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커스 이번 서머리그 간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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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6 13:35:39
레이커스가 결국 서머리그 모든 경기를 마쳤습니다. 승패는 3-2로 3연승 이후 2연패가 아쉽긴 하지만 레이커스가 최근 5년간 베가스 서머리그에서 기록한 성적에 비하면 이 정도면 충분히 성공적인 서머리그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작년과 올해 드래프티들이 주축이 돼 구성된 이번 서머리그 팀이 좋은 가능성을 보여줬다는데 의의를 둬야겠죠. 포인트가드로 디안젤로 러셀, 슈팅가드/포워드로 앤서니 브라운과 브랜든 잉그램, 파워포워드로 래리 낸스 주니어, 센터로 이비챠 쥬바치 이렇게 5명의 선수들이 서머리그 내내 주전을 맡았고 실제로 경기력에 있어서도 좋았습니다.
2년차 선수인 디안젤로 러셀과 래리 낸스 주니어는 역시 리그 짬의 위력을 보여주며 여유있는 플레이로 좋은 경기력을 냈죠. 작년 서머리그와 비교하면 괄목상대할 만한 활약이었습니다. 수식이 그다지 필요할 것 같지 않아요.
아쉬운건 앤서니 브라운인데, 여전히 슈팅에 있어서 꾸준한 맛이 없습니다. 연습 때는 좋은 슈터인 모양인데 실전에선 영 슈팅이 잘 들어가질 않아요. 오늘 있었던 마지막 경기에선 그래도 괜찮은 슈팅을 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공격에서 혼자 뭘 할 수 있는 그런 기술은 거의 없기 때문에 3점이 들어가주지 않으면 출장 기회를 잡기 쉽지 않을겁니다.
브랜든 잉그램은 생각보다 피지컬 면에서 더 문제를 드러내면서 공격에서 예상보다는 첫 시즌에 좀 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히려 수비때는 피지컬의 부족함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해요. 박스아웃 때 밀리는게 좀 있긴 하지만 어차피 2/3번을 주로 보게 될 선수에게 큰 결점이라고 하기 어렵죠.
공격 측면에서 오늘 아주 확연히 드러났지만, 경기 막판 수비가 잉그램을 의식해서 강력하게 디나이를 하자 제대로 공 한번 쥐어보지 못하고 막판 2분여간 한 게 없습니다. 그런 디나이를 뿌리치고 볼을 받을 수 있으려면 몸에 힘이 더 필요하겠죠. 잉그램 타입의 선수가 몸에 힘이 더 붙으면 오히려 스피드도 더 빨라지게 될겁니다. 풀 컨택 상황에서 스피드는 힘이 없으면 제대로 탑 스피드를 내기 힘드니까요.
당장 공격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기는 어렵다곤 해도, 수비 실력과 괜찮은 디시전 메이킹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코트 위에 나왔을 때 최소한 마이너스가 되는 선수일 것 같지는 않아요. 당분간 3&D 타입으로 볼을 좀 덜 쥐는 스타일의 플레이를 통해 경기감각을 키우며 경험을 쌓아야 할 것 같습니다. 팀에 볼을 쥘 선수들이 많아서 잉그램의 성장과 적절하게 맞물려질 것 같기도 하네요.
쥬바치는 생각보다 탑 스피드는 좋은 편이고 민첩성은 키를 생각하면 뭐 적절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눈에 띈건 트래픽 상황에서 볼을 제대로 쥐고 위로 뜨는 그 과정에서 볼을 잘 지키는 능력이었어요. 센터에게 그러한 능력이 득점 효율을 많이 올려주죠. 앤드원도 많이 만들어낼 수 있고요.
블락능력은 이번 서머리그를 통해서 충분히 검증받은 것 같아요. 다만 너무 상대 페이크에 잘 속는 듯한 인상이고 상대 샷 컨테스트에 너무 기운 나머지 리바운드 단속을 소홀히 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네요. 그리고 키는 크지만 확실히 above the rim 유형의 선수는 아닙니다. 그래서 블락에 비해 리바운드에선 다소 문제를 보일 가능성도 있어보이네요.
쥬바치의 가장 큰 장점은 20풋 안쪽에선 어디서든 슈팅을 성공시킬 수 있는 소프트한 슈팅 터치인 것 같아요. 심지어 포스트에서 턴어라운드 폴어웨이를 아주 가볍게 성공시키더군요. 아직 훅 샷은 거의 못 본 것 같은데 어린 나이니까 포스트에서의 다양한 슈팅 스킬을 좀 더 익히면 포스트 득점원으로 더 각광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 탑에 나와서 볼을 뿌려주는 모습은 많이 보여주지 못했는데, 서머리그 경기 중에 한 번 정도 백도어 컷을 하는 선수에게 패스를 넣어서 쉬운 득점을 만들어낸 장면이 있었어요. 쥬바치처럼 슈팅레인지가 꽤 되는 센터가 탑에 서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면 팀 공격이 훨씬 유연하고 원활해지죠.
아쉽게도 래리 낸스 주니어가 부상을 당하긴 했지만 부진했던 잉그램의 슛도 마지막 경기에서 터지고, 쥬바치는 계속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어서 이번 베가스 서머리그는 괜찮은 마무리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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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번 썸머리그를 통해 느낀 점은 많지만 가장 큰 건 역시 zu가 레이커스의 희망이라는 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