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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운영진이 되볼까 하는 생각도 한 적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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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5 14:08:37

 어렸을 때 게임을 워낙 좋아해서 NBA 게임으로 농구에 입문하고, 그렇게 학교에서 축구를 하는 대신 농구를 하게 되고, 그렇게 NBA 매니아에 흘러오게 되고, 그렇게 십년 가까이 지났네요. 그러면서 이곳에 애정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겠죠. 주소창에 n을 치면 naver보다 nbamania가 위에 있는 곳이니까.

 

 그러면서 가끔은 운영진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특별한 봉사잖아요. 그렇지만 마음만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왜냐면 전 게으르고, 꿀 빨고 싶거든요. 이곳에 즐기고, 휴식하려고 오고싶지 여기까지 일터이고 싶진 않았으니까요.

 운영진들 보면 가끔은 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생업이 있고, 각자의 삶이 있을 텐데, 그것을 쪼개서 하는 거니까요. 전 제 삶 영위하는 것만으로도 벅차거든요. 매니아에 대한 제 애정은 딱 그정도인거죠.

 게다가 하는 일까지 보니까 뭔가 더 하고싶지 않아졌습니다. 왜냐면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 일이니까요.

 

 마치 소방관 같아요. 24시간 파이어가 언제날지 모릅니다. 정규시즌은 정규시즌대로 불타고, 플옵은 건조철인지 더더욱 불타오르고, 비시즌엔 비시즌대로 또 불나고, 그 옆 건물 프리톡에서도 종종 불나고. 그 불길 속에서 최대한 정중하고 중립적으로 처리해야하는데, 가용인원은 한 손으로 셀 수 있는 숫자.

 어쩔 수 없이 그 작은 인원으로 불길을 잡기 위해 최대한 효율적인 행동을 해야하는데 그게 현 신고제 시스템이죠. 사람 많은 곳, 신고와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것부터 구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 때로는 그로 인해 욕도 먹죠.

 차라리 불이면 눈에 보이니까, 딱 이정도 수준에 맞게 칼같이 출동할 수 있지만, 글은 그게 안됩니다. 똑같은 문장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비꼼으로, 어떤 사람에게는 정직으로 다가올 수 있으니까요. 그걸 일일히 판단해야하는 수고까지 있습니다.

 못하면 주기적으로 소환되는 '운영진이 어쩌구 저쩌구'..

 

 전 그래서 운영진 신청을 포기했습니다. 내 쉴곳이 일터로 바뀌고, 하는 일은 더 많아지고, 매번 어느정도까지 처리해야하는지 생각해야하고, 최대한 그걸 정중히 말해줘야 하고, 그 질문에 끝까지 상대해줘야 하고, 그러다가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욕먹고. 이런 직업이면 돈줘도 못할 거 같아요... 아무리 돈줘도, 감정노동이잖아요. 정신줄 놓아버릴 꺼 같아요.

 

 그래서 전 운영진을 존중합니다. 전 운영진이 되고싶은 마음이 없고, 내가 운영진이라고 생각할 때, 참 처리하기 애매하겠다.. 싶은 것들이 많거든요. 뭘 해도 욕먹는 케이스 있잖아요. 그 와중에도 멘탈 잡고 하시는 것 보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운영진의 수고로움에 대해서 쓴 글입니다. 그래서 운영진한테 모두 잠자코 있으란 말이냐? 란 뜻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때에 운영진의 수고로움을 생각하면서 본인의 기준에 조금 모자라더라도 조금은 덜 모나게, 부드럽게 표현해주시는 건 어떤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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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8-06-15 14:15:20

그러게요 파이널 끝나고 올라온 아스카님의 공지에 보면 게시판 전쟁이 하루라도 빨리 끝날 수 있게 어느 쪽이든 4차전에서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신 걸 봤는데, 개인적으로 그거 보고 조금 측은했어요 

 

운영진분도 느바 팬이고 본인의 응원팀이 아니라면 파이널 같은 중요경기는 제 3자 입장에서 한 경기라도 더 보고 싶은게 농구 팬의 마음일 겁니다. 근데 좋아하는 농구를 즐기지도 못하고있구나 라고 생각되더라구요 

이런 상황에서 이런 글까지 나오니 속이 얼마나 상할지 상상만 겨우 되네요  

2018-06-15 14:22:13

저도 제가 과거에 했던 말들이 캡쳐되서 돌아다니면서 부당하다, 잣대가 다르다고 한다면 그 캡쳐본을 보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 앉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으니까요. 인간적으로 많이 공감되고 마음 아픈데 사이트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서 이번 번 부끄러운 일을 계기로 한층 더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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