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마버리는어떤선수였나요?

돌파력이 뛰어나고 아이솔레이션을 즐겼던 공격형 포가였습니다. 슛은 많이 쐈지만 슛쟁이라고 하기엔 3점슛이 좀 약한 편이었죠. 뭐 3점이 그리 뛰어나지 않았고 (미드레인지 풀-업은 그런대로 괜찮았음...) 샤프 슈터와는 거리가 멀지만, 언제나 자신감 있게 슛하던 선수긴 합니다.

기본 스피드와 운동능력, 퍼스트 스텝, 드리블 기술이 뛰어나서 돌파로 코트를 헤집고 다니고, 이를 통해 수비에서 틈이 생겼을 때 재빠르게 킬 패스를 찔러 줄 수 있는 비전과 센스도 갖췄습니다. 공격형 포가인데 어시스트도 잘 하는...

특히 클러치에서 그 누구보다 강심장이어서 빅 샷도 서슴치 않고 꽂아주곤 했죠. 기본 에고가 상당히 강했고, 천상천하 유아독존 스타일... 최전성기 때에는 1:1로는 리그 최고 레벨이라는 소리도 듣곤 했던 스코어러였죠.

다만 수비는 허술하기 그지 없었고, 이런 유형의 선수들이 으레 그렇듯 기복이 심했죠. 패싱 게임도 일단 자신의 개인 능력으로 코트를 헤집은 뒤 떠먹여주는 유형이라, 만약 돌파가 여의치 않거나 했을 때 시간에 쫓겨서 죽은 패스를 하는 경우도 있었죠. 천성 볼호그에 자기 리듬에 따라 게임을 풀어가는 유형이다보니 플레이메이킹도 좀 오락가락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선수의 기질로 따지자면, 리바운드를 뺀 웨스트브룩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다만 웨스트브룩 급의 초인적인 운동능력과 에너지는 갖추지 못했죠. (마버리도 한 운동능력 하는 포가였지만, 웨스트브룩이 워낙 압도적이니...) 또 에고가 너무 강하다보니 동료들을 추스리는 리더쉽도 부족했는데, 최전성기때에는 워낙 농구를 잘하니까 실력으로 걍 신뢰를 받았던 반면에, 뉴욕에서 기량이 떨어졌을 때에는 라커룸에서 이런저런 불화가 많았죠.

사실 마버리의 리더쉽도 부족했지만, 당시 그의 동료들도 워낙 최악이었습니다. 특히 퀸튼 리차드슨과는 불구대천의 원수나 다름없었는데, 두 선수의 성격이 상극인 탓도 있지만 둘 다 서로를 동료로서 생각하는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었죠. 이 즈음에 마버리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바세린을 먹는 등의 이상 행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일찍 NBA를 떠나 중국 리그로 갔는데, 거기서는 마음의 안정감을 얻고 마흔살을 훌쩍 넘겨서까지 중국인들에게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농구를 했습니다. 아마 마버리 본인에게는 화려했던 NBA의 커리어보다, 말년에 소소했던 중국 커리어가 더 소중할 겁니다. (그만큼 뉴욕 시절에 그가 처한 상황이 너무 끔찍했음...)

멘탈이 불성실, 게으름과는 거리가 멀었고, 그저 에고가 코비, 아이버슨 못지 않게 강했었을 뿐입니다. 이게 실력이 받쳐줬을 때에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신체 능력이 떨어지면서 문제가 부각되었죠. 사실 그 스스로는 농구를 잘 했지만, 동료들까지 덩달아 살려주는 그런 유형의 포가는 아니었습니다. (이런 여러 부분에서 논란이 되는 게, 참 요즘 웨스트브룩을 많이 닮았네요. 다만 성격, 리더쉽은 웨스트브룩이 넘사벽으로 좋지만요.)

선수 자체의 클래스로 따지자면 릴라드와 많이 닮았고, 이래저래 릴라드와 웨스트브룩을 반반쯤 섞어놓은 것 같은 농구 선수였습니다. 요즘 시대 와도 25-8은 꾸준히 해 줄 수 있는 올스타급 공격형 포가로 활약했을 겁니다.

윗분들은 요즘 오면 더 잘할 것이다...라고 얘기하는데, 전 좀 생각이 다릅니다. 그냥 그때 찍었던 스탯 그대로 찍고 있을거 같아요. 왜냐면 제가 보기엔 슛폼이 멋있긴 한데, 별로 정교하진 않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커리보단, 윗분들 말처럼 릴라드 같은 느낌인거 같아요

뉴욕시절 보고 그저그런 공격형 포인트가드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 많은데 미네시절 마버리는 패스나 게임조립이 좋았습니다. 다만 망가져서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