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퍼즈 대 워리어스 경기 간단 후기
생방으로 못 보고 저녁에야 뒤늦게 봤네요. 경기를 보니 스퍼즈가 템포를 의식적으로 올리는 경기를 했다기보다 그냥 워리어스의 수비가 쉽게 뚤리면서 물 흐르듯 경기를 한 게 아닌가 합니다. 특별히 얼리 오펜스를 지향한 것은 아닌 듯하고, 셋오펜스에서 골밑 공략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이라 굳이 무리하며 템포를 높일 필요도 없었고요.
* 스퍼즈
- 카와이는 점퍼 감각이 그다지 좋지 못했던 것 같고, 점퍼 불안을 골밑 공략으로 잘 만회한 경기였네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예상했듯 볼핸들러 롤이 많아졌습니다.
- 그런데, 카와이는 일반적인 가드들이나 릅/듀 같은 탑 픽앤롤러와는 거리가 있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해요. 오늘도 35점 맹활약에 묻히기는 했지만, 탑픽앤롤 과정에서 돌파를 할 듯 말 듯 어물쩡하다가 공을 돌리는 바람에 공격시간만 소모하는 장면이 두어 차례로 보이기도 했습니다(실제로 그 때문에 공격이 어그러지기도 함).
- 개인적으로 카와이는 코비나 조던 유형의 엘보우/포스트 공략이 좋은 정통 스윙맨 공격수에 가깝다고 보고, 화려한 드리블보다는 단거리의 피지컬한 돌파를 훨씬 잘 해내는 스타일이라 생각합니다(지난 플옵에서 잘 보여줬다고 보고, 오늘도 이기를 상대로 잘 했죠). 그래서 오히려 큰 경기에 강한 에이스 스코어러의 DNA를 가졌다고도 판단하는데, 탑 픽앤롤 비중보다 림에서 좀더 가까운 엘보우나 포스트에서의 페이스업 형태의 공격을 더 빈도 높게 가져갈 필요가 있지 않나 해요.
- 지난 시즌 후반기에 알드리지의 공격 비중이 증가하면서 스퍼즈의 패스와 어시스트 수가 다소 감소한 바 있습니다. 스퍼즈의 모션 오펜스나 리그 트렌드를 반영한 혼즈셋(혹은 그 변형 포메이션까지)이 기본적으로 빅맨을 자유투 라인 쪽으로 끌어 올린 후 가드-윙맨들의 볼없는움직임을 극대화하는 공격세팅인데, 포스트업(그리고 페이스업)에 능한 알드리지나 카와이에게 아주 적합한 셋포메이션은 아니지 않나 하고요. 오늘도 전형적인 스퍼즈의 모션 오펜스는 많이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일반적인 수준의 픽앤롤과 일대일이 더 주를 이루었다고 봅니다. 다만, 워리어스 수비가 워낙 헐거워지면서 픽앤롤이 어시스트로 잘 연결된 게 있었죠.
- 가솔은 커리의 돌파에 반응이 좀 느려 보였고(세 번 정도 제대로 뚫린 듯), 시몬스는 득점도 득점인데 자신감과 에너지레벨이 올시즌 스퍼즈에 꽤 기여할 것 같은 느낌이네요. 폽감독한테는 단비 같은 존재가 될지도....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데이빗 리도 좀 활기를 찾은 듯해 보여서 좋고요.
* 워리어스
- 뭔가 선수들의 마음 상태가 아직 정규시즌에 이르지 못한 느낌이었네요. 수비가 너무 뻥뻥 뚫렸고, 수비리바 자체가 안 되니 속공은 언감생심...
- 파출리아의 존재감이 떨어지리라는 건 예상이 많이 된 부분이기도 하고, 웨스트는 사실 정규시즌에 나름 활약하더라도(컨트롤타워로) 피지컬한 플옵에서까지 기대하기는 어려운 빅맨이라고 봅니다. 그러면 그린과 듀란트가 페인트존 수비에서 날라다녀야 할 텐데, 과연 보것이 있을 때보다 전력이 상승하는 걸까 하락하는 걸까 저는 그게 궁금하네요.
- 탐슨은 예상 외 부진이지만 곧 올라오겠죠. 개인적으로 탐슨은 스텝업하리라 생각합니다. 골밑 수비가 불안하면 클러치 슈터가 버닝해줘야 하니 더더욱... 듀란트는 늘 그렇듯 잘 하네요. 이기는 뭔가 공격에서 롤이 훨씬 모호해 보였고, 커리는 몇 경기 더 하면 웜업이 되겠죠. 그런데 그린은 왜 컨트롤타워의 역할로 잘 보이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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