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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 [F1] 알아두면 쓸데없는 (?) F1 사전 - 레이싱카 1 (공기역학)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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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4-22 20:45:30

 추석연휴 잘들 보내고 계신가요?

 올해는 대체휴일이 끼어있긴 한데 출근하라는 곳도 많을거 같아 오늘이 마지막 휴일이신 분들도 계실것 같습니다.

 그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면서 F1의 알파이자 오메가, 기술의 집약체인 레이싱카에 대해서 두편으로 나누어 써볼까 합니다. 

 

 - 여는말

 

 프론트 윙, 사이드포드, 인테이크, 댐퍼, 서스펜션 등등....

 우리가 F1 중계를 보면 이런 낯선 단어들이 수시로 튀어나와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연 이런 이름들이 레이싱 카의 어떤 부분인지 그리고 어떤 역할을 하는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F1을 처음 보시거나 아직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공기역학 부분에 중점을 두고 레이싱 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부분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고자 합니다.

 

 - 공기역학

 

 공기역학이란 말 그래도 움직이는 물체와 공기간의 상호작용에 대하여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때문에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은 아무래도 항공공학 일겁니다. 항공기를 띄워야 하는데 필수적인 것이 공기의 흐름으로 인해 발생하는 양력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자동차공학에서도 공기역학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항공기와 달리 자동차공학에서는 양력과 달리 공기의 흐름으로 차체를 눌러주는 다운포스가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이 다운포스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원리가 베르누이의 원리입니다.

 

 - 베르누이의 원리

 

 베르누이의 원리는 외부로부터 힘이 작용하지 않을 때의 유체의 속도, 에너지, 압력에 대한 특성을 정리한 것입니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외부의 힘이 없다면 유체의 에너지는 항상 일정하며 속도와 압력은 서로 반비례의 관계를 가져 속도가 빨라질수록 유체의 압력이 낮아지고 속도가 느려질수록 유체의 압력이 강해진다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수도꼭지를 좁게 만들수록 물줄기가 쌔지는 현상이 이를 잘 나타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원리가 레이싱카에서 어떻게 적용될까요?

 

 - 다운포스

 

 베르누이의 원리에 따르면 속도가 빨라질수록 압력은 낮아집니다. 이를 이용해서 차체 밑에 흐르는 공기의 속도를 빠르게 만들어준다면 공기의 압력 즉 밀도가 낮아질것이고 상대적으로 위쪽을 흐르는 공기의 압력이 더 쌔기 때문에 공기의 전체적인 힘은 차제를 밑으로 누르는 형태로 작용합니다. 이것이 바로 다운포스 입니다. F1 레이싱 카가 만들어 내는 다운포스는 속도와 여러가지 요소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최대 6톤의 힘까지 낼수 있다고 봅니다. 이 정도라면 천장에 거꾸로 붙여놔도 안떨어질 정도입니다. 

 

 - 그라운드 이펙트?

 

 초창기 F1 레이싱 카는 다운포스보다 공기 저항을 줄이는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레이싱 카의 형태가 지금과는 많이 다른 유선형의 모습을 띠고 있었습니다.

 

 

 (50년대의 F1 레이싱 카입니다. 현재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죠)

 

 이러한 모습에서 60년대 들어서 다운포스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원시적인 형태의 날개들이 달리고 점점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60년대 말의 F1 레이싱 카의 모습입니다. 지금과 비교하면 간이식으로 달린 날개이지만 어쨋든 달리기 시작했고 전체적인 모습도 약간 납작해졌습니다.)

 

 (수정 : 그라운드 이펙트에 처음 주목한 팀은 로터스였습니다. 1977년 제작된 Lotus 78 레이싱 카는 기존의 차들과는 다르게 앞바퀴 뒤부터 뒷바퀴 앞쪽까지 길게 사이드포드를 구성하고 하부 구조를 Inverted Aerofoil, 즉 비행기 날개를 뒤집은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이로 인하여 비행기 날개로 얻는 양력과는 반대방향으로 다운포스가 생성되었습니다. 또한 차체 측면에 슬라이딩 스커트라는 고무 재질의 가림막을 만들어 외부 공기가 차체 밑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했습니다. 그러나 다운포스가 너무나 강력했기 때문에 고속에서 원하는 만큼의 드래그를 얻을수 없었기 때문에 1977년 말에 제작된 차기 차량인 Lotus 79 에서는 차량 뒤쪽 하부에 일종의 터널을 만들어 공기를 빼내어 이 단점을 보완했습니다. 1978년부터 실전에 투입된 로터스 79는 곧바로 강력함을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11경기중 무려 6승을 거둡니다.)

