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자동
NBA-Talk
/ / / /
Xpert

프로스포츠의 가치?

 
  360
2019-07-10 17:34:49

사실 제목은 이렇게 거창하게 적었지만서도, '프로스포츠의 가치'는 누가 정의할 수 있는 건 아니겠죠. 100명이 있으면 100개의 견해가 있는 법인데, 특히 주관적인 이런 주제에서 정답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저 제 개인적인 의견일 뿐입니다. 이것을 전제로 두고 시작하겠습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하면 역시 '돈'이겠죠. 물론 예전 우리나라의 실업 농구 같은 걸 생각하면 아마라고 해서 돈과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경우는 프로스포츠가 존재하지 않아서 그것을 대체했다고 보아야지 순수한 아마추어는 아니었죠. 일반적인 의미로, '프로'라는 타이틀은 결국 '이걸로 돈을 번다'를 의미하는 것 아니겠어요? 각종 기술과 정신, 단련된 육체 등은 모두 궁극적으로 '돈'에 의해 파생되는 부가적인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그 '돈'은 어디서 나오죠? 다들 아시겠지만, '팬'들에게서 나옵니다. 모두 한 번은 들으신 문구겠죠. "팬들이 없다면, 이건 그냥 공놀이에 불과하다." 백 번 옳은 말입니다. 팬들은 프로선수의 뛰어난 기량을 보기 위해 기꺼이 돈을 쓰죠. 구단은 팬을 통해 돈을 법니다. 맨날 적자를 본다고 징징대는 KBO 팀들도, 팬들에게 팀명을 통한 모기업의 홍보를 통해 간접적으로 돈을 벌죠. 프로선수들은 그렇게 돈을 번 구단에게 연봉을 받습니다. 당연한 소리만 하고 있네요.

 

그러면 프로스포츠는 '돈'을 위해, 그리고 나아가 '팬'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단기적으로든 장기적으로든 좋은 선수들을 모아서 전력을 만들고, 그 전력으로 좋은 성과를 내서 팬들을 기쁘게 해야, 팬들이 티켓을 사든 관련 용품을 사든 롯데껌을 씹든 한화생명에 암보험을 들든 지갑을 열 테니까요. '탱킹'도 단기적으로는 팬들을 돌아서게 하지만, 필라델피아처럼 장기적인 계획에 따른 탱킹은 나름 인정을 받고 결국 좋은 전력도 만들어 팬들을 다시 불러들였습니다. 선수 역시 팬들을 위해 사인을 열심히 하고, 봉사활동도 하고, 기부금도 많이 냅니다. 사인하는게 너무 재밌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피곤하고 귀찮아도 팬들을 위해 내색 안 하고 하는 거겠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사인 잘 안해주는 프로선수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어린이 팬들에게 사인 잘 해주거나 신발 나눠주는 선수를 좋아하죠. 미첼 흥해라! 러스..ㅠㅠ

 

KBO의 슬로건을 참 좋아합니다.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얼마나 멋집니까. 아이가 있는 스포츠 팬이라면, 자기 응원팀이 이기는 걸 보는 것보다, 자기 응원팀이 이기는 걸 보고 기뻐하는 아이를 보는 걸 더 좋아하기 마련이죠. 반대로, 프로스포츠로 인해 아이가 상처받는 건 무엇보다 피해야 할 일입니다. 중요한 승부에서 졌다? 10연패를 했다? 플옵은 커녕 꼴찌를 했다? 에이스가 다쳤다? 물론 이런 것들도 심하면 아이에게 상처가 되겠지만 이런 건 불확실성 넘치는 승부의 세계에서 언제든 나오는 일입니다. 정말 피하고 싶은 건, '어른의 뒷사정' 으로 아이가 상처를 받는 겁니다. 저는 르브론을 좋아하지만, 디시젼 쇼 같은 촌극은 아직도 납득할 수 없네요. "우리 르브론 형아가 우승하고 싶다고 우릴 떠나가 버렸어" 면 그나마 이해하겠는데, "우리 르브론 형아가 우승하고 싶다고 다른 슈퍼스타들하고 이것저것 짜맞춘 다음에 우릴 떠나가 버렸어"는... 지금도 '이건 좀 아니지'라고 생각하게 되네요. 듀란트는... 듀중계정 사건 때 오클 어린이 팬들이 뭐라 생각했을지. 구단도 마찬가지에요. 보스턴이 아톰 보낸 것 못잖게, 가넷하고 피어스 말년 챙겨주는 것 기억하시지요? "이 정도까지는 괜찮아.우리 팬들 충성도가 얼마나 센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면(후략)

 

구단도, 선수도 목표는 우승입니다. 우승이어야 합니다. "나는 우승이나 플옵은 됐고 스탯 잘 만들어서 연봉 많이 받으면서 살거야"라는 생각은, 설령 그런 생각을 갖고 있어도 입 밖에 내거나 달리 표현하면 안 되는 겁니다. 팬들은 우승을 원하지, 자기 응원팀의 특정 선수가 돈 많이 받는 걸 더 우선시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구단도 선수도 목표는 우승입니다. 팬을 위해서. 그러면, 팬들을 실망시키더라도 우승을 노리는 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르브론이나 듀란트가 팀을 옮기면서, 페이컷까지 감수하면서 우승을 노릴 때, 실망한 사람들은 많았을 겁니다. "아니 우리 르브론(듀란트) 정도면 저렇게까지 안 해도 우승할 수 있을 텐데ㅠㅠ" 그렇게 르브론과 듀란트는 각자 우승을 했지만, 그 우승에 감탄은 많이 했을지언정, 감동은 좀 적게 받았습니다. 아, 르브론이 클리블랜드에서 한 우승은 상황 상 감동적이었습니다. 이건 예외로 둘께요. 골스가 듀란트 합류 전 커탐그로 우승했을 때는 감동적이었어요. 유망주들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한 멋진 우승. 토를 달 게 어딨나요. 그런데 그 이후에는 좀.

 

이제 빙 돌아서 폴 조지입니다. 그는 끔찍한 부상을 이겨내고 최고의 선수가 되었으니, 감동도 감탄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트레이드로 인해, 르브론이나 듀란트와 마찬가지로, 감동은 많이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승할 수 있는 팀을 찾아, 계약기간이 잔뜩 남은 팀을 강제 리빌딩시키면서 떠나갔네요. 팬들의 심정은 아무래도 좋은 것이었을까요? 저는 제 아이가 NBA를 모르고 살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OKC 팬들에게는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팬들 귀한 줄 모르는 구단이나 선수는 차라리 공장을 차려서 도움되는 물건을 만들고 살라는 말을 하고 싶네요. 그저 세상에서 제일 공놀이 잘 하는 사람 및 집단일 뿐이면서. 이런 모습이 일상화되어가는 프로스포츠는, 과연 팬들에게 무엇일까요? 낭만도 감동도 교훈도 줄 수 없고 오직 승부만 남는 걸까요?

 

...이렇게 말을 하면서도 뛰어난 선수에 대해서는 조금이라도 이해를 하고 싶어하는 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런 모양새는 정말... 차라리 팀에서 용병취급해서 실망했다고 해...

 

이상한 글 읽으시게 해 죄송합니다.

NO
Comments
아직까지 남겨진 코멘트가 없습니다. 님의 글에 코멘트를 남겨주세요!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