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를 연고지로 하는 팀이 없는 이유를 아시나요?

샌디에이고는 풋볼팀도 나갔네요. LA와 거리가 좀 있는편이고 미국땅이지만 멕시코느낌이고 빅마켓은 아니죠.

샌디에고는 60년대 손꼽히는 신흥 발전 도시였고, 그래서 1967년에 샌디에고 로케츠가 새로 창단되었죠. 하지만 로케츠는 성적도 별로였고 관중 동원력도 떨어졌습니다. 결국 로케츠 구단주는 텍사스 지역에 NBA 구단을 유치하려던 투자단에 팀을 팔아버렸고, 그렇게 해서 1971년에 휴스턴으로 연고지를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서 1973년에 ABA 소속으로 샌디에고 콘퀴스터도어스란 팀이 창단되었고, 이 팀은 흥행을 위해 은퇴한 윌트 체임벌린을 감독으로 앉히는 등의 시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흥행은 신통치 못했고 성적도 기대 이하였기에 이 팀도 오래 못갔습니다. 콘퀴스터도어스는 결국 매각되었고, 샌디에고 세일즈란 이름으로 다시 출범했지만 이미 ABA라는 리그 자체가 NBA에 밀려 존폐 위기에 처한 상황이었고 결국 세일즈는 ABA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75-76시즌에 11경기만 치른 채 팀이 해체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1978년에 이번에는 동부에 있던 버팔로 브레이브스가 이곳 샌디에고로 연고지를 옮겨오면서 다시 농구팀이 생겼죠. 버팔로는 한때 밥 맥아두 등 스타를 보유한 전도유망한 구단이었으나, 워낙 스몰마켓인데다가 존 Y. 브라운이라는 역대 최악의 구단주가 맥아두를 팔아버리는 등 팀을 완전히 망가뜨려버려 수렁에 빠져 있었죠. 이후 브라운은 보스턴 구단주 어브 레빈과 서로 팀을 맞바꾸는 딜을 했는데, 레빈은 마침 캘리포니아 지역에 사업을 확장하고 있었기에 아예 연고지를 서부로 옮겨버린 겁니다. (존 Y. 브라운은 보스턴에서도 막장짓을 일삼다가, 무려 구단주임에도 레드 아워백 단장을 비롯한 프론트의 대대적인 반발로 쫓겨나버렸습니다.)

샌디에고 로케츠도 부상당한 슈퍼스타 빌 월튼을 영입해보는 등 나름 안간힘을 썼으나 역시 성적 부진에 허덕였고 흥행 역시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팀은 L.A의 부동산업자인 도널드 스털링에게 넘어가게 되었죠. 스털링도 처음에는 팀을 어떻게든 살려보려 했으나 흥행이 영 안 되고 팀 성적도 계속 바닥이자, 아예 빅 마켓이자 자신의 주무대인 L.A로 연고지 이전을 추진해버렸습니다. 결국 클리퍼스는 1984년에 L.A로 옮겨갔고, 샌디에고에 이제 더이상 농구팀은 존재하지 않게 되버렸죠.

결국 샌디에고는 도시 규모만 보고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꾸준히 NBA와 ABA의 팀들이 기웃거렸지만, 어느 팀 하나 제대로 된 성과를 못 본 채 흥행 부진 등의 이유로 금방 프랜차이즈를 옮기거나 도산해버린 셈이죠. 애초에 농구 열기가 별로인데다가, 각 구단들이 흥행이 좀 별로여도 진득하니 머물러서 기반을 닦는 노력도 부족했던 겁니다. 샌디에고는 NBA 팀들이 거쳐간 여러 도시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으로 실패한 도시 중 하나입니다. 그 전력 때문에라도 앞으로는 웬만해서 신생 구단이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