 그러던 와중 1978년 스웨덴 그랑프리를 앞두고 브라밤 팀(F1의 명 드라이버였던 잭 브라밤이 직접 만든 레이싱 팀)의 엔지니어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하나 내놓습니다.

 앞서 얘기드린대로 차체 밑을 흐르는 공기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밑쪽의 압력이 낮아져 다운포스는 커집니다. 그 얘기인 즉슨 공기의 속도를 조절하지 않고 압력, 즉 밀도를 조절하더라도 똑같은 효과를 얻을수 있다는 것입니다.

 브라밤 팀의 엔지니어들은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차체 하부의 공기를 강제로 빼서 일종의 진공상태로 만드는 방법을 고안해 냅니다.

 이것이 바로 'Fan Car'입니다.

 

 

 (브라밤 팀의 BT46 'Fan Car'. 뒤쪽에 팬에 달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 차의 목표는 차체 뒤쪽에 팬을 달고 옆 부분을 연한 재질의 가림막으로 막은 채로 아래쪽의 공기를 팬으로 빼내서 비약적인 다운포스를 생성해 내는것이었습니다.

 그 결과는 놀라울 정도였는데 기록에서 다른 모든 팀들을 압살해 버린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 차를 운전했던 전설적인 드라이버인 니키 라우다는 차가 코너에서 마치 레일 위를 달리는 것처럼 노면에 붙어있었다고 표현하면서도 운전하기 매우 불편하다고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높은 다운포스는 다른 단점을 낳았는데 코너에서 달리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드라이버에게 가해지는 횡가속도가 덩달아 늘어나면서 드라이버에게 신체적인 부담을 가중시키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 혁신적인 장치는 단 한번의 레이스 이후 FIA에서 금지시키게 됩니다.

 

 - F1 레이싱 카의 공기역학적 목표

 

 그렇다면 F1 레이싱 카에서 중요한 공기역학적인 목표는 다운포스 만일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F1의 레이싱 카는 다운포스 뿐만 아니라 앞쪽으로부터의 공기저항도 고려해야 합니다.

 공기저항이 커질수록 같은 속도를 내기위한 엔진의 출력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되고 이는 차체의 무게를 증가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F1 레이싱 카에 사용되는 엔진은 높은 출력을 위하여 더 많은 공기를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그 엔진을 식히기 위한 공기도 추가로 필요하게 됩니다.

 따라서 F1 레이싱 카의 공기역학적인 목표는 크게,

 

 1. 최소한의 공기저항

 2. 어느곳에서든 원하는 만큼의 다운포스

 3. 엔진에 공급될 충분한 공기와 엔진 과열을 막아줄 공기의 공급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세가지 목표를 F1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만족시키고 있을까요?

 이제 차체의 각 부분이 어떠한 역할을 담당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프론트 윙 (Front Wing)

 

 

 (2017년 맥라렌의 프론트 윙 모습입니다.)

 

 프론트 윙은 F1 차체의 가장 앞부분, 즉 앞 타이어의 앞쪽에 날개 모양으로 이루어진 부분을 통칭합니다.

 프론트 윙이 담당하는 역할은 매우 중요한데, 차체 전체의 다운포스 중 30%가 프론트 윙에서 만들어지며 다운포스 뿐만 아니라 앞 타이어에 과량의 공기가 부딪히면서 타이어가 적정 온도 이하로 내려가는 것을 막아주는 것과 동시에 브레이크 디스크가 일정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충분한 공기를 넣어주고 앞쪽에서 불어오는 난류를 정리하여 뒤쪽으로 보내주는 역할까지 담당합니다.

 이 때문에 프론트 윙은 단순한 형태가 아닌 여러개의 플레이트(작은 날개)가 복잡한 형상으로 조합되어 있는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 형태가 보다 단순해지도록 규정이 수정되었습니다.)

 만약 레이스 도중 프론트 윙이 파손된다면 다운포스가 상당부분 없어지기 때문에 코너를 진입할때 보다 느린 속도로 진입할수 밖에 없고 코너도 느린 속도로 돌아야 하며 타이어의 온도가 급속도로 내려가면서 접지력이 더욱 떨어지고 브레이크 온도를 제어할수 없게 되면서 브레이킹 마저 말을 듣지 않게 됩니다.

