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자동
NBA Maniazine
/ / / /
Xpert

07/08 시즌의 덴버.

 
4
  1485
2008-05-10 22:30:04

스윕으로 포스트시즌을 마감하며 많은 아쉬움을 남긴 07-08시즌이었습니다. 아직 플옵이 진행중이지만, 덴버의 팬으로서 이 시기에 덴버의 올시즌을 한번 평가해보고 싶어서 이 글을 올립니다.

사실 저는 덴버팬이라기 보다는 아이버슨의 팬입니다.;;; 덴버팬이 된 것도 작년 아이버슨 트레이드 이후이니 뭐 이건 완전 날림팬이나 다름없구요. 그래도 07-08시즌 덴버를 응원하며 온갖 희노애락을 느끼면서 한시즌만에 미운 정 고운 정이 흠뻑 다 들어버렸습니다. 이렇게 응원하면서 다양한 감정 느끼게 하는 팀도 참 드물다는 생각이 드네요. 울분, 열정, 환희, 쇼크 등등....;;;; 감성적인 면이 부족하다고 느끼신다면 덴버팬이 되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_-;;; 대신 명줄이 짧아질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 또한 존재합니다.;;;; 혹은 화장실에서 큰 것을 보실 때의 고통이 두배가 될 수도 있습니다. -_-;;;

아직 덴버팬으로서의 경력이 짧은 제가 감히 덴버의 한시즌을 정리하는 글을 올려도 될지 모르겠네요. ^^;;;
며칠간 나름 정리를 해보기는 했는데요. 답노삼님의 격려말씀도 있고 해서 한번 감히 올려봅니다.
덴버팬분들의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며칠에 걸쳐서 조금씩 쓴 글이라 아주 깁니다.

자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서....저는 3가지의 주제로 올시즌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덴버의 올시즌 공격
2. 덴버의 올시즌 수비
3. 앞으로 덴버는 어떻게 변해야하는가?


1. 공격 - 덴버의 공격효율은 왜 떨어지나??

올시즌 덴버의 평균 공격권 횟수는 99.7개로 리그 1위입니다. 세상에.....약 29초에 한번씩 공격을 했다는 건데 농구코트를 그 속도로 왔다갔다하면 죽습니다.;;;; 설마 스팀팩 맞고 나오는 건 아닐테고....;;;;

그런데 문제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공격권을 가지면서도, 평균득점은 리그 2위에, 공격효율성(공격권 100회 당 득점)은 리그 11위에 머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덴버의 공격이 대부분 트랜지션오펜스가 아니면 얼리오펜스-아이솔레이션으로 진행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덴버 로스터의 특성과 1:1 공격이 가장 알맞다고 판단한 칼감독님의 공격전술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봅니다.

일단 덴버의 로스터를 살펴보면, 캠비-마틴-멜로-앤써-카터가 주로 스타팅라인업이고 나하라-제이알-클레이자가 벤치멤버로 대략 20분 가까이 소화해주며, 디아와라-네네가 간간히 출전합니다. 네네는 올해 부상으로 단 16경기만 뛰었는데, 평균 16분을 소화해주었습니다.

5명의 콤비네이션을 보면,
1. 캠비-마틴-멜로-앤써-카터 : 올시즌 52경기에서 923분을 이 라인업으로 소화했습니다.
2. 캠비-마틴-멜로-디아와라-앤써 : 올시즌 14경기에서 170분을 이 라인업으로 소화했습니다.
3. 캠비-나하라-클레이자-스미스-앤써 : 올시즌 46경기에서 168분을 이 라인업으로 소화했습니다.
4. 캠비-나하라-멜로-앤써-카터 : 올시즌 35경기에서 163분을 이 라인업으로 소화했습니다.
5. 캠비-나하라-멜로-제이알-앤써 : 올시즌 41경기에서 147분을 이 라인업으로 소화했습니다.
6. 마틴-나하라-클레이자-제이알-앤써 : 올시즌 32경기에서 109분을 이 라인업으로 소화했습니다.
7. 캠비-나하라-멜로-클레이자-앤써 : 올시즌 24경기에서 102분을 이 라인업으로 소화했습니다.

