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장규제ㅡ"Dress code"에 대한 고찰.
introduce- 05-06시즌 달라지는 것들은 많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달라지는 것은, 더이상 프레스 룸이나, 락커룸, 선수가 이동하는 선수이동 통로에서 치렁치렁한 장신구를 단 선수나, 힙합바지에 저지를 입은 선수들을 더이상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NBA를 세계화 시키고, 때로는 획기적인 룰을 도입하면서 NBA가 지금과 같은 위치에 올라오는데 절대적인 공헌을 한 데이비드 스턴은 왜 이런 룰을 만들었을까요?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요. 한번 이에 대해 고찰해 봅시다. 1. 흑-백 대결도, 신-구 대결도 아니다. 얼마전 Fox스포츠의 흑인 칼럼리스트 찰리 로젠은 미국의 한 문인의 말을 빌어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옷이 필요한 법이다" 라며 스턴을 직접적으로 비꼰일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의 리처드 랩칙 교수는 기고문을 통해 "이것은 전혀 인종차별이 아니며, 장기적으로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것" 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ESPN의 백인 기자 크리스 쉐드린은 "이건 완전 인종 차별 정책이다. 한 백인 할아버지의 정책이 리그를 망치는 것" 이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날렸습니다. 튀는 행동으로 유명한 댈러스 매버릭스의 마크 큐반 구단주는 데이비드 스턴을 비웃는 듯한 멘트도 남겼구요. 선수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분분합니다. "자유주의" 의 대표주자 알렌 아이버슨은 "벌금 내라면 낸다"며 강한 반대의 뜻을 전했고, 다소 점잖은 복장을 고수하는 팀 던컨과 캐주얼 정장을 다수 소화하는 마커스 캠비 조차 "말도 안되는 정책" 이라면서 반대의 뜻을 날렸습니다. 그러나 "악동" 의 대표주자로 알려진 스테판 마버리는 오히려 찬성의 뜻을 나타냅니다. 닉스 루키들에게 정장 한벌씩을 쫘-악 빼서 선물하는 멋진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말이죠. "독설가" 이자 리그에 대해서 거침없이 비난의 화살을 날리는 찰스 바클리 또한 "정장 입은 백인과 힙합입은 흑인 둘중에 하나를 고용하라면 백인을 고용할 것" 이라며 그 다운 거침없는 발언으로 찬성의사를 분명히 합니다. 나이가 많고, 흑인인 찰스 바클리나, 찰리 로젠이 반대 의사를 표명한 반면, 젊은 나이의 흑인인 스테판 마버리가 찬성의사를 나타내었습니다. 그리고 백인 언론인이 반대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이것이 말하고 있는것- 일부에서 조장하는 흑-백 구도 혹은 신-구 갈등 구도와는 거리가 멀며, 조금 확대 해석 하자면 보수와 진보의 사상 논쟁정도로 봐도 될 것입니다. 2. 왜 복장 규제가 등장했는가. 한마디로 "주 관람층" 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 중계를 유심히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경기장을 찾은 관객의 다수가 백인임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중년에 이른 백인에게, 혹은 청소년, 청년기를 지난 백인에게 "힙합 패션" 이라는 것은 아직도 동네 갱, 혹은 껄렁한 랩가수, 이민자, 감옥을 들락날락하는 에미넴 같은 사람이 입는 것이란 이미지가 강합니다. 모처럼 자녀를 데리고 비싼 돈 들여가며 농구장을 찾았는데 어느날 자기 자식이 힙합 패션을 하고서 욕을 입에 달고 다닌다면 다시는 경기장을 찾고 싶지 않겠죠. 게다가 NBA의 티켓 가격은 결코 싼 가격이 아니기에- 어느정도 안정된 수입을 갖춘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관람할 수 있는 리그가 NBA인지라, NBA는 이런 사람들에게 어필할 필요가 있습니다. 농구화, 저지, 악세사리등...값비싼 부대 상품을 구매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좋게 말하면 "수입유지를 위해서" 나쁘게 말하면, "잘 보이기 위해서" 이런 결정이 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3. 데이비드 스턴의 의중은 무엇인가 예전의 스턴은 과감함과 획기적인 발상을 무기로 갖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스턴의 아래에서 리그는 무럭무럭 성장했고, 근 몇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스턴은 리그에 여성 심판을 등장시키고 3점슛 거리를 늘였다 줄였다 하는 등의 실험을 계속 해 왔습니다. 인터넷의 발달을 가장 먼저 감지하고 NBA.com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짜임새 있는 페이지로 유지, 관리 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이런 스턴이 몇 해 전부터 굉장히 보수성을 띄기 시작했습니다. 정치판에 가담하는 건지..아니면 뒤의 "큰 손"들에게 영향을 받는 건지(스턴은 확실히 뒤에 '빽'이 있다는 소문이 많은 커미셔너중 하나이긴 합니다만은.)는 모르겠지만, 고졸 선수의 드래프트 참가 제한을 시작으로 이번 복장 규제는 그가 최근 실행한 보수 정책 2호로 설명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보기엔 NBA구단의 채산성 악화가 문제가 된 듯 싶습니다. 황금기였던 마이클 조던시대 이후, 악화된 구단들의 재정상태에 비해, 늘어난 스타들의 몸값이나 부대비용은 슬슬 구단들에게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고, 스턴은 돈이 될 수 있는 일이면 거의 모든일을 실행하고 있는 듯 합니다. 최근 NBA사무국은 NBA에 등록된 사진들의 저작권을 강화하고 수수료를 올려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중계권료도 마찬가지 이구요. 추가 중계권 갱신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복장 규제를 통해서 백인 관중을 붙잡고, 나아가 개선된 이미지를 통해 더 많은 관중을 확보한다면, 장기적으로 구단 재정에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 연일 "건전하고 화려한" 모습을 선보이는 르브론 제임스 관련건이 더욱 커진다면..다방면에서 도움이 되겠지요. 3-1 단순히 돈문제만은 아니다. 3번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단순히 돈 문제 뿐만은 아닐 겁니다. 최근 실추된 NBA이미지를 바로 잡자는 뜻도 분명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래 저래 많은 악재가 있었지만, "성과 약물" 관련 추문은 NBA이미지의 급전 직하를 가져 왔습니다. 대표적 인물이 조지 쉰 호네츠 구단주와 코비 브라이언트가 되겠지요. 최근엔 리그에서 뛰지도 않은 줄리우스 핫지와 젊은 선수인 토니 알렌이 각각 성추문과 폭력사태 추문에 휘말리면서 더욱 상황이 나빠졌습니다. 굳이 리온 스미스의 예를 들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여튼, 이 복장 규제는 선수들을 잡는 몽둥이 역할도 할 것으로 보입니다. 4. 전망 이번 규제는 굉장히 셉니다. 단순히 벌금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장기간 위반시 경기 출장 자체를 금지시키는 규약은 상당히 강도가 세며, 이는 이 규제를 끝까지, 혹은 어느정도 자리가 잡힐 때까진 강하게 밀어부칠 공산이 큽니다. 어찌되었든 이제 랩 스타의 복장을 더이상 보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복장규제를 피한 새로운 복장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고, 유행이 변하면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요. 시대의 변화를 강력한 정책으로 막으려는 시도가 성공으로 끝날지 실패로 끝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정장입은 아이버슨은 루키시절 이후 본적이 없는 것 같군요.
세긴 세군요. 군기 팍 넣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