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포드 OUT으로 본 애틀란타
비비-조 존슨-마빈 윌리엄스-조쉬 스미스-알 호포드로 기나긴 암흑기를 거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이후로 줄곧 플옵컨텐더의 자리를 유지해온 애틀란타였습니다. 이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릭 선드와 조 존슨과 마빈 윌리엄스에게 큰 계약을 안겨줍니다.
이후, 데니 페리가 오면서 조 존슨-마빈 윌리엄스의 계약들을 덜어내고 기존 멤버였던 티그-호포드를 주축으로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본격적으로 스퍼스 시스템을 따라가면서 감독도 부덴홀져로 임명하죠. 코버, 밀샙 등 시스템 농구에 적합한 선수들로 자리를 채우고 동부 1위라는 성적을 거두는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다만, 플옵에서 연속으로 캡스에게 스윕패를 기록하면서 변화를 가져와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오프시즌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났네요. 오랜 기간동안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들로 뛰어왔던 티그와 호포드가 모두 팀을 떠났습니다. 티그야 명백히 재계약을 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12번픽과 바꾸었고, 호포드에게 역시 무조건 잔류시킬 마음이 없었던 거 같습니다.
여러 소스에 의하면 일단 애틀란타는 호포드에게 5년 계약을 제시했지만, 맥스딜은 아니었습니다. 반면 보스턴은 4년 맥시멈을 제시했습니다. 다르게 보면 호포드를 무조건 잔류시키겠다는 의도는 없었던 거 같습니다. 중간에 밀샙의 보내면서 샐러리를 비우겠다는 움직임도 호포드를 그냥 떠나보내지 않겠다는 의중만 보여준 것이지 심각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호포드를 잡았을 거라면 켄트 베이즈모어보다 우선순위로 호포드와의 계약을 진행했을 거라고 봅니다.
결정적으로 오프시즌 시작과 함께 적극적인 미팅을 통해 동포지션에 홈타운 보이였던 드와잇 하워드에게 나름 큰 금액을 주면서 데려온 것 자체가 애틀란타가 호포드에 목매지 않겠다는 의중을 이미 내비친 거겠죠.
또한, 차후 시즌을 봤을 때도 호포드에게 많은 돈을 쓰지 않은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우선 다음 시즌이 끝나게 되면 비교적 노장들인 티아고 스플리터, 카일 코버, 타보 세폴로샤 그리고 현재 마약과 연루된 마이크 스캇까지 20mil이 넘는 샐러리가 비게 됩니다. 물론 이 샐러리의 대다수는 이번 시즌에 얼만큼 해줄 지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데니스 슈뢰더의 재계약에 쓰이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호포드까지 잡았다면 사치세를 낼만큼의 상황이 아닌 애틀란타에게는 큰 부담으로 돌아왔을 겁니다.
올해 5월 8일 엔게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호포드는 분명히 매력적인 선수입니다. 4-5번을 다 소화할 수 있고, 3점까지 가능한 슈팅레인지를 가지고 있으며, 스크린이나 수비에서도 평균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죠. 보드장악력이 떨어지고 번뜩이는 모습이 없다고 해도 어느 팀이나 군침을 흘릴 만한 선수죠.
그래서 호크스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호포드를 잡기에는 현상유지 밖에 안되는 결과이고, 호포드를 대안없이 보내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이 몇 해전에 있었죠. 바로 조존슨과의 계약입니다. 당시 조 존슨이 맥시멈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은 있었지만 그렇게 쉽게 애틀란타와 그런 계약을 맺을 줄은 몰랐죠. 애틀란타는 그 당시 조존슨이 나간다면 다시 90년대후반부터 이어진 긴 암흑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안들 수가 없었을 겁니다. 조 존슨은 애틀란타가 리빌딩에 성공하기 시작한 상징적인 선수였으니까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계약이라고 보기는 힘들었고 페리가 GM으로 오면서 브룩클린과의 트레이드에 성공하며 소위 말하는 오버페이의 전형적인 선수가 되어버렸죠.
그렇다면 이번 호포드 FA는 어떻게 될까요? 호포드도 조존슨 시대와 현재를 이어주는 호크스 중흥기의 상징적인 선수입니다. 게다가 팀의 훌륭한 조각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여러 팀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음에 분명합니다. 때문에 호포드를 잡기 위해서는 다른 팀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물론 계약금액이나 기간에서는 호크스가 가장 유리하기는 하지만 글쎄요?
조존슨처럼 큰 금액을 바로 싸지르는(?) 선택을 하지는 않을 거 같기는 합니다. 실제로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에 호포드 관련하여 루머가 많이 나오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슈뢰더or티그, 켄트 베이즈모어 등과의 재계약도 염두에 두고 있어야할 상황이라서 막 지를 수도 없습니다. 약점을 보강할 FA 영입도 생각해야되고요. 때문에 어쩌면 호포드와 올해가 마지막 시즌이 될 가능성도 상당히 농후해보입니다."
결과론적이 이야기이지만, 이러한 점때문에 조 존슨 때와는 달리 애틀란타라는 팀이 이전과는 달리 자신감이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 시즌 전까지만 해도 팀을 유지하고 있는 스타를 떠나보내면 과연 유지가 될까? 라는 불안함이 있었는데 이제는 기존 선수를 보내더라도 팀이 유지할 수 있다는 멘탈리티를 보유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전같지는 않지만 드와잇 하워드라는 나름 경쟁이 많이 붙을 수도 있는 선수를 빠른 시간 내에 계약을 성사시켰고, 또 다른 FA인 켄트 베이즈모어 역시 더 나은 계약을 제시한 팀들을 제치고서 지켜냈습니다. 예전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죠. 이라크보다는 리빌딩이 오래 걸릴 거라는 애틀란타와 계약을 할 이유가 뭐가 있으며, 플레이오프가 끝인 팀과 많은 돈이 아니고서야 뭐하러 계약을 하겠습니까? 하지만 이제는 그런 팀에서는 벗어나서 전력유지를 위해 근시안적인 움직임을 시도해도 되지 않는 팀이 된 거 같습니다.
아마 다음 시즌이 끝나고 나면 밀샙도 마지막 장기계약을 노리기 위해 선수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이 때 역시 많은 경쟁팀이 붙을 것이고 올해의 호포드와 같이 떠내보낼 수도 있겠지만, 어떠한 선택을 하든 강팀 애틀란타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에도 아직 보강해야될 포지션도 남아있는 상황이니깐 팀을 믿는 마음으로 남은 오프시즌 역시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동안 애틀란타에서 고생많았습니다. 인디애나와 보스턴에서도 훨훨 날기를~(애틀란타와 만날 때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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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의 강자로 자리매김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