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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의 시즌 첫경기 소감 (부제: 여러분, 감독이 이렇게 중요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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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10-27 18:53:02

랄이 2016-2017시즌 첫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개막식 스테이플 센터를 찾은 많은 관중들에게

즐거움과 행복함을 선사했습니다. 상대가 지난 시즌 플옵진출팀이자 하든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이끄는

휴스턴이라서 홈경기이지만 어렵겠다라는 생각을 가져서 그런지 생각지 못한 승리라 더욱 기쁘네요.


랄은 2011-2012시즌 이후 지난 시즌까지 5시즌 동안 홈개막전에서 승리한게 딱 1번일 정도로 유독

개막전에 약한 모습을 보여왔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승리는 더욱 값져 보이네요.


오늘 경기에서 레이커스가 구단 신기록을 하나 세웠는데.... 개막전에 뛴 선수들중 21세이하인 선수가

3명이 포함된 첫 경기였다고 합니다. 그 3명은 바로 디앤젤로 러셀, 줄리어스 랜들, 브랜든 잉그램이죠.

그만큼 랄은 확 젊어졌고 유망주들이 득시글 거리는 팀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오늘 스타팅 라인업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디앤젤로 러셀-닉 영-루올 뎅-줄리어스 랜들-티모페이 모즈코프

루윌이 주전 슈가로 나올줄 알았는데 의외로 닉 영을 주전 2번으로 세웠더군요. 닉 영이야 원래 2번과 3번을

모두 커버하는 선수라서 2번에서 뛰는게 어색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시즌만 해도 거의 중용되지 못하던

선수가 개막전 주전으로 나올줄을 몰랐습니다. 아마도 프리시즌에 보여줬던 강렬한(?) 모습이 많이

작용한게 아닌가 싶네요.


오늘 경기를 선수별로 리뷰해보겠습니다.


디앤젤로 러셀

이 팀의 실질적 1옵션인 러셀은 오늘 29분을 뛰고 20득점, 3어시스트에 40% 3점슛 성공률을 보여줬습니다.

지난 시즌 첫경기에서 26분을 뛰며 4득점, 2어시스트를 기록했던 것을 떠올리면 장족의 발전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이번 시즌 정말 기대되는 선수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다만, 오늘 경기에서 막판 클러치

타임에 경험미숙이라서 그런지 어설픈 판단으로 자칫 위험할뻔 한 상황을 보여주기도 했었는데

이것 역시 경기 경험이 쌓이게 되면 점차 나아지리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막판에 몸을 날려서 흐르는

볼을 잡아내어 승기를 굳히는 허슬도 보여줬네요.


줄리어스 랜들

개인적으로 지난 시즌 랜들은 까야 제맛이라는 명언(?)에 맞춰 숱하게 깠었습니다. 실제로 까일 플레이를

많이 했었죠. 그런데 오늘 경기를 보고 딱 드는 생각이... "우리 랜들이 달라졌어요!"

오늘 랜들은 러셀과 함께 팀내 가장 많은 29분을 뛰면서 18득점, 6어시스트, 7리바운드에 82%에

육박하는 야투율을 선보이며 마치 드레이먼드 그린스러운 스탯을 선보였습니다.

솔직히 오늘 랜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 녀석 도데체 약이라도 먹은거야? 어떻게 이렇게 바뀌었지?'

제가 알던 랜들은 공격할때에도 자기가 공들고 천천히 중앙선 넘어와서 여차하면 그대로 골밑으로

무조건 돌진하다가 우겨넣기 슛을 던지던 녀석이었는데 오늘 경기에선 그런 랜들은 없었습니다.

지난 시즌 마치 앞만보고 돌진하는 코뿔소 같은 녀석이었다면 이번 시즌 첫경기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완급을 조절할 줄 알고 자기가 해결하기 보다는 가급적이면 주변을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특히나 러셀과의 호흡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오늘 랜들의 어시스트를 상당수

메이드 해준것도 러셀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더 인상 깊었던 것은 랜들의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확실히 단언하건데 지난 시즌에 비해 시합에 집중하는 부분이 높아 졌습니다.