올시즌 전체 플레잉타임 중 42.8%를 1번의 라인업으로 소화했습니다. 카터-앤써의 더블가드시스템에 멜로-마틴-캠비의 프론트코트입니다.
2번의 라인업으로 소화한 시간이 두번째로 많다는 것이 좀 의외인데요. 시즌 초 칼감독님께서 아이버슨과의 조합으로 누굴 넣어야 할지에 대한 실험적 성격이 짙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으로 시즌 후반으로 갈 수록 이 라인업은 거의 쓰질 않았구요.

자....덴버팬분들이시라면 이쯤에서 뭔가를 느끼실 겁니다. 예, 디아와라를 제외하면 사실상 8인로스터입니다.;;; 네네가 부상당한 영향도 컸고요. 그런데 그 8인로스터 중 1:1 공격에 특화된 선수들이 4명이나 됩니다. 앤써-멜로-제이알-클레이자.;;;; 멜로는 2:2 공격에도 능하다는 분도 계시던데 저로서는 멜로가 2:2 플레이하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이 4명의 선수가 모두 볼을 들고 하는 공격에 능하지 볼을 손에 쥐지 않았을 때의 플레이는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나마 클레이자나 제이알이 간간히 과감한 컷인을 시도하기는 합니다만 전술적으로 약속된 움직임이라기보다는 순간적인 선수의 감각에 의존할 때가 많습니다. 게다가 프리로 뛰어들어가도 볼을 들고 있는 선수가 1:1에 열중한 나머지 못 보고 지나치는 일도 많습니다.;;;;
또 한가지 문제점은 이 4명이 전부 어느 정도 전술적인 자유를 보장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이 4명 중 한명에게 볼이 투입되면 거의 예외없이 1:1 승부가 이뤄집니다.
8인로스터 중 절반인 4명이 1:1에 특화되어있는 선수들이다 보니 당연히 아이솔레이션이 유일한 대안이고요. 아이솔레이션에 특화되다보니 효율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빠른 공격을 주로 하게 됩니다.
거기까지는 좋습니다. 스타팅에 2명, 벤치자원 중 2명까지는 전술적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단 앤써-멜로의 속공피니쉬가 워낙 좋고 마틴의 속공가담까지 더해지면서 덴버의 속공은 수준급이고요. 제이알-클레이자도 속공피니쉬가 수준급이라 1, 2차 속공까지는 봐줄만 합니다. 2차속공까지 불발돼도 상대수비가 자리를 잡기전에 과감히 감행하는 얼리오펜스-아이솔레이션도 위력적입니다. 잘 돌아갈 때 덴버의 공격을 보면 거의 불도저가 건물을 부수듯 처절하게 림을 향해 돌격하면서 정말 멋지고 파괴적인 공격농구를 보여주죠.
과연 그게 옳은 선택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2-3 지역방어에 카터-앤써라인을 쓰는 것도 항상 수비의 앞선에 카터-앤써라인을 두면서 수비리바운드 후 아웃렛패스를 받으면 재빨리 코트 전환을 해서 트랜지션오펜스로 이어가겠다는 칼감독님의 생각이 엿보이는 것이고요.
하지만 아무리 빠른 공격을 한다쳐도 트랜지션오펜스가 차지할 수 있는 공격비중은 한계가 있습니다. 암만 런앤건 팀이라도 절반 이상의 공격은 하프코트오펜스를 할 수 밖에 없죠. 문제는 상대수비가 정돈된 상태에서 하프코트 오펜스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데에 있습니다. 아무런 변화없이 무조건 아이솔레이션인데다 트랩에 걸렸을 때의 대처 방법에 대해 팀 수준의 합의가 없다보니 그냥 앤써/멜로의 파울얻어내는 능력에 기대는 상태이고요. 또 희한하게 이 녀석들이 성공을 시켜줄 때가 많다는 것도 딜레마입니다.;;;
하지만 정말 경기의 향방이 달린 원포제션승부에서의 공격효율은 극도로 낮습니다.

4쿼터 득점을 보면 제이알 5.8점(4쿼터 야투율47.9%) / 앤써 5.7점(4쿼터 야투율 42.7%) / 멜로 - 4.9점(4쿼터 야투율 41.6%) / 클레이자 - 4.5점(4쿼터 야투율 49.2%) / 마틴 - 2점 (4쿼터 야투율 52.3%) / 카터 - 1.5점 (4쿼터 야투율 44.4%) / 나하라 1.5점 / 캠비 1.4점입니다.

