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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제품 교환하러 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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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9 14:38:56

지난주 금요일 용산에서 중고 그래픽카드를 구입했습니다.
근데 불량이라 조금전 교환하러갔는데 매장에 직원 한분이 있길래 제품이 불량이라 교환하러 왔다 말하니 씩 한번 웃더니 아무말이 없더군요.
그래서 제가다시 제품 교환하러 왔으니 빨리 처리해주세요 라고 한번더 말했더니 또 아무말 없이 저를 위아래로 한번 훓더니 썩쏘를 날리는겁니다..
순간 중고제품 교환하러 와서 무시하나 생각이 들어 기분이 상당히 나빴습니다.
해서 제가 짜증섞인 말투로 교환하러 왔다구요 어떻게 해야하냐구요, 라고 강하게 말했더니 이번에도 한마디 없이 저를 가만히 쏘아보더니 카운터 앉더군요..
너무 화나고 기가막혀서 지금 저랑 장난합니까 라고 언성을 높이며 뭐라했더니 그래도 무시하고 두리번 거리더군요..
진짜 순간 바보된 기분으로 멍하니 있던중 다른 직원 한분이 들어와서 무슨일냐고 묻길래, 여기는 물건 팔때는 웃으면서 친절하게 하더니 교환하러 왔다니 사람 무시하냐, 원래 장사 이런식으로 하냐며 따졌습니다.
그랬더니 나중에 들어온 직원이 저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 하는말이, 말을 못하시는 분이라 하더군요..

순간 얼굴이 뜨거워졌습니다..
얘길 들어보니 원래 말못하시는 직원분 혼자계시지 않는데 같이 있던 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제가 들어와 물었을때 말을하지 못하니 그저 미소만 보였던 겁니다..
두번째 세번째 말을걸었을때도 그저 말을할수없어 웃기만 한거죠..
결국 다른 직원이 와서 제품 교환하고 집으로 가려는데 너무찜찜하여 다시 돌아가 그분께 정중히 사과했습니다.
그랬더니 같이 있던분이 수화로 전달해 주니 그분이 저를 보고 90도 숙이며 아니다라는 듯한 손짖을 하더군요..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오해는 풀렸지만 집으로 가는길이 맘이 편치만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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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01-09 14:41:54

참, 저도 화가 머리끝까지났다가
부끄러워지네요

WR
2017-01-09 14:43:55

네.. 지금 집에 가는길인데 자꾸 그분의 미소가 생각납니다..
그분은 그저 민망함에 미소를 보인건데 그순가 제 입장에서는 썩쏘로 보였거든요..

5
2017-01-09 14:43:55

내가 한 행동이 "오해"였다는 걸 스스로 깨달았을 때 그 낯뜨거움이란.
그래도 글쓴님께서 사과까지 하셨다니 너무 불편해하지 않으셔도 돼요.
일하다 보면 글쓴님 상황에서 되려 소리지르면서 "아니 왜 말도 못 하는 사람을 혼자 둬!" 라는 사람도 태반이다리구요 ;)

2017-01-09 14:45:43

맞아요 자신의민망함을피하려고 그러는경우도있는거같아요

WR
Updated at 2017-01-09 14:50:45

순간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조금만더 흥분을 가라앉히고 유심히 봤다면 그분이 말을 못하시는 분이라고 충분히 짐작할수있었을텐데 말이죠..

Updated at 2017-01-09 15:06:53

에고 정말 알게 되셨을 때 민망하셨겠군요... 그래도 정중히 사과하셨으니 잘하셨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서 앞으로 화가 날만한 상황에 놓였을 때 상대의 사정에 대해서 좀 더 헤아릴 수 있게 될 소중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요. 저도 다시한번 돌아 보게 되네요.
갑자기 드는 생각이 그래도 그분이 '그런 곳에서도 다른 파트너 분과 함께해서라도 일할 수 있어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면 제가 장애인 분들을 차별하게 되는 걸까요?... 실례될지도 모르겠지만 네이버 웹툰 <나는 귀머거리다> 작가님께 의견을 들어 보고 싶은 스토리네요. (생각해보니 나는 귀머거리다 작가님은 상대의 입을 읽고 구화가 가능하죠... 조금 다른 경우네요)