막판 클러치 타임때 하든을 수비하다가 옆으로 뚫리니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쫓아가 체이싱 블락으로

마무리 짓는 모습은 저로 하여금 소름이 돋게 만들더군요. 지난 시즌의 랜들이었으면 그냥 놓치거나

조금 쫓다가 말았을테니까요. 랜들이 이번 오프시즌 룩 월튼이 감독으로 부임하자 월튼이 자신을

드레이먼드 그린처럼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기대하는 모습을 보이길래 피식 웃어 넘겼는데

오늘 같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습니다.

원래 랜들은 까야 제맛인데 이런 식이면 앞으로 별 재미(?)는 없겠군요.


조던 클락슨

이 녀석은 최근에 슬램덩크를 읽은 건지 자기가 서태웅도 아닌 것이 후반을 위해 전반을 버렸던 걸까요?

전반 내내 꼴랑 2득점 올리며 부진한 모습을 보여줘서 걱정했는데 후반 시작하면서 무섭게 타오르며

23득점을 몰아치고 중요할때 마다 3점, 스틸, 레이업 등등 후반전은 완전 클락슨의, 클락슨을 위한,

클락슨에 의한 시합이었습니다. 결국 클락슨은 25분을 뛰며 25득점, 3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했고

팀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다시금 2014년 드래프트때 2라픽 사와서 클락슨을 지명하자고

빡빡 우겼던 랄 스카우트팀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당신들의 눈은 정확했습니다.


티모페이 모즈코프

저 역시 지난 오프시즌 랄이 그에게 연 16밀 계약을 안겨주었다는 소식을 듣고 싫은 소리를 안할 수

없었습니다. 1조던 이후 1모즈코프라는 새로운 화폐개혁을 일으키며 랄팬들의 분노와 다른 팀 팬들의

조롱을 한 몸에 받아왔던 모즈코프가 오늘 화폐개혁의 정당성을 스스로 입증하려 애써주었습니다.

22분간 뛰며 12득점, 8리바운드(4 공리), 2어시스트에 60%의 야투율을 기록했습니다.

기록을 떠나서 모즈코프의 가세는 팀의 1옵션이 된 러셀에 날개를 하나 더 달아준 격이 되었습니다.

러셀의 픽앤롤 파트너로써 좋은 호흡은 기본이고 스크린도 잘 서주고 생각보다 코트위해서 상당히

잘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게다가 공격시에도 리바운드에 대한 열정이 대단합니다.

많지는 않지만 필요할 때면 주변에 동료에게 찔러주는 패스도 제법 괜찮더군요.

룩 월튼이 그에게서 보것의 향기를 느꼈던 걸까요? 보것스럽게 진화하는 모즈코프를 더욱 기대합니다.


루올 뎅

뎅은 오늘 28분을 뛰며 7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습니다. 수치상으로 보면 주전 스포치고는 초라한

성적이죠. 하지만 오늘 경기를 보면서 왜 랄이 뎅을 영입했는지를 확실히 느끼게 해주더군요.

기본적으로 - 예전에 비하면 많이 죽었지만 -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막판 클러치 타임때

어린 선수들이 자칫 흥분하여 페이스가 말릴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다들 침착하게 시합에 임할 수 있게

조절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막판에 랜들이 공들고 급하게 들어가려고 하니 자신에게 공 달라고

해서 받은뒤 템포를 늦추며 - 랄이 이기고 있던 상황 - 여유롭게 판세를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저래서 팀에 베테랑 선수가 필요한거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하더군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어린 유망주들 다독 거리며 잘 키워주시길....


닉 영

오늘 닉 영의 모습은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어시스트 보다는 슈팅 본능에 휩싸여서

열심히 슛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줬죠. 그런데 하나 그가 바뀐게 있다면 수비를 임하는 자세였습니다.

확실히 예전에 비하면 수비에 좀 더 열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대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룩 월튼도

닉 영이 팀내 가장 열정적인 수비수라는 평가를 했던게 이해가 갔습니다. 다만 오늘 슛감이 그리 좋지는

못해서 좀 아쉬웠네요.