앤써-멜로-제이알-클레이자 라는 덴버 탑스코어러 4명이 20.9점을 합작해주는 군요. 게다가 나머지 멤버들의 득점까지 합하면 27.3점으로 4쿼터 팀득점은 준수한 편입니다. 그러나 4쿼터 팀야투율은 45.5%입니다. 팀평균야투율보다 떨어지죠. 물론 수비가 타이트해지는 4쿼터에 평균야투율이 떨어지는 것이 덴버만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허나 더욱 큰 문제는 정작 중요한 순간 공격을 도맡는 앤써/멜로의 야투율이 4할대 초반에 불과하다는 사실입니다.

2. 수비 - 덴버의 수비효율은 의외로 높다??

덴버는 리그 실점 2위의 팀입니다. -_-;;; 하지만 수비효율성(공격권 100회당 실점)을 살펴보면 의외로 리그 10위 권으로 댈러스, 필라델피아랑 비슷한 수준입니다.(딘올리버 기준으로 10위, 홀링거 기준으로 9위)

아니, 막장수비의 진수를 보여주는 팀의 수비효율성이 댈러스/필리랑 버금간다고?? 라고 하실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덴버팬이지만 이상하기 짝이 없습니다.;;;;

자, 그 속을 들여다보면, 덴버를 상대하는 팀들이 롱레인지 점퍼 위주의 플레이를 하도록 강요하는 덴버의 수비특성에 그 답이 있습니다. 덴버는 시즌 동안 1710번의 3점슛시도를 허용하면서;;;; 리그에서 두번째로 많이 상대팀의 3점슛시도를 허용하는 팀입니다. 그.러.나!!! 정작 상대팀의 3점슛성공률은 36.3%로 리그 14위 수준에 불과합니다.

덴버의 경기를 보면 이런 장면이 많이 보입니다. 자 상대팀의 선수가 미들포스트로 돌파를 해오거나 미들/로우포스트에서 볼을 받습니다. 그러면 퍼러미터를 방어해야할 앤써/카터/제이알/클레이자가 죽자사자 스틸하겠답시고 더블팀을 붙습니다.;;;; 상대선수들은 어이가 없죠. 퍼러미터에 공격수들을 뻔히 프리로 놔두고 덤비는 꼴이라니;;;; 당연히 킥아웃을 합니다. 그럼 또다시 앤써/카터/제이알/클레이자는 죽자 하고 슛을 쏘는 상대를 향해 속된 말로 "X 빠지도록";;; 달려갑니다. 그래서 잘하면 안들어가는 거고 못하면 심지어는 4점플레이도 심심치 않게 내줍니다. 제 나름대로 이름붙인 일명 "왔다리 갔다리 수비", 이것이 덴버 수비의 본질입니다.;;;;

뭐 이런 짓을 경기 내내 하다보니 당연히 상대팀에서는 롱레인지점퍼 위주의 플레이를 하게 되고, 이건 ALL OR NOTHING, 모아니면도라는 식의 수비입니다.
즉 1. 더블팀 달고 인사이드에서 승부 2. 오픈 롱레인지 점퍼 라는 두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겁니다. 캠비/마틴/나하라가 지키는 인사이드는 결코 약하지 않습니다. 거기에 앤써/카터/제이알/클레이자가 앞뒤 안가리고 달려드니 상대팀 입장에서는 당연히 롱레인지점퍼를 선택하게 되죠. 롱레인지 점퍼는 확률이 낮을 수 밖에 없고, 이것이 덴버가 의외로 높은 수비효율을 보이는 이유입니다.

2-3 지역방어 + 신장 190 이하의 백코트진 + 롱레인지 점퍼를 강요하는 수비스타일은 덴버가 상대의 공격효율을 떨어뜨리게 만드는 키워드이지만 동시에, 롱레인지 이상 반경에서 덴버의 수비가 대책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덴버의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지역방어를 쓰는 덴버수비는 역시 돌파에는 강하지만 패싱게임에는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특히 픽플레이와 컷플레이에 큰 약점을 보입니다. 레이커스나 유타처럼 잘짜여진 공격전술을 가진 팀에게는 대책이 없습니다. 인사이드 아웃사이드 가리지 않고 수없이 많은 오픈찬스를 내주죠.

