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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도노반 감독의 커리 수비전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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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5-31 22:02:14

시리즈가 끝난 상황에서 굳이 반추해서 무엇하나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공유하면 좋을 듯해서요... 제목에 나온 그대로, 오늘 썬더의 커리 수비의 핵심은 픽앤롤에 대한 더블팀 트랩 수비였습니다.


오늘 커리와 썬더 빅맨 간의 미스매치 상황이 여러번 나오기는 했는데, 이건 썬더의 수비전술에서 나왔다기보다 커리가 탑에서 스위칭을 강제한 거였습니다. 오히려 썬더 수비수들은 더블팀을 걸려고 했고, 그래서 탑에서 커리가 스크린을 받고 옆으로 움직이는 순간 바로 더블팀이 붙었죠. (아마 5~6차전을 경유하며 커리의 돌파가 자유투 파생부터 빅맨의 파울트러블까지 미치는 효과를 제어해야 한다는 도노반 감독의 판단이 있지 않았나 합니다.)


오늘 많이 나온 장면 중 하나가 커리가 탑에서 스크린을 받을 때 서브룩과 아담스/이바카가 더블팀을 갈지 말지 애매하게 주춤주춤하는 장면이었고, 그린/보것이 수비수를 달고 뒤로 빠지면 일대일 미스매치가, 커리가 사이드라인 쪽으로 방향을 틀고 움직이면 바로 더블팀이 붙는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지 못했는데, 경기 전체 하이라이트이든 커리 하이라이트이든 찾아보면 아마 이런 장면들을 감지할 수도 있을 것 같고, 굳이 이 디테일이 아니더라도 커리가 더블팀을 몰고 다니는 장면은 경기 내내 꽤 많았어요.


경기 후반에 커리가 아담스를 일대일로 공략한 데서 알 수 있듯, 오늘 워리어스의 플랜 중 하나는 커리가 빅맨들을 공략하는 것으로 보였고, 1쿼터부터 이런 전략을 활용하려 했었죠. 돌아보면, 워리어스가 승부의 포인트를 돌린 5~6차전의 공통점 중 하나는 돌파가 많아지면서 상대 빅맨들의 파울 개수가 늘어나고, 역으로 커리의 자유투 획득수는 늘어나게 된 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초반에는 돌파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고전합니다. 2쿼터가 그 최악의 상황이었는데, 수비에 균열을 내지 못하니 썬더의 수비포메이션이 완전히 잡힌 상태에서 이기, 그린 등의 나쁜 슛셀력션들이 나왔고, 이게 바로 리바에 이은 트랜지션으로 연결되면서 서브룩과 칸터가 살아났네요.


3쿼터부터 커리가 더블팀을 활용해서 사이드라인 쪽으로 드리블을 치는 장면이 많이 나왔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위크사이드(코트를 위아래로 나누었을 때 볼이 없는 쪽)의 스페이싱 효과가 굉장히 많이 났어요. 썬더의 더블팀도 밀도가 있었기에 바로 빅맨을 매개로 한 2대2 패싱게임이 쉽게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그래도 몇 장면 나왔죠, 보것의 트레블링 이야기가 나왔던 장면, 그린이 이지 레이업을 놓친 장면 등), 어쨌든 의도적으로 사이드라인 쪽으로 수비를 끌고 온 후 반대편으로 볼을 돌려 버리니, 그쪽에서 볼 흐름이 확연히 살아나게 됩니다.

 

자연스레 썬더의 페인트존 수비가 리커버리를 위해 빠르게 로테이션되어야 했고, 그러면서 페인트존 수비가 다소 비게 되었죠. 이때 커리를 제외한 선수들의 공격이 살아난 면이 있고, 썬더의 박스아웃이 풀리면서 공격리바 경합도 잘 되었습니다. (참고로, 전반전까지 워리어스의 리바 마진은 제 기억으로는 팀리바운드 포함해서 –5였고, 경기가 끝난 후의 리바 마진은 팀리바운드 포함해서 +2였네요. 물론 썬더가 자유투 획득 수가 많아서 리바 기회 자체가 적었던 면이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부분으로, 공격리바율은 썬더, 워리어스순으로 28%와 23%였고 여기에 팀리바 마진을 포함시키며 양팀이 얼추 비슷한 리바경합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후 3쿼터 후반인가, 4쿼터 초중반인가부터 다시 커리가 아담스를 불러내서 일대일을 했네요...