브랜든 잉그램

2픽 루키 잉그램의 데뷔전 성적은 24분 출장에 9득점, 3리바운드였습니다. 지난 프리시즌 부터 룩 월튼은

그에게 중앙선 너머까지 공을 몰고 나오는 역할을 계속해서 맡기더군요. 벤치 멤버로 나오긴 하지만

루키에게 그것도 가드도 아닌 포워드에게 그런 역할을 맡기기가 쉬운건 아닌데 과감하게 맡기더군요.

물론 잉그램은 그 역할을 충분히 잘 해내구요. 벤치에서 나오긴 하지만 24분 가량의 플레잉 타임은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님을 감안하면 당분간 이런 식으로 하면서 점점 늘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 친구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래리 낸스 쥬니어

래리 낸스 쥬니어도 이제 벤치멤버중에 코어 선수가 된것 같습니다. 클락슨, 잉그램, 블랙, 루윌과 더불어

벤치에서 나오지만 에너지 만큼은 주전 못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며 상대팀으로 하여금 벤치라고

맘편하게 뛰지 못하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실제로도 벤치멤버들의 득점 마진률이 주전들보다 더

좋았던 것을 보면 랄의 벤치멤버들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점점 증명해나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루 윌리엄스

14분 뛰고 12득점, 2어시스트, 3스틸.

오늘 팀내 최고 득점 마진률 (+17)에 최고 PER (39.4)를 기록했습니다.

오늘도 득점의 절반은 뜯어먹기 자유투로 얻어내는 그는 정말이지 득점에는 만랩인것 같네요.


마르셀로 후에르타스

5분 뛰었는데 3어시스트. 이렇게 이타적인 넘을 봤나...


메타 월드피스

2분 뛰었는데 3파울. 벤치멤버 중에 유일하게 득점 마진률 마이너스를 기록한 월피.

다음번엔 잘하자...




마지막으로....

오늘의 MVP 룩 월튼

생애 첫 감독직을 맡아서 가진 첫 경기를 기분좋게 승리로 장식했습니다.

감독 경력이 전무한지라 기대반 걱정반이었는데 짧은 시간 동안 나름 팀에 색깔을 입혀 나왔네요.

남들이 조롱하고 욕했던 모즈코프의 선택, 그리고 노장 뎅 영입.

이해하지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믿고 지켜봤는데 이렇게 보란듯이 화답을 해주네요.

덕분에 농알못이 되었을지언정 기분은 좋네요.

아직 수비력은 많이 부족해 보이지만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짧은 시간 동안 확실하게 팀 공격력 하나만큼은 제대로 색깔을 입혀서 선보인게 대단해 보입니다.

수비는 앞으로 점점 조금씩 더 나아지리라 기대해보구요.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처럼 코비의 은퇴이후 스캇을 냉큼 잘라버리고 젊은 룩 월튼을 영입하여

젊은 선수들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도록 만들어 주었더니 기대이상으로 잘 해나가고 있네요.

확실히 감독이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스캇이 물러가고 룩 월튼이 오게 되면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스캇을 해임하고 룩 월튼을 영입한건 짐 버스가 랄을 운영하면서

한것 중에 가장 잘한 결정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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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10-27 17:33:41

진짜 오랜만에 농구보다 즐겁고 행복하다는 느낌까지 받은 하루였네요

1쿼터 볼때는 이정도만 해주면 져도 만족이라면서 봤는데 쿼터가 지나면서 왠지 지면 아쉬울것 같은 느낌도 들더군요

2016-10-27 17:34:25

윌튼감독이 커감독 대신할때 잘할때는 그래도 골스고 커리,탐슨을 보유하고있으니 잘하겠지

했는데 레이커스를 이렇게 바꿔놓는거보니 대단한거같네요
특히 모조가 몸상태가 많이 좋아졌나보네요
클블있을때와는 다르게 몸이 좋아보이네요
2016-10-27 17:47:18

댄토니는 이 멤버로 도대체 뭔 짓을 했던걸까요

2016-10-27 18:02:20

댄토니는 13-14시즌에 맡았었습니다. 지금이랑 겹치는 선수는 닉 영 뿐일거에요.