 레이싱 도중 가장 많은 파손이 일어나는 부위이며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F1 레이스를 보다 보면 프론트 윙이 파손되면 바로 피트로 들어와 프론트 윙을 교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바지 보드(Barge Board)

 

 

 (2017년 하스의 바지 보드 모습입니다.)

 

 

 (바지 보드의 위치를 나타낸 그림입니다. 빨간색 부분이 바지 보드이며 오랜지색으로 칠해진 부분이 아래에 얘기드릴 터닝 베인입니다.)

 

 바지 보드는 아래에서 얘기할 사이드 포드 혹은 차체 밑부분에서 튀어나와 앞 타이어와 사이드 포드 사이에서 공기 흐름을 제어하는 부분을 담당하는 부분입니다.

 바지 보드가 담당하는 역할도 매우 많은데 우선 앞 타이어와 서스펜션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이 섞인 난류를 제어하고 이물질을 걸러내어 부드럽고 깨끗한 공기를 만듭니다.

 이렇게 제어된 공기는 바지 보드 뒷편에 있는 사이드 포드로 일부가 흘러들어가 엔진에 공급되게 됩니다.

 또한 앞쪽에서 불어오는 난류가 차체 밑으로 빨려들어가 다운포스에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바깥으로 배출해 주면서 이 난류를 오히려 바로 밑부분에 소용돌이 형태로 뿌려주면서 옆 쪽에서 차체 밑으로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일종의 가림막 역할도 수행합니다.

 바지 보드는 레이스 도중 수리를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파손된다면 레이스가 끝날때까지 열악한 환경에 놓일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이탈리안 GP에서 베텔이 해밀턴과의 충돌로 피해를 입은 부분이 바로 이 바지 보드입니다.

 또한 바지 보드와 더불어 드라이버의 운전석 옆쪽이나 프론트 서스펜션 위쪽에 조그맣게 날개 모양으로 나와있는 부분이 가끔 눈에 띄는데 이 부분이 바로 터닝 베인(Truning Vane)입니다.

 터닝 베인도 공기 흐름을 제어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바지 보드 바깥쪽에 달려있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사이드 포드 (Side Pod)

 

 

 (페라리의 사이드 포드 모습입니다.)

 

 사이드 포드는 운전석 옆부분에 있는 공기 흡입구 부분입니다.

 사이드 포드의 가장 큰 역할은 엔진으로 공기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F1 레이싱 카의 엔진은 일반차의 엔진과는 많이 달라 고온에서 최대 성능을 끌어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냉각에 많은 공기가 필요하게 되는데 이 공기를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곳이 바로 사이드 포드입니다.

 일반 차량과는 달리 F1 레이싱 카에는 라지에이터에 팬이 부착되어 있지 않기 대문에 F1에서는 공기의 압력을 높이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 스탭 플레인 (Step Plane), 스키드블록 (Skid Block)

 

 

 (레드불의 2016년 모습입니다. 옆으로 넓게 나와있는 부분이 스텝 플레인이고 가운데쪽에 밝은 색 부분이 스키드 블록입니다.)

 

 스텝 플레인은 F1 레이싱 카의 운전석 옆쪽 밑부분에 길게 튀어나와 있는 판을 가리킵니다.

 이 부분이 담당하는 역할은 차체 하부의 공기 흐름을 다른 쪽과 차단하기 위한 역할을 주로 담당합니다.

 그리고 스키드 블록은 차체 가운데 부분을 가로지르는 덧댄 판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스키드 블록은 아일톤 세나가 이몰라 서킷에서 사고로 사망한 이후 도입되었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은 차체를 하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러나 모든 부품에 공기역학적인 특성이 들어가는 F1 답게 스키드 블록의 옆부분을 부드럽게 가공하여 공기역학적인 이득을 보는 방법이 사용되었지만 FIA에서는 이를 금지시킨 바가 있습니다. 

 이탈리안 GP에서 그로장이 실격을 당한 원인도 이 스키드 블록 옆부분이 규정과 달랐다는 이유였습니다.

 

 - 에어 인테이크 (Air Intake)

 

 

 (2016년 르노의 에어 인테이크 모습입니다.)