그 외에 오늘 양팀 자유투 획득수가 시리즈 7경기 중에서 압도적으로 적은 경기였고, 처음으로 실책수가 많은 팀이 이긴 경기였습니다. 레퍼런스 기준 경기 페이스는 86.8로 양팀 성향을 고려하면 엄청나게 페이스가 처진 경기였네요(워리어스의 정규시즌 평균치는 99.3). 워리어스에게는 상대의 트랜지션을 억제시키는 게 핵심이었고, 썬더 입장에서는 본인들의 트랜지션을 살려야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죠. 결국 트랜지션 오펜스가 죽으면서 다시 듀란트 Go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게 썬더의 핵심 페인 중 하나로 보입니다(경기 페이스 관련해서 saspurs50님이 매니아진에서 게시물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60426).


참고로, 워리어스 스몰라인업이 클러치타임에서 풀로 돌아간 1차전과 6차전의 4쿼터는 모두 경기 페이스가 압도적으로 느린 쿼터였네요. 한 번은 –10 마진으로 역전패를, 다른 한번은 +15 마진으로 역전승을 했구요. 스몰라인업으로 트랜지션 수비에는 성공했으나 본인들의 공격을 이 페이스 속에서 어떻게 풀어냈느냐에 따라 좀 다른 결과가 나온 게 아닌가 합니다(커리가 막혔느냐 아니냐 등). 그리고 일반적인 선입견과는 달리 워리어스의 스몰라인업이 업템포를 꼭 일으키는 건 아니라는 점도 보이는데, 이렇게 보면 워리어스의 스몰라인업은 트랜지션의 효율을 높이는 것보다 썬더의 트랜지션 억제에 더 핵심적인 기여를 하지 않았나 합니다.


5차전부터 경기페이스는 눈에 띄게 하락했네요. 5차전에서는 101.7로 사실 꽤 속도가 나온 경기였는데, 6차전 97, 7차전 86.


기억에 남을 명승부의 시리즈였으나, 각자 답답함과 마음고생도 꽤 있었던 컨파였던 것 같네요. 워리어스가 시리즈를 이기든 지든 글을 남기지는 말아야지 했는데(지면 속상해서, 이기면 괜히 썬더팬들게 민폐일까 싶어...), 그냥 아쉬워서 남겨봅니다. 모두 좋은 밤 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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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5-31 21:33:59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WR
2016-05-31 21:44:42

감사합니다. T. duncan님도 계속 좋은 글들 부탁드려요

2016-05-31 21:54:50

경기별 페이스도 바스켓볼레퍼런스에 나오나요?

WR
2016-05-31 21:58:15

네네

2016-05-31 22:46:39

워리어스의 스몰라인업은 트랜지션의 효율을 높이는 것보다 썬더의 트랜지션 억제에 더 핵심적인 기여를 하지 않았나 합니다.

이 문장 격하게 공감합니다

WR
2016-06-01 00:34:21

네, 워낙 런앤건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스몰라인업의 수비효과가 이렇게 새롭게 다가오기도 하네요.

2016-05-31 22:53:30

정독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WR
2016-06-01 00:34:44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2016-05-31 22:56:37
올려주시는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경기 끝나고 아낌님의 분석글을 읽으면 마치 경기를 복기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농구 전문 칼럼니스트이신 것 같은 깊이 있는 분석글 감사합니다
 파이널 프..리뷰도 기대해도 되나요..?


WR
2016-06-01 00:37:52

프....리뷰...

역량이 될지 모르겠지만(), 상황이 되면 한번 써볼게요. 항상 제 글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05-31 23:42:11

이런 분석은 추천이죠

WR
2016-06-01 00:38:09

캄사합니다!

cle
orl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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