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의 동부 5회 연속 우승은 동부에서 꿀을 빨았기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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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5-11 19:41:02
르브론의 5년 연속 파이널 진출은
동부에서 꿀을 빨았기 때문인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현재 첨예하게 갈라져서 논쟁하는 두 입장이 "둘다 맞는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 주장 두개를 한번 차례대로 볼까요?
먼저 르브론은 서부보다 비교적 우승후보팀을 덜만나면서
동부 플레이오프를 치뤘다라는 주장
명백하게 FACT입니다. 아무리 봐두요. 확실히 르브론의 동부 5연속 우승시기는 NBA 역사를 통틀어볼때 확실히 동서부의 전력차이가 어느정도 불균형했던 시대가 맞습니다. 정규시즌 승률로 봐도 그렇고, 플레이오프 세미컨퍼런스 파이널부터 어느정도 우승 가능성이 높았던 초강팀들끼리 맞붙는 서부컨퍼런스에 비해서 동부 컨퍼런스는 확실히 세미 컨퍼런스 파이널까진 동부 1, 2위 팀들이 덜 힘들었던걸 부정할 순 없죠. NBA 게시판에서 몇몇 분들이 올려주셨던 자료를 봐도 그렇고 객관적인 자료에서도 동부는 서부에 비해서 소위 말하는 "우승후보팀"들이 적었고 그럼으로써 그들끼리 맞붙는 "횟수"가 적었던 것도 너무나 확연히 드러나는 팩트입니다.
근데 왜 이 것에 대해서 논란이 일어날까요? 제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결국은 이 주장이 맞고 틀리냐라기 보다는 "표현상의 아쉬움" 때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같은 문장이라도
"르브론은 서부보다 비교적 강팀을 덜만나면서 동부 플레이오프를 치뤘다" 라고 하는 주장과
"르브론은 동부에서 쉽게(or 수월하게) 파이널에 올라왔다"
라고 표현하는 것은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사실 그 어떤 결과물도 쉽게, 수월하게 얻었다라는 수식어를 붙이게 된다면 어떤 해당팀 팬들이든 울컥할만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표현을 쓰셨던 분들의 의도는 확실히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게 서부보다 강팀을 덜만났다라는 표현을 간략하게 생략해서 쉽게, 수월하게 라는 표현으로 쓰는 것은 사실 표현을 쓰는 입장에선 딱히 또 문제되는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참 애매하죠.
자 그럼 표현의 어감대로 르브론은 "쉽게, 혹은 수월하게" 파이널을 5회 연속 올라왔었을까요? 현재 르브론의 동부 5회 우승은 이미 벌어진 결과이자 과거이고, 즉, 5회연속을 너무나 당연스럽게도 항상 5년이나 르브론이 파이널에 진출했기에 결과론적으로 평가받으면서 이 업적이 생각보다 과소평가 되는 경향이 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NBA 역사상 전례가 없는 기록이라는건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한번 5회 파이널 진출당시 상황을 간략히 찾아봤습니다.
1. 10-11시즌 마이애미
일단 딱 레퍼런스에 나오는 수치들만 놓고 보면 르브론이 꽤나 수월하게 파이널 올라간 듯한 느낌도 받습니다. 세미컨파 4-1, 컨파 4-1로 누르고 파이널에 진출했죠. 하지만 뜯어보면 오히려 마이애미의 파이널 진출은 당시엔 언더독 파이널 진출에 가까웠다고 봅니다. 동부 세미 컨파부터 르브론이 그토록 이를 갈았으며, 당시 반응에서도 우승을 노리는 우승후보였던 빅3가 이끄는 정규시즌 56승의 보스턴이었죠.
모든 걸 설명해줬던 이 사진
또 흔히 언더독의 기준을 정규시즌승률에 놓고보는 보편적인 기준이라면 더더욱요. 왜냐면 동부 파이널 상대가 당해년도 MVP 로즈가 이끌던, 티보두의 돌풍이었던 62승 20패 시카고 불스 였으니까요. 홈어드벤티지도 시카고불스가 가지고 있었죠.