WR
1
2017-01-09 16:27:44

30대 후반으로 접어들고 가정을꾸리고 철없던 어릴때와는 다르게 제 스스로 성숙했다 생각했는데 이번일을 겪고나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색안경을끼고 바라보았기에 그분이 말대신 지어보였던 미소를 무시한다 생각하여 화냈던 제가 참 부끄러웠습니다.
오늘일이 저에겐 큰 교훈이 된것같습니다.

2017-01-09 16:38:30

상대 반응을 봤으면 종이에라도

적어서 응답을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네요

말을 못하시는 분이면 그런 상황이

자주 생기지 않았을까요

WR
Updated at 2017-01-09 16:50:06

나중에 온 직원이 말하길 그분도 이런경우가 처음이라 당황했다 하더군요.
일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장애가 있어 항상 다른직원들과 같있었는데 하필 잠깐 혼자 있을때 제가 방문했으니..

2017-01-09 17:07:48

그래도 몸짓으로 제스쳐라도 취해주거나, 메모를 해줬다면

이렇게 까지 서로 불편하진 않았을거 같네요...

1
2017-01-09 17:16:48

윈윈으로 생각하셔도 될거 같습니다.

킹브롱님께서는 순간의 분노와 민망함으로 깊은 깨달음(?)을 얻으셨고

그 직원분은 분노가 난무하는 시대에
비교적 작은 상처로 상황대처방법을
배우신거라고 생각 하시면 맘이 좀 편하실까요.

2
2017-01-09 17:49:39

전 이 상황에서 글쓴분이 '전혀' 부끄러워하거나 반성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매장에서 손님을 응대해야 하는 서비스직 직원이

말을 못할 줄 예상하는 것은 너무 힘든 일 아닌가요?

이번 일은 그냥 그 직원분이 경험이 없었고 당황했기에 종이에 적거나 손으로 의견을 내지 못하셨던 거지,

글쓴분이 부끄러워 할 일은 1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신 굉장히 당혹스러우셨을 것 같네요 다른 직원분의 설명을 듣곤.

WR
Updated at 2017-01-09 18:54:48

네 저도 처음엔 몰랐기에 제 잘못이 아니라 생각하고 제품 교환만 하고 그냥 나왔는데 가는길에 계속 찜찜하더라구요..
사람 마음이라는게 참..

2017-01-09 17:51:31

저도 조금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장애아동이 있는 시설에 봉사하러 갔는데 어린 아이 한명이 울면서 난리를 치더군요.
제가 붙자고 원하는게 무엇이냐고 정확히 말해야 들어준다고 했는데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알고보니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여서 본인이 불만을 그렇게 표현했던 거였습니다. 
순간 내 행동이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었고, 
그런 시설에서 행동할 때는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WR
2017-01-09 18:54:00

냉정히 따져 제 잘못이 아니더라도 말씀처럼 저도 제 행동으로 혹여나 상처가 되지 않았을까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2
2017-01-09 19:28:58

판매직인데 소통에 문제가 있는 직원을 고용했다면 매장 주인이 대인배이네요.

종이에 장애로 인해 대화가 어렵다고 썼으면 좋았을걸 그분도 당황했겠죠.

정중히 사과하고 나왔으니 부끄러워할 필요 없으십니다.

2017-01-10 09:54:23

비슷한 상황은 아니지만 변두리에 있는 박물관에서 일한적이 있는데 아이가 헤매고 있길래 아빠나 엄마 어딨어? 라는 질문에 머리가 희끗희끗한 나이 지긋이 먹으신 분은 손가락으로 지목하기에 "아.할아버지랑 같이 왔구나" 라고 말했지만 아빠였다는;; 죄송하다는 인사드리고 서로 먹먹해 했던 기억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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