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알못 닉스 팬, 뒤늦게 경기 보고 왔습니다
오늘 경기 라이브로 보신 분들, 너무 부럽습니다. 매니아 게시판에도 닉스 글들이 굉장히 많이 올라왔었네요. 같이 댓글 놀이 하면서 봤으면 더 재미있었겠죠?!
이번 시즌은 정말 예상 밖입니다. 그리고 제가 얼마나 심각한 농알못인 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시즌입니다.
리온 로즈가 사장으로 온다고 했을 때, '어떻게 몰아낸 CAA를 다시 불러 들이냐'며 투덜거렸습니다. 하지만 로즈는 코칭 스탭과 스카우트 팀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는 등 조용하고 신속하게 팀의 내실을 다졌고, 그 결과가 빠르게 코트 위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티보듀가 감독으로 온다고 했을 때, '티보듀식 수비도 이제 옛날 스타일'이라며 투덜거렸습니다. 실제로 시즌 초반에 닉스가 좋은 수비 지표를 기록할 때에는 어느 정도 착시효과가 끼어 있었기에(요상하게 상대팀이 오픈샷을 줄줄이 놓치는 기현상;;) '안심하긴 이르다'는 쪽이었습니다. 헌데 시간이 지날 수록 타이트 한 퍼리미터 견제 방법을 들고 나오면서(저는 여기서 굉장히 애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이제는 정말로 좋은 수비팀이 되었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랜들? 지난 시즌에 저는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유망주 성장이란 측면까지 고려하면 랜들은 팀에 마이너스다"라고 까지 이야기했습니다.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닉스 팬인 지인 분과 '이번 시즌에 랜들이 닉스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최고의 공헌은 1라운드 지명권으로 변신(트레이드)하는 것'이라 농을 주고 받은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누가 랜들 데려 가겠다고 1라운드 지명권을 내놓겠냐'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헌데 그랬던 랜들이 완전히 브레이크 아웃 해버리더니 올스타 찍고, MIP를 넘어, ALL NBA 팀 선정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퀵클리? 슈팅 말고는 NBA 레벨에서 사용 가능한 툴이 보이지 않는 선수라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퀵클리에게 배팅하고 싶었다면 2라운드에서도 충분히 지명 가능했을텐데 왜 지명권 트레이드를 돌리고 돌려서 1라운드 루키로 영입한 건지 의아했습니다 (저는 27순위 지명권으로 데스먼드 베인을 뽑아야 한다고 부르짖던 중이었습니다). 지금 보니 2라운드로 물어다놨으면 억울할 뻔 했습니다(서비스 타임이...).
배럿? 배럿은 좀 믿고 있었습니다. 물론 리그를 호령하는 스타가 되긴 힘들겠지만, 적어도 리빌딩이 마무리 된 닉스에서 코어 멤버로 활약할 수 있을 정도의 포텐셜은 갖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빠르게 약점을 보완해갈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개막 전에 친구랑 이야기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이번 시즌 배럿의 베스트 스탯은 18-5-3에 야투율 45%, 3점슛 35%, 자유투 70%이다. 이 정도만 해주면 업고 다닐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었습니다. 지금 배럿의 스탯을 확인해보니 조만간 배럿 업어주러 뉴욕에 다녀와야 할 판입니다.
정말로 많은 것들이 제 예상과 다른 결과를 낳고 있는 시즌입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역시 저는 형편 없는 농알못이었나 봅니다.
하지만 농알못 인증이 이렇게 즐거운 일이라면 얼마든지 상관 없습니다. 남은 시즌 동안 닉스 선수들이 저를 더 더 엉망진창 농알못으로 만들어주길, 오랜 시간 조용히 속앓이만 하셨을 닉스 팬분들이 간만에 즐겁고 행복한 시즌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다치는 선수 아무도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넘나 기분 좋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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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랜들 처음 봤을 땐 애매한 언더사이즈 빅맨으로 밖에 안 보였는데... 어느새 정상급 빅맨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