외로 이전하고 있어, 이에 따라 실업률이 증가하고 그 수치가 2010년 4월에는 12.9%에 이를 정도입니다. 일례로 BEA 주 재정 평가에서 9위를 차지했지만, 같은 조사에서 주 내(內)1인당 평균 소득은 최하위권인 전체 36위에 불과하여, 주 내에 빈부격차가 갈 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의 여파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실제로 샬럿 밥캐츠 평균 관중 입장 수는 30개의 프랜차이즈 중에서 최하위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관중 수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등의 호성적에 힘입어, 가파르진 않지만 분명 성장세에 있으며, 미국 내에서 금융 산업이 붕괴하지 않는 한, 샬럿 시의 계속되는 성장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것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전체 마켓 파이의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즉, 장기적인 시야로 봤을 땐 잠재적 빅마켓이 될 여지가 꽤 큰 지역이라는 것이죠.
팀 재정 상황에 대해서 살짝 살펴보면, 일단 팀 총 페이롤은 65.8 mil 수준으로 전체 18위, 중위권에 해당하고 있습니다. 포브스 지에서 산출한 팀 가치는 현재 278 mil 정도 수준으로, 밀워키 벅스와 함께 최하위를 달리고 있고, 팀 오너인 마이클 조던의 자산은 총 525 mil 정도로 전체 오너 중에서 10위로 중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직 창단한지 10년도 안 된 신생팀 치고는 현재로썬 팀 재정도가 썩 나쁘지도, 그렇다고 좋지도 않은 수준인데, 그나마 지난 오너인 밥 존슨 때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많이 좋아진 상황입니다. 농구 프랜차이즈에 대해 큰 애착과 투자가 없었던 밥 존슨과 달리, 프로 농구선수였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프랜차이즈 인수는 상징적으로도 재정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프랜차이즈 인수과정에서 160 mil 수준의 부채가 생겨서, 이에 대한 부채 상환 과정이 쉽지는 않아보입니다만, 팀 성적의 상승과 이로 인한 관중 수입의 증대 그리고 팀 오너의 프랜차이즈에 대한 애정, 이 세 가지 요소 모두 동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큰 문제거리가 되지 않을 듯 싶습니다.
(여담이지만, 밥 존슨이 떠나고, '밥' 존슨의 영향이 남아있는 '밥'캐츠의 팀 네임을 바꾸자라는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아직까지 변화를 주고 있지는 않습니다.)
방금 위에서 거론 한 것 처럼, 밥캐츠 팀은 타 팀 프랜차이즈가 가질 수 없는 특별한 팀 오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바로, 농구인 출신에다 팀 CEO까지 겸직한 농구 황제 마사장님이죠. 사실 매직 존슨처럼 팀 대주주 중에 하나로 팀에 대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농구인 출신이 있기는 하나, 농구인 출신이 NBA 팀 오너로 등극한 건 아마 이 분이 '최초'가 아닌가 싶습니다. 팀 CEO(사장)까지 겸임하여 경영 일선에도 나서고 있는 현재 마사장님은 상당한 애정을 가지고 팀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대주주 시절부터 래리 브라운 감독 선임과 연임에 대해 적극적이었고, 이 판단은 결과적으로 지난 시즌에 결국 창단 이래, 팀 최초 플레이오프 진출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홈 경기마다 VIP 석이 아닌, 팀 벤치에 앉아 선수들을 독려하고 멘토 역할을 자처한 모습은 오로지 샬럿 밥캐츠라는 팀에서만 볼 수 있는 소중한 장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여담으로, NBA에서 역사적으로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변방'이긴 했지만, 대학 농구인 NCAA에서 만큼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농구에 있어서 전미 최고 명문대학인 듀크(Duke) 대와 채플힐에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UNC), 노스 캐롤라이나 주립대학(NCSU) 이 셋이 합쳐, 모두 11번의 NCAA 챔피언쉽을 거머쥐었고, Duke-UNC 라이벌리는 ACC 지구 뿐만 아니라 전미 NCAA 최고 흥행 대진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외에도 이 주에는 팀 던컨을 낳은 웨이크 포레스트(Wake Forest University) 대학과 2008년 elite-8에 입성한 데이빗슨 컬리지(Davidson College) 같은 강호가 소재하고 있어 사실상 미국 대학농구의 중심지역으로 활약해왔습니다. 단, 이 전통이 NBA까지 미치지 못했던 것 뿐이구요.
실제로 샬럿 밥캐츠 프랜차이즈 안에는 이러한 지연과 학연이 많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오너인 마사장님부터도 UNC 출신이고, 감독인 래리 브라운 역시 UNC 출신입니다. 선수 중에서도 올 시즌 떠났지만, 지난 시즌까지 주전 포인트가드였던 레이먼드 펠튼 역시 UNC 출신이었고, 펠튼과 함께 밥캐츠에 2005년 드래프트 되었던 션 메이 역시 UNC 출신입니다. 지난 시즌 1 Round 로터리 픽으로 뽑힌 소포모어 제럴드 헨더슨은 UNC의 라이벌 팀인 듀크 대학 에이스였던 것까지 감안한다면, 밥캐츠가 상당한 지역색을 가지고 있는 팀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04 NCAA Div.1 Championship을 거머쥔 UNC Tar Heels 멤버들, 맨 앞 중앙의 펠튼, 그 오른쪽의 맥캔츠, 둘 사이 뒤에 메이의 모습이 보인다. 얘네는 이때가 참 그리울 듯.)
밥캐츠 팬들 역시 상당수가 대학농구 팬이기도 해서, 2004년에 UNC 소속으로 NCAA 챔피언쉽을 거머쥐었던 영광의 멤버였던 ㅡ펠튼, 메이, 라샤드 맥캔츠, 마빈 윌리엄스 등ㅡNBA 선수들에 대한 애정이 상당히 큽니다. 특히 맥캔츠가 지난 시즌에 FA로 풀리자, 잡으라는 여론이 팬 포럼에서도 적지 않게 일어나기도 했었지만, 실제 영입으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메이와 펠튼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며 차례로 팀을 떠나면서, 이러한 밥캐츠 안에서의 선수들에 적용된 학연은 결과적으로 그리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습니다.(UNC 출신은 물론이거니와, 듀크 출신의 제럴드 헨더슨의 경우에는 듀크 대학의 저주까지도 가지고 있어서 과거의 선례를 생각하면 미래가 참 암울...할 수 밖에 없는 선수이기에,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는 선수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학농구가 가지고 있는 전통의 힘이 팀 프랜차이즈로 이어질 수만 있다면, 팀의 미래는 보다 더 탄력을 갖고 비상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섣부른 상상을 해봅니다. 이러한 팀의 두 측면을 고려해봤을 때, 샬럿 밥캐츠라는 팀의 외적 환경은 다른 대도시, 빅마켓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지금 만으로도 상당히 견실한 모습을 가지고 있고 몇몇 현실적인 문제점만 잘 극복해낸다면, 정말 이상적인 제반 조건을 가진 명문 팀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라고 조심스레 평가해봅니다.
(듀크 대 출신의 저주를 깨줬으면 하는 제럴드 헨더슨)
-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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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부터, 밥캐츠 농구 경기를 아프리카를 통하여 중계할까하여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을 듣고자 합니다. 아울러, 독자 여러분 모두 편안한 주말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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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잘 읽었습니다. 샬럿 시의 경제에 관해서는 아예 몰랐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