2016-10-27 18:07:39

아 바이런 스캇이요!!

2016-10-27 18:33:51

바이런 스캇 덕분에 감동의 맘바아웃 경기와 기대의 2번픽 잉그램을 얻은 것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차기 감독 월튼이 최고의 팀에서 감독대행하며 경험치 쌓을 시간까지 벌어줬네요. 저는 바이런 스캇에게 떡이라도 사주고 싶네요.

2016-10-27 18:31:33

 글에서 기쁨이 묻어 나오네요. 읽으면서도 기분이 좋네요 하하.  글을 많이 올려주시는 쿨션님인데 지난 시즌에는 글에서 슬픔, 암울이 많이 묻어 나왔는데, 이렇게 레이커스가 좋은 경기를 하고 기뻐하시는 걸 보니 좋네요.

WR
2016-10-27 18:57:55

랄이 드디어 바닥치고 올라가는 것 같아서 기쁘네요.

이젠 랄 경기를 보면서 희망도 같이 볼 수 있을것 같아서 기대됩니다.

Updated at 2016-10-27 18:39:58

글 잘 봤습니다

저 극렬 혐오 팬 아닙니다. 그러나 이전 감독님의 운영하시는 레이커스 경기는 도저히 볼 자신이 없었습니다 

첫 경기 팬분들이 기분 좋게 보시는 거 보니 다시 봐도 괜찮겠네요(LAL 는 사실 한국인에게 두번째 홈이나 마찬가지죠. 한인 동포분들 사랑합니다 )

히트 팬으로서 뎅이 벌써 그립습니다. 정말 제대로 된 프로 스포츠 맨이여요. 큰 기둥으로 LAL 에 이름 남기길!
WR
2016-10-27 18:59:10

스캇 감독의 경기는 정말 보기 힘들었죠.

그래도 랄에게 2픽을 안겨주고 떠나간것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합니다.

2016-10-27 20:08:42

글 잘 읽었습니다
매력적인 팀이네요 레이커스

2016-10-27 23:35:23

오늘경기 끝까지 봤는데 적어주신 것과 제생각이 아주 맞아떨어지네요
저는 글쓰는 재주가 없어서.. 부러워요!
제가 본 오늘 경기를 양파군으로 요약 하자면 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2016-10-27 23:54:23

근 3년가까이 본 레이커스 경기중 가장 깔끔한 경기이고 배울점이 보이는 경기였습니다.
물론 아직 완벽한 팀플이나 전술에 의한 득점보다는 개인의 기량에 기대는 모습이 보였지만 모즈고프를 보것처럼 쓰면서 러셀과 클락슨의 반경이 넓어지는건 한동안 레이커스에서 보지못한 장면이라 신선했고 또 작년과 다르게 메이킹해주는 요 2년차 3년차 녀석들을 보니 코비가 떠난게 아쉽지 않구나 싶더군요.
특히나 닉영이..전 정말 닉영이 싫어합니다. 요녀석은 맥커터라서 공잡으면 같은팀 맥을 끊는짓을 잘하죠...근데 오늘은 패스도 곧잘 주고(물론 멀었습니다) 뭣보다 레이커스에서 못막을 하든을 죽어라 따라다녀주더군요. 러셀 클락슨은 몸빵에서 안되고 메타는 느리고 랜들 낸스는 스피드가 안되고 하든을 제어할 선수가 없었는데 닉영이 그 못하던 수비를 (오늘도 물론 잘한건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하든을 귀찮게 하더군요.
룩이 온후 팀원자체는 큰 변화가 없는데 모두들 다 달라진것 처럼 보입니다. 코비라는 존재로 사실 작년엔 룩이 왔어도 별 차이점을 만들기 어려웠는데 작년을 스캇과 코비의 마지막 시즌 및 애기들 경험치 획득으로 보내고 새판을 룩과 짠 레이커스 경영진에 찬사를..보내긴 좀 이르지만...;;암튼 오랜만에 즐거운 경기를 시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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