자, 이 정도까지 봤으면 왜 칼감독님이 플옵시리즈 내내 "우리는 못하는 수비보다 잘하는 공격을 해야한다"라고 말을 했는지 이해하실 겁니다. 지역방어를 고집한 것도 "롱레인지 점퍼 위주의 플레이를 강요하는 것"이 덴버 수비의 유일한 장점이었기에 그랬던 것입니다. 그것이 칼감독님이 생각하시는 "덴버의 농구" 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수비가 포스트시즌에서도 통하리라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고 과욕이죠. 특히 레이커스는 가솔이 오면서 공격전술에서는 거의 완성된 수준의 모습을 보여주는 팀입니다. 덴버는 시리즈 내내 이런 수비를 했는데 한경기라도 잡았다면 그게 더 이상했을 겁니다.

또 한가지 덴버의 문제점은 리바운드 마진이 마이너스라는 것입니다. 롱레인지 점퍼를 강요해서 수비성공을 거뒀다면 수비리바사수를 확실하게 해서 아웃렛패스-속공으로 이어지는 찬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리바사수자체가 또 잘안되니 세컨찬스에서 다시 얻어맞는 거죠. 덴버의 디펜스리바운드는 상대팀 슛실패의 72.1%로 리그 22위에 불과합니다. 결국 "롱레인지점퍼를 던지도록 강요하고 안들어가길 기도한다"는 수비는 성공한다고 쳐도;;;; 정작 "리바를 잡은 다음 열나게 뛴다"는 부분은 실천이 잘 안되는 겁니다.


앞으로 덴버가 변해가야 할 점은 따로 올렸습니다. ^^ 그 글은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 굳이 읽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

13
Comments
2008-05-11 03:11:52

좋은글 잘 보다 가용

WR
2008-05-11 09:18:11

긴 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8-05-11 08:17:28

훌륭한 글입니다!!

WR
2008-05-11 09:18:58

오스틴님이시군요. ^^ 유타팬께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8-05-11 09:21:25

와, 올 시즌 덴버의 경기를 많이 봤었기에
그 장면들이 눈앞을 스쳐지나가는듯 합니다
덴버의 수비의 본질 !! 상황을 묘사하신 것이 정말 똑같은 것 같네요 ~

2008-05-11 09:23:21

그러면 올 시즌 수비에서의 문제점은

외곽이 강한 팀에게도 칼 감독님이

똑같은 수비 전술로 밀어붙인것에 대한 결과인 것이네요

WR
2008-05-11 09:52:29

그렇게 볼 수 있겠죠. 그냥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
앤써뉴욕님의 댓글 역시 반갑군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8-05-11 11:44:38
울분, 열정, 환희, 쇼크 등등....;;;; 감성적인 면이 부족하다고 느끼신다면 덴버팬이 되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_-;;; 대신 명줄이 짧아질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 또한 존재합니다.;;;; 혹은 화장실에서 큰 것을 보실 때의 고통이 두배가 될 수도 있습니다. -_-;;; (2) ←공감합니다...
WR
2008-05-11 11:46:53

^^;;; 그야말로 덴버팬만이 맛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애환이라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8-05-11 22:03:50

역시... 한 시즌 덴버의 모습을 명쾌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추천하고 빨리 2번째 글 보러 가야겠군요

WR
2008-05-11 22:05:16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타임님의 추천은 언제나 기분 업되는군요. ^^

2008-05-12 01:26:44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WR
2008-05-12 02:00:22

감사합니다. ^^

indmil
34
4215
24-05-03
denlal
37
8561
24-05-02
denmin
110
7660
24-05-01
denlal
48
7119
24-04-30
ncaa
87
17183
24-04-30
denlal
67
6395
24-04-30
min
70
8893
24-04-30
bos
43
4069
24-04-29
75
10010
24-04-29
bosmia
54
3760
24-04-29
cleorl
40
3832
24-04-28
cleorl
36
4000
24-04-27
dengsw
54
6381
24-04-26
bosmia
97
7934
24-04-25
minphx
45
4942
24-04-25
nyk
70
6462
24-04-23
nykphi
34
3900
24-04-21
miaphi
43
7807
24-04-18
bos
81
10475
24-04-16
min
85
15535
24-04-16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