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m Van Lier 누군가요

놈 밴 리어는 70년대 젊고 패기 넘치던 시카고 불스를 대표하던, 1번 포지션에서 리그 역사상 최고의 허슬 가이였습니다. 무명 대학 출신으로 아마 때는 별로 주목 못 받은 채 시카고에 3라운드로 뽑혔다가 바로 신시내티로 트레이드되었는데, 2년차 때 리그 어시스트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았죠. 하지만 당시 신시내티엔 포지션이 겹치는 단신의 득점력 좋은 타이니 아치발드가 있었고, 결국 신시내티는 아치발드를 팀의 미래로 내정한 뒤 그를 과거 드래프트 팀인 시카고로 트레이드 해버렸죠.

마침 포인트가드가 필요하던 시카고에 밴 리어는 베스트 핏이었지만, 사람들은 그와 제리 슬로언이 화합할 수 있을지 우려했습니다. 비록 가드지만 터프하기론 리그에서 둘째 가라면 서럽지 않던 둘은 서로 다른 팀이던 시절에 주먹 다짐까지 했었던 견원지간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뼛속까지 허슬로 똘똘 뭉친 두 터프 가이는 어느새 의기투합했고, 리그 역사상 가장 끈덕지고 열정 넘치는 가드 수비 라인업을 이룩합니다.

매치업 상대를 늘 숨이 턱턱 막히게 압박하고 루즈볼이 생기면 뒤질세라 앞장서서 몸을 날리던 두 가드는 그야말로 당시 불스의 Heart & Soul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시카고 팬들로부터 엄청난 사랑을 받았죠. 밴 리어는 시카고에서 뛴 7시즌 내내 올-디펜시브 팀에 이름을 올렸고, (퍼스트 3회, 세컨드 4회) 73-74시즌에는 올-NBA 세컨드 팀에도 이름을 올렸죠.

놈 밴 리어는 리그 역대 1번들 중에서도 가장 혼신의 힘을 다해 수비에 온 정열을 쏟았던, 최고의 근성 가이였습니다. 역시 리그 역대 2번들 중에서 수비수로서 똑같은 수식어를 받았던 제리 슬로언과 그가 함께 콤비를 이룬 것도 참으로 환상적인 조합이었죠. 이 둘과 밥 러브, 쳇 워커가 이끌던 시카고는 당시 서부에서 가장 패기 넘치는 젊은 수비 팀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습니다. 파이널까지 경험했더라면 좀 더 오래 그 이름을 남겼을텐데, 컨파에서 번번이 무릎을 꿇었던 게 아쉬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