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텟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더 좋은 선수인가? feat. 로즈/서부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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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8-09 09:17:31
논쟁에 파이어를 더할 의도는 없습니다.
다만 저도 침대에 누워서 곰곰히 진지하게 생각해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한번 같이 오픈해서 브레인 스톰잉 해보려 합니다.
생각의 발단은 라머커스 알드리지였습니다.
우선 이번 시즌 라마커스 알드리지를 생각해보면,
14-15 포틀랜드 PTS 23.4
15-16 샌안토니오 PTS 18
무려 평득이 5.4나 하락했는데, 이 스텟만 놓고 알드리지가 기량이 하락했다고 볼 순 없었습니다.
오히려 샌안은 골스 다음으로 리그를 파괴하는 승률을 보이는 강팀으로 전년도 보다 더 강하게 되었죠.
여기서 모든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과연 좋은 선수란 스텟이 좋은 선수인가? 아님 비록 스텟에는 안 나타나지만 팀이 많이 승리하게 제대로 자기 역할을 한 선수인가? 아님 스텟이란 상대적인 것인가?
수치로만 보면 전성기 서부룩(14-15)이 로즈(10-11) 보다 높습니다. 평득만 놓고 봐도 28.1 대 25로 서부룩이 압승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알드리지의 예처럼 환경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10-11 불스는 팀의 시즌 전체 평득이 98.6입니다. 14-15 OKC는 104입니다.
이를 놓고 숫자놀이를 해보면, 로즈의 PTS 25는 불스팀 전체평득의 25.4%이고, 서부룩의 PTS 28.1은 OKC팀 전체평득의 27%입니다. 만일 서부룩이 불스에 있었다고 가정하면 98.6의 27%는 26.6이 되고, 로즈가 OKC에 있었다고 가정하면 104의 25.4%는 26.4로 이렇게 가정하면 서로 0.2차로 큰 차이가 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한가지 더 해보자면 분당 득점력을 계산해 보면 로즈 25/35.2 = 0.7PTS/MIN이 되고, 서부룩은 28.1/34.2 = 0.8PTS/MIN이 되어 큰 차이가 없습니다. 최대한 활약하는 팀의 환경을 비슷하게 조절해보면, 스코어링으로 서부룩이 로즈보다 아주 조금 더 넣었다고 보면 됩니다.
불스는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득점으로 이기는 팀이 아니라 상대를 자기보다 조금 못 넣게 해서 이기는 팀입니다. 10-11 당시의 로즈의 동료 득점력을 한번 보겠습니다. 평득 10점 이상 혹은 근처에라도 간 선수를 모아 보면,
부저 17.5, 노아 11.7, 뎅 17.4, 코버 8.3....
서부룩의 14-15 동료들을 보겠습니다.
모로우 10.7, 웨이터스 12.7, 칸터 18.7, 듀란트(27경기 출장) 25.4, 잭슨 12.8, 이바카 14.3, 이 밖에 어거스틴과 아담스가 8점 언저리에 활약하고 있습니다.
저는 14-15 OKC는 서부룩 혼자만 활약한 시즌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듀란트가 부상으로 아웃되고 서부룩 혼자서 트리플 더블 공장처럼 찍어내며 매일 매일 염용근 기자가 쏟아내는 서부룩 기사들 때문에 그렇게 체감 했습니다. 하지만 이글을 쓰면서 기록을 살펴보니 14-15 OKC는 화력에서 서부룩만 있었던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듯 공격 화력에 있어서는 스텟상으로는 14-15 OKC가 10-11 불스보다 강합니다. 그러나 결과는 10-11 불스 62승 20패 리그 1위. 14-15 OKC 45승 37패 서부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도무지 로즈와 서부룩 개인 스텟만 가지고는 아무리 수치가 차이 난다고 해도 낮은 승률과 낮은 성적을 낸 만큼 저는 14-15 서부룩이 10-11로즈보다 더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 하는 것이 과연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의 신체적 기량으로만 본다면야 서부룩이 더 괴랄한 운동능력을 보였는지 모르겠으나, 과연 어떻게 이걸 평가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Bulls 10-11 |
OKC 14-15 |
||
PTS | 98.6 | 104 | |
OffRtg | 105.5 | 104.5 | |
DefRtg | 97.4 | 103.1 | |
OppeFG% | 46.3 | 48.9 | |
PACE | 92.91 | 98.35 |
좀 더 Advanced한 스텟을 보기로 해보죠. 답이 안 나오니...
OffRtg는 100포제션당 몇점을 득점 했는가의 수치입니다. 이는 오히려 불스가 OKC보다 더 앞서며, 이는 더욱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공격을 했다는 의미입니다.
DefRtg는 100포제션당 몇점을 실점 했는가의 수치로 확실히 불스의 수비력이 돋보이며 티보두 감독의 농구 철학이 무엇인지 가장 잘 보여주는 수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OppeFG%는 상대편 야투성공율로써 이도 불스의 수비력을 보여주죠.
근데 왜 OKC의 평득이 높은가는, PACE를 보면 됩니다. PACE는 48분간 몇번의 포제션을 가져갔는가의 수치입니다. 48분동안 OKC는 98번의 포제션을 가져 갔고, 불스는 93번의 포제션을 가져 갔네요.
이 수치만 놓고 보면 간단하게 14-15 OKC는 불스보다 더 빠른 페이스로 더 많은 공격 기회를 가졌으나, 비효율적인 공격으로 오히려 OffRtg가 불스 보다 낮으며 무엇보다 수비에서 넣은만큼 그대로 상대에게 득점을 내 주어서 승률이 45-37을 기록했다고 보면 됩니다.
로즈와 서부룩의 비교도
Rose | Westbrook | |
PTS | 25 | 28.1 |
FGA | 19.7 | 22 |
FG% | 44.5 | 42.6 |
결론은 10-11 불스의 수훈 갑은 티보두의 수비전술을 구축한 감독의 능력과 노아를 비롯한 불스 선수들의 수비력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으며, 공격에 있어서는 로즈가 한자루 창으로써 그 역할을 필요할 때마다 적제 적소에 해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로즈가 잘나서 저런 수치가 나온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도록 팀이 환경을 만들어주었고, 로즈는 그 임무를 잘 수행하여 생겨난 결과라고 보면 되지요.
불스의 이후 몰락의 역사는 간단하게 이 공식이 무너져 로즈의 부상으로 창날이 무뎌지고, 수비가 붕괴하면서 몰락한 것이죠. 그리고 새로온 호이버그 감독이 조각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모른다는 것이고, 정말 만약에이지만 10-11로즈가 지금 불스로 간다고 해도 MVP시절의 위용을 보이지는 못할 것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결국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글을 써놓고 보니,
'선수의 스텟은 그 선수의 위대함을 보여준다기 보다는 그 당시 팀에서 그 선수의 수행한 역할을 대변해 주는 수치다.' 라고 말하고 싶네요. 물론 기회를 줘도 그만큼 못 보여주는 선수들도 많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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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이네요~
이렇게 보니까 그당시 로즈는 정말 아이버슨 같게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