또 전력으로 찍어눌렀다고 하기엔 르브론의 수비가 로즈의 공격레벨을 다운시킨게 시리즈를 가지고 오는데 결정적인 키포인트였으니까요
(아마 르브론과 매치업됬을때 로즈의 시리즈 평균 야투율이 8%였나요..)
결과가 둘다 4-1 이 되었을뿐. 사실상 서부 만큼이나 치열했던 첫 마이애미에서의 파이널 진출이었죠. 5경기 뿐이었지만 5경기 내내 치열했던 걸로 기억하구요.
2. 11-12시즌 마이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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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했는데.. 못생겼다
르브론의 첫 우승 시즌이죠. 르브론의 첫번째 우승과 오클라호마와의 파이널에서 압도했던 모습때문인지 은근 잊혀진 역사가 있죠.
바로 동부 세미컨파, 컨파 4경기를 빅3중 한명인 보쉬가 아웃된 상태에서
파이널에 진출시켰다는 점.
세미컨파에선 동부에서 골밑이 강하다던 웨스트, 히버트가 이끌던 인디애나를 죠엘앤써니, 우도니스 하슬렘이라는 205cm 콤비 두명 풀타임 가깝게 돌리면서 겨우 올라갔죠. 심지어 2-1 시리즈 리드도 뺏긴 지고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원정 엘리미네이션이나 다름없었던 4차전 인디애나 원정에서 르브론이 40득점 18리바운드 9어시스트까지 해서 겨우 시리즈 타이로 만들고 돌아와서 올라갔죠. 동부 컨파는 뭐 다들 아실테니까....
르브론의 원정 엘리미네이션 게임 나온 시리즈니까요. 45점을 73%야투율로 때려박고 살아와서 겨우 잡고 올라갔죠. 7경기중 앞 5경기는 보쉬 없이 치룬 시리즈구요.
3. 12-13시즌 마이애미
르브론의 두번째 우승시즌입니다. 요때는 그나마 동부 세미컨파에서 비교적 서부보다 힘 덜들이게 올라간건 맞습니다.(상대가 45승 시카고불스) 동부 파이널은...? 폴조지가 이끄는 인디애나 상대로 7차전까지 가서 겨우 이겨냅니다. 심지어 이때 1차전도 르브론 버저비터로 겨우 이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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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없었으면 마이애미 홈 두경기 몽땅 잡히고 시리즈 시작할뻔
시리즈 내내 웨이드가 평균 15득점(TS% 47%...) 5리바운드 4어시스트,
보쉬가 평균 11득점 4리바운드(-_-?) 로 부진하는 상황에서
르브론 짜내기로 겨우 잡았던 시리즈기도 하구요.(평균 29득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4. 13-14시즌 마이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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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역시 동부 컨파에서 인디애나를 만났는데 홈어드벤티지를 인디애나한테 내준상태로 시리즈를 진행했습니다.(인디애나 56승, 마이애미 54승) 뭐 스티븐슨 귓바람 시리즈로 유명하죠. 4대 2로 이기고 파이널에 진출했군요.
5. 14-15시즌 클리블랜드
비교적 최근 시즌이라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것 같아요.
모즈코브 트레이드 이후 엄청 잘나가던 클블이었고, 보스턴 시리즈까지 날라댕기면서 이제좀 수월하게 파이널 노려보나 했는데 러브가 팔이 빠지면서 빠져버립니다.
동부 세미컨파에서 53승팀 클리블랜드의 상대는 50승 시카고. 데릭로즈의 3점 버저비터에 시리즈 2대1로 리드를 내줬는데 시카고 원정에서 또 어찌어찌 르브론의 버저비터로 겨우 승리챙겨와서 4대2로 동부 컨파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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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이기기 힘들다
동부 컨파 상대는 플옵에서 약해졌다 뭐다 말이 많았지만 무려 60승 22패의 당해년도 돌풍의 핵중 하나였던 애틀란타가 상대였습니다. 홈어드벤도 애틀에게 있었고 러브는 없었으며, 어빙은 2경기만에 부상으로 이탈.
