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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 아직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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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4-15 16:45:55

올해들어 몸이 급격히 노화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허리아프고, 허벅지는 점점 얇아져 가고, 전에 없던 치질도 생기고, 면역력은 점점 떨어져서 이틀에 한번꼴로 비염이 생기고 했어요.

더 큰 문제는 정신적으로 약해지는 것이었어요. 게으름이 온몸을 지배하고, 의지력은 점점 나약해져서 새로운것을 시작할 의지도, 정신력도 바닥이 난 상태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만 41살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번 인생은 그냥 이렇게 별볼일 없이 가겠구나라는 생각이 온 정신을 지배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젊었을땐 참 에너지가 넘쳐흘렀었는데 말이죠. 20대때는 내가 정말 성공한 인물이 될줄 알았었는데, 30대에 호기롭게 시작한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10년간 패배감에 절어있다보니 자꾸 주변사람들과 비교하게되고, 비슷하게 출발했던 친구들은 모두 저 앞에서 달려가고 있어서 스스로를 더 초라하게 만들었습니다.

올해 3월달이었습니다. 평상시같이 저녁에 와이프랑 과자먹으면서 드라마를 보고 있었는데, 와이프가 "요즘 별일없지? 너무 걱정하지마, 아프지만마"라고 하는데 너무 미안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제 아내는 결혼후 3년동안 저에게 "돈"과 관련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생활적인 부분은 가끔 잔소리를 하는데 "돈"은 제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의도적으로 얘기를 안하는게 느껴졌었습니다. 그러다가 본인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에 너무 불안할때면 큰소리로 엉엉울고 끝내는게 다였어요. 근데도 저는 그냥 막연히 약간의 거짓말과 변명을 하며 시간을 보내왔던거였죠. 갑자기 너무 한심하고 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나를 바꿀수 있는게 모가 있을지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생각해보니 근 5년동안 운동을 한번도 안했었습니다. 과장한번 안보태고 단 한번도요. 게다가 코로나 이후엔 재택근무라는 늪에 빠져(혼자하는 사업 재택근무는 정말 무서운겁니다, 여러분), 주말에 와이프랑 데이트 나가는것 이외에는 거의 집을 나가지 않았어요. 어렸을땐 주위에서 "넌 운동하려고 유학왔냐"라는 소리를 들을정도로 운동을 좋아했었는데, 사람이 이렇게 바뀌더라구요.

초등학교 6학년때였습니다. 저는 학교대표로 서울시800m 초등학생 대회에 나가게 되었는데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매일 아침 6시반에 학교에 도착해서 매일 30분씩 뛰었었고 결국 대회에서 1등을 했었습니다.

와이프랑 대화하던 그순간에 신기하게도 그 생각이 났어요. 지금 나의 나태하고 무기력한 상황을 벗어나려면 스스로가 조그만 성취라도 다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음날부터 바로 뛰기시작했습니다.

너무 오래몸을 방치해서 체력, 근력 모두 바닥수준이라 몸이 너무 힘들어 처음엔 1.5km밖에 못뛰었지만 3주차인 어제 드디어 5km를 뛰고 나니 무언가 기분이 너무 좋네요.

기록은 신경쓰지 않고 21km라는 목표를 달성할때까지 그냥 계속 뛰어보려고 합니다. 그때가 되었을때 무언가 작은 변화를 만들 용기와 열정이 저에게 다시 생겼으면 좋겠네요.

그래도 지금 이순간만큼은 다시 달려볼 수있는 의지가 아직 남아있음에 감사할따름입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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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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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 16:47:34

초등학교때 운동에 소실이 있으셨으니, 단기간에 하프는 달성하실겁니다. 저같은 운동에 소질 없는 사람도 이번에 하프 성공했거든요. 러닝은 정말 좋은 운동 같습니다. 다른 운동 대비 돈도 크게 안들구요. 부상없이 즐런하시기 바랍니다.

WR
2024-04-15 16:51:35

응원 감사합니다. 저도 어렸을때 체력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었으면 했는데 흡연과 나태에 찌든 몸이 잘 움직여주질 않네요. 그래서 기록에 대한 미련은 버렸습니다.