 

 에어 인테이크는 운전석 뒤쪽 상부에 위치한 공기 흡입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부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엔진에서 연소에 사용될 공기와 냉각에 사용될 공기의 공급입니다. 1970년 이전까지는 차량 노즈 앞부분에 위치했지만 로터스에서 현재의 형태와 비슷한 에어 인테이크를 선보인 이후로 보다 깨끗하고 차가운 공기의 공급을 위하여 라디에이터나 노면에서 최대한 떨어진 운전석 뒤 위쪽에 설치하는것이 보통입니다.

 에어 인테이크의 내부에는 공기의 속도를 적당히 느리게 만들어주기 위한 디퓨저가 들어가 있습니다.

 각종 규정이 빡빡한 F1에서 이 부분에 대한 규정은 상대적으로 느슨한데 외부 공기의 온도를 인위적으로 낮추거나 산소의 농도를 변화시키지 않는 선에서 지상 95cm 높이내에서 자유로운 형태로 만들수 있습니다.

 

 - 리어 윙 (Rear Wing)

 

 

 (메르세데스의 리어 윙 모습입니다.)

 

 레이싱 카 뒷부분에 달려있는 날개를 통칭합니다.

 프론트 윙과 더불어 가장 많은 다운포스를 만들어내는데 전체 다운포스의 40%가량이 리어 윙에서 만들어집니다.

 리어 윙은 크게 위쪽에 달려있는 플레이트와 옆쪽을 막고 있는 엔드 플레이트 (End Plate)로 구성됩니다.

 위쪽 플레이트들의 역할은 차체를 타고 넘어온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여 플레이트 밑쪽은 낮은 압력, 위쪽은 높은 압력으로 공기의 속도를 조절하여 다운포스를 생성하는 것입니다. 생성되는 다운포스를 조절하기 위하여 각도와 형상을 자유자재로 바꿀수 있는데 각도가 높아질수록 부딪히는 공기의 압력이 쌔지기 때문에 높은 다운포스가 생성되며 낮아질수록 압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다운포스가 적어지게 됩니다.

 엔드 플레이트는 주로 플레이트 옆쪽에 발생하는 소용돌이를 억제하는 역제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예측 불가능한 소용돌이가 발생하게 되면 다운포스에서 불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기 위해 엔드 플레이트가 사용됩니다.

 몇년 전부터 DRS(Drag Reduction System) 시스템이 도입되어 특정 구간에서 플레이트의 각을 내려 직선구간에서 이득을 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디퓨저 (Diffuser)

 

 

 (레드불의 디퓨저 모습입니다.)

 

 디퓨저는 특별한 장치를 가리키는 이름이 아니라 리어 윙 밑쪽에 복잡한 형상으로 설계된 부분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특별한 장치는 아니지만 이 부분이 다운포스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전체 다운포스의 20%가량이 여기에서 만들어집니다.

 디퓨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차체 밑부분을 흘러온 공기를 다시 제어하여 뒷부분으로 뿜어내는 것입니다.

 차체의 밑부분을 흘러온 공기는 점점 속도가 느려지면서 압력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는 다운포스를 떨어트리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디퓨저는 이렇게 느려진 공기를 다시 빠르게 만들어 다운포스를 만든 다음 이 공기를 위쪽으로 느린 속도로 뿜어주게 됩니다. 느리게 보내는 이유는 빠른 속도 그대로 공기를 내보내게 되면 차체 위쪽을 느리게 흘러온 공기와 만나 난류를 형성하게 되면서 순간적인 진공상태를 만들어 뒤쪽에서 차체를 끌어당기는 드래그(Drag) 효과를 만들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기를 내보낼때 최대한 위쪽 공기와 비슷한 속도로 맞춰서 내보내는 것이죠.

 이런 복잡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디퓨저를 설계하는데에 공기역학적인 지식이 매우 많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리고 디퓨저를 잘 설계했을때 어떤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사례도 존재합니다.

 2009년 F1에 참가한 브론 GP는 로스 브론이 혼다 레이싱 F1팀을 인수하여 만든 팀이었습니다. 

 로스 브론은 베네통, 페라리, 혼다의 기술 감독을 역임한 잔뼈 굵은 인물이었는데 F1 규정의 헛점을 이용하여 디퓨저에 놀라운 설계를 가미하게 됩니다.