다만 결과가 4대0이어서 수월하게 보였을뿐이지. 시리즈 시작 전엔 그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르브론은 5연속 동부 파이널 진출한건 맞고, 서부에 비해서 우승후보팀들을 상대적으로 덜만나고 파이널에 올라온것도 맞죠. 하지만 5연속 한 컨퍼런스 우승한다는건 확실히 쉽지 않은 미션인건 확실합니다. 또 5년의 상황을 보면 딱히 르브론의 마이애미가 완전 절대자의 위치에서 전력으로 찍어누르면서 이변의 확률따윈 없는 동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를 보낸것도 분명아니죠.
실제 5번의 파이널 진출중 2번은 핵심선수들의 부상이탈이 있었으며,
5년중 무려 3번은 플레이오프에서 홈어드벤티지를 가지지 못한 상황에서
시리즈를 잡아냈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쉬운 미션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당장 그 무서운 샌안토니오만 봐도 서부 1위를 찍어 놓고 8위인 멤피스에게 업셋을 당하기도 했으며, 댈러스 역시도 골스에게 그랬었죠. 또 동서부 어디서건 5승 내외의 전력차에서 생기는 업셋은 꽤나 흔히 있는 사례구요. 이러한 이변을 잠재우고 수성했다는것 하나만으로도 위대한 횟수죠 연속 5회는..
흔히 비교되는 버드만 놓고 보더라도 정규시즌 성적이 자신의 팀보다 더 낮은 팀에게 업셋당한 사례가 굉장히 많은데다가, 이런 이변을 5년연속 안만든것만으로도 꽤 엄청난 업적이죠. 오히려 5년중 2~3년정도는 르브론이니까 이변으로 안느껴지는거지 사실 이변에 가까운 파이널 진출이라고 할만하다고 보구요.
이변이 없었다기 보단 이변이 없게 만들었다라고 할만합니다.
제가 보기에 당시 마이애미는 동부에서 압도적인 전력으로 막 당연한듯이 5년연속 우승했다기 보단, 5년 연속으로나 한 컨퍼런스 우승한것 치곤 좀 심하게 아슬아슬하게 이 업적을 만든 편에 가깝다고 봅니다. 오히려 가끔 보면 마이애미가 완전 압도적으로 항상 5년을 아무런 이변없이 깔끔하게 싹쓸이 했던것처럼 포장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너무 당시 마이애미를 과대평가하는 거라고 보구요.
타팀팬이 봐도 이정돈데 이런 당시 상황을 더 자세히 아는 마이애미 팬분들이라면 쉬운, 수월한, 꿀빠는 과 같은 수식어가 마이애미의 과거 4년의 파이널 진출 앞에 달리는 것에 대해서 사실 거부감을 드러내는것이 당연하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서고동저라는 아쉬운 시스템 하에서 좀더 많은 초강팀들끼리의 맞대결을 접했던 서부팀 팬분들의 입장도 이해가 가구요. 깔끔하게
1. 르브론은 서부의 팀들에 비해서 비교적
우승후보팀들을 덜만나면서 파이널에 올라왔다.
2. 르브론의 동부 5회 연속 우승은 위대한 업적이라고 할만하며,
다른 선수들의 업적처럼 피나는 노력의 산물이었다.
이러한 논쟁에서 흔히 아예 언급도 안되며, 오히려 수월하게 올라온 4-1 시리즈정도로 기록지에 남아있는 10-11시즌 보스턴 셀틱스와의 동부 세미컨퍼런스 파이널 5차전에서 르브론이 무릎꿇고 울고, 웨이드와 마치 우승한것 처럼 포옹하는 장면만 봐도 결코 쉬운, 수월한 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긴 쉽지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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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하고싶던 말이 여기 다있네요
좋은분석이고 좋은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