그냥 나이키NRC프로그램에 맞춰서 뛰어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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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4-15 17:21:01

러닝 만큼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 대비 정직한 성과가 나오는 운동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30대 때 자신과 견주어도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는, 높은 성취감의 운동이기도 하고요.
저도 올해 만 41세인데, 30대 때 두 번 도전했다 아쉽게 실패했던 하프 2시간 내 완주를 얼마 전 성공했습니다.
조급해하지 마시고 천천히 꾸준히 하시다 보면 DLBIA님도 곧 하프 완주 가능하시게 될겁니다. 화이팅하십셔!

WR
2024-04-15 17:25:05

응원감사합니다- 목표로한 반년내에 “저도 완주했습니다” 라고 답글을 달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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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 17:33:59

3주에 5km면 정말 대단한거 같습니다.
미리 물과 양갱이나 바나나 같은거 드시구 적절한 러닝화 신으시면 10km이상 무리없이 뛰실겁니다

WR
2024-04-15 17:52:46

원래 3km가 한계였는데 유투브 찾아보다가 zone2 심박수 러닝을 보게되어서 조금 속도를 늦추고 달리다보니 5km가 뛰어지더라구요. 근데 몸이 이상한건지 zone2로는 안내려가고 거의 zone3 심박수로 달렸습니다.  근데 저는 초반 700m정도가 제일 힘드네요, 준비운동을 덜해서 그런가 초바 700m 뛸때까지가 종아리랑 허벅지가 무거운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응원 감사드립니다~!

1
2024-04-15 18:06:07

준비운동보다는 시작 1키로는 7분
다음 1키로는 6분 30초 잡고
뛰어보세요
초반페이스가 빨라서 몸에 부하가 걸려서
그런게 아닐지

초반 느낌따라 그날 운동이 편하냐 힘드냐
갈리더군요

저도 40대 중반에 뚱뚱해서
7 8키미터정도 주2회정도만 뛰지만

그냥 더이상 체중늘지말고 체형만유지하지는
마인드로 운동하네요

즐거운 러닝하세요

WR
2024-04-15 18:14:59

조언 감사합니다. 체중이 나가시는데 7-8km 주2회라니 대단하시네요. 저도 처음엔 첫1km에 6분정도로 뛰다가 어제는 처음으로 7분정도로 해보니 확실히 좀더 오래달릴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근데 페이스를 늦춰도 종아리랑 허벅지 근육에 느낌이 오는건 여전하네요.  근육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 스스로 위안삼고 있습니다.

1
Updated at 2024-04-15 17:36:39

저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비슷한 상황인데,
젊은 시절 힘이 있을 때에 비하면 살짝살짝이지만 그렇게라도 운동을 하면서
조금씩 끌어올려 뭐라도 해보려고 합니다.
생각보다 빠른 시일 내에 궤도에 오르실 겁니다.
화이팅 해보아요

WR
1
2024-04-15 17:55:21

저랑 비슷한 상황이라고 하시니 동질감을 느끼게 되네요. 결국 자신을 바꿔야 뭔가 해결책이 나올것 같습니다. 러닝이 기폭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2024-04-15 17:36:56

 40대 중반 초보러너입니다 달리기만큼 저 자신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져다주는 운동은

 아직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10년 20년 더 달려야하니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다같이 화이팅 합시다

WR
2024-04-15 17:56:06

넵! 화이팅입니다. 조찌찌님도 즐거운 러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1
2024-04-15 18:23:15

인생 반정도 사신것 같은대... 지금 까지 반 동안 스스로를 얼마나 들들 볶으셨을지..

 

남은 반은 내 자신을 사랑 하자고요.. 

 

그렇게 하루하루 행복하게 사는게 현명할것 같아요..

 


1
Updated at 2024-04-15 18:48:09

제가 글작성자님보다는 훨씬 어리지만...요즘 세상에 40 초반이면 아직도 한창이라고 생각해요.^^

1
2024-04-15 19:31:29

20대 맨몸운동 매니아겸 러너인데 꾸준히 하시면 체중감량도 자연스럽게 되고 군살도 빠질겁니다
저도 10대때 담배피고 운동안하고 놀고 막살다가 20초반부터 운동하고 담배끊고 정상적인 생활하고 있는데 확실히 컨디션이 다릅니다
예전에 운동 좀 하셨으니 몸도 금방 올라오실거고 하프도 금방 뛰실 겁니다 화이팅 하십쇼 형님

WR
2024-04-15 20:01:09

응원 감사합니다! 20대초반에 벌써 건강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계시다니 자기 관리가 철저하신분 같네요~ 나중에 하프뛰고나면 매니아에 인증글 한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1
2024-04-15 19:39:20

저도 비슷한 계기로 런닝 시작했는데 벌써 1년이 넘었네요.