 오늘날 더블덱 디퓨저, 줄여서 더블 디퓨저 (Double Deck Diffuser) 라고 불리는 설계인데 디퓨저 앞쪽 차체 밑부분에 공기 흡입구를 내거나 틈을 만들고 디퓨저의 가로축을 이중으로 설계하여 공기 흡입구나 틈 사이로 들어온 공기가 이중날 사이로 통과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로 인하여 다른 팀들의 디퓨저보다 훨씬 높은 다운포스를 만들어내게 되면서 팀의 드라이버였던 젠슨 버튼과 루벤스 바리첼로가 무려 도합 8승을 쓸어담으며 2009년 드라이버 챔피언십과 컨스트럭터 챔피언을 가져오게 됩니다.

 이로 인하여 F1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오게 되고 결국 2011년부터 더블 디퓨저는 사용이 금지되게 됩니다.

 그리고 2011년. 

 이번엔 레드불에서 디퓨저를 이용한 노림수를 선보이게 되는데 바로 배기가스를 이용한 방법이었습니다. 이를 블로운 디퓨저(Blown Diffuser)라고 부르는데 원리는 엔진에서 빠져나온 배기가스를 고의로 디퓨저로 뿜어내서 차레를 흘러나온 공기와 배기가스까지 합쳐 보다 많은 양의 공기를 디퓨저로 보내 높은 다운포스를 만들어내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바로 결과로 나타나 2011년 세바스티안 베텔과 마크 웨버 두 드라이버가 무려 13승(베텔12, 웨버1)을 쓸어담으면서 드라이버 챔피언십과 컨스트럭터 모두 우승을 차지하게 됩니다.

 위에 사례를 겪은 F1 팀들은 지금까지도 규정과 씨름하면서 디퓨저에 많은 연구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레이싱카의 공기역학적인 설명은 여기에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부분 말고도 공기역학적인 측면에 관여하는 부분은 셀수 없이 많으니 한번 찾아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 밤에 엔진과 관련된 글을 하나 더 올리고 내일은 목요일부터 시작할 러시아 GP의 프리뷰를 써볼까 합니다.

 그러면 남은 연휴 잘 보내시길 바라면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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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Updated at 2018-09-25 20:10:35

그라운드이펙트가 처음 도입된 차는 1977년에 팀 로터스에서 디자인한 type79였습니다. 이듬해에 마리오 안드레티가 이 차를 타고 미국인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드라이버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죠. 포뮬러 원에서는 82년 질 빌르너브의 사망사고 이후에 그라운드이펙트를 활용하는 윙 카(wing car) 디자인이 전면 금지 됐지만, 인디카 같은 미국쪽 오픈휠에서는 아직도 적극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WR
2
2018-09-25 20:42:02

 아하 그랬군요! 

 다시 찾아보니 로터스의 영향을 받아서 브라밤이 팬카를 설계했군요.

 얼른 수정해야겠습니다 

 안드레티는 온보드 영상을 한번 본적이 있네요. 뷜너브 때문에 금지된거였군요.

 

2
2018-09-25 20:45:47

사이드포드쪽에 스커트를 달아서 외부공기의 유입을 차단하는 구조인데 이 때문에 스커트에 손상이 생기면 다운포스가 오히려 양력이 되버려서 차가 날아가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마크 웨버가 메르세데스 르망팀에서 뛰던 시절에 비슷한 사고가 난 적이 있죠.
https://youtu.be/9kvDkNXLrn4

WR
2
2018-09-25 22:05:41

 오우 아찔한 사고였네요. 

 하부 손상 문제는 아니었지만 뉘르부르크링에서도 차가 오르막에서 평지로 오르는 순간 밑쪽으로 공기가 대량으로 흘러 들어가 차가 날아서 방호벽에 그대로 박혔던 사고도 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때 관중 한명도 사망했었는데 기억에 남았던 이유가 그 코너 이름이 독일어로 '활주로'였다고 하네요. 

1
2018-09-25 22:14:07

저도 기억나네요, 그 사고 때문에 한동안 상용차의 북쪽서킷 기록 측정이 금지되기도 했죠. 그래서 코닉세그가 닛산한테 이를 박박 갈았다던..

2
2018-09-25 23:41:16

Veil님 덕분에 간만에 F1에 꽂혀서 F1 2018 게임까지 이번 연휴에 질러서 즐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려욥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WR
2018-09-26 00:19:39

 칭찬 감사드립니다. 

 저도 F1 2018 사고싶지만 자금의 압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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