저는 처음에 1km도 한번에 못 뛰었는데 지금은 페이스는 빠르지 않지만 주2회 10-12km 뛸 정도가 되었네요.

저도 비슷하게 초반 1km 가량이 제일 힘듭니다. 머리속에 온갖 생각이 떠올라요

이전에 운동한 기억이 있으시니 금방 잘 뛰실 것 같습니다. 다치지 마시고 즐런 하시죠!

WR
2024-04-15 19:56:07

어떠신가요? 러닝을 시작하신후에 삶에 변화도 같이 따라오셨나요~? 1년후에 저도 파누엘님처럼 주 10km이상 2회 뛸수 있도록 자신을 좀더 채찍질해야 할 것 같습니다!

2024-04-15 20:05:46

드라마틱하게 뭔가 바뀌었다고 말씀드리기는 힘들 것 같은데 확실히 뛰는 시간 만큼은 잡념도 적어지고 충만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몸을 움직이고 바깥공기 마시는게 몸과 마음을 리프레쉬 시키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WR
2024-04-16 21:11:33

네. 확실히 러닝이 목표이지만 그걸 하기 위해서 밖에 나가고, 30분동안 잡생각없이 호흡에만 집중하는 과정이 조금씩 에너지를 주는 것 같습니다! 파누엘님도 건강히 즐런하세요!

2024-04-15 20:53:40

저는 평생 운동을 손에 놓아본적은 없지만 이글이 공감이 가는 이유가 뭘까요? 소름이 쫘악 올라왔습니다!
무언가 작성자님의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될 일인것처럼 느껴져서요! 꼭 다시 앞서가실 겁니다!

WR
2024-04-16 21:12:52

킬크님의 수영글도 관심있게 보고 있었습니다. 그 많은 운동량을 꾸준히 계속 이어가시는 모습을 많이 본받고 싶습니다! 제가 약한게 “지속력” 이거든요 ㅜㅜ

2024-04-15 21:41:23

오래달리는 능력은 나이들어서도 어느정도 유지가 가능하다네요

몸이 건강해지면 마음도 건강해진다고 생각해요, 화이팅입니다 

WR
2024-04-16 21:23:43

응원 감사드립니다! 어렸을때도 러닝을 안좋아해서 길게뛰어봐야 3km였는데 지금 5km까지 온거보면 한불새님말씀이 맞는것 같아요.

Updated at 2024-04-16 08:30:48

작년과 올해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한 40대입니다.중학교때는 1000미터도 못 뛰었습니다.

걷고 달리는 것만큼 좋은 운동이 없습니다. 유산소는 정신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더 나은 인생을 만들어줍니다.

WR
2024-04-16 21:25:17

풀코스 완주시라니.. 지금의 저로선 꿈도 못꿀 거리네요. 대단하십니다. 지금처럼 하루하루 달리다보면 언젠간 저도 도전해보고 싶은 멋진 목표입니다

2024-04-16 10:15:46

런닝 하시는분들 존경합니다.
요즘 런닝 인증글 보면서
런닝머신으로 5키로도 안뛰는데
좀 뛰는편이라 생각한 저를 반성하게됩니다

WR
2024-04-16 21:29:14

저도 꾸준히 러닝하시는 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매번 러닝전에 “아,오늘도 힘들겠다“ 라는 생각에 조금은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그래도 뛰고 나면 기분이 상쾌합니다

Updated at 2024-04-16 14:35:38

저도 몇년전만해도 회사 사람들이 운동부냐고 할 정도로 농구,테니스,러닝 가리지 않고 매일 운동을 했었는데 육아랑 사업을 동시에 시작하면서 다 내려놓고 살고 있었네요.

아이는 알아서 잘크는데 사업은 잘 안크다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조급한 마음이 들었는데, 작성자님처럼 다시 뛰기 시작해야겠습니다.

WR
2024-04-16 21:31:35

사업도 육아도 모두 화이팅입니다. 사업을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게 “사장의 에너지”라고 생각이 드는데 저는 에너지가 고갈된채로 넋놓고 있다보니 4년이란 시간이 그냥 흘러가버렸네요. 지나간 시간은 어쩔수 없으니 이제라도 정신을 좀 차려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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