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탯을 맹신하는 것을 경계해야하는 이유
원론적인 얘길 하진 않을거예요.
다만 실 예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지금 현재 선수의 가치를 판정하는 지표를 하나 고르라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요? PER? VORP? WS? BPM? 아마 다양한 답변이 나올거예요. 그 중에 아마 답이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10년~15년 전으로 가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때 물어봤으면 아마 10이면 7~8은 이렇게 대답했을거예요.
"EFF"
지금으로선 완벽한 구시대의 유물입니다. 지금 100명이 있으면 거의 아무도 언급하지 않게 됐죠. 하지만 분명히 그때 당시엔 대단히 널리 쓰이고 있었단 말이죠. NBA.com에 메인으로 걸려있었는가 하면 EFF 랭킹을 가지고 포지션별 순위를 매기던 시절이 있었어요.
분명히 그 때는 그 때 나름의 논거가 있었을겁니다. 농구 선수의 기량을 정확히 평가해줄 마땅한 지표가 없었고, 리그 오피스에서 정식으로 인정하고 있던 지표였으며 그냥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별 생각 없이 등...
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는 왜 그랬을까 싶은 생각이 들거든요. 당시에 EFF를 가지고 분명히 X가 X보다 낫다, 더 위다, 비교가 되지 않는다 등의 이야기를 하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한 번 하나에 빠지면 그게 진리인 것처럼 느껴지는게 그렇게 이상한건 아니니까요.
맹신이라는게 그래서 무서운거예요. 지금과 달리 당시엔 농구 관련 지표라는게 수에 한계가 있어 비교대상이 더 적었기 때문에 그 형편없음을 더 알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그저 '다수설'이기 때문에 신봉했던 많은 사람들이 헛발질을 할 수밖에 없기도 했죠.
지금은 과거와는 약간 다른 양상이긴 하나, 그건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의 판단일 뿐, 미래의 시점에서 지금을 볼 때는 또 다른 이야기일 수 있죠. 그래서 아무리 옳은 이야기처럼 보여도 항상 오류를 경계하고 감시하는게 중요한겁니다.
지금 논리로 아무리 정당하고 공평한 논거라고 해도 100% 맞다고 확신할 수 없다면 아닐지도 모른다는 여지를 두어야 한다는거죠.
제가 존 할린저가 PER을 소개하던 초창기 시절 이곳에 PER을 소개한 적 있었어요. 글을 쭉 읽었다면 어느정도 짐작하시겠지만 그때 반응은 기존과 많이 다른 결과물이었으니 믿을 수 없다는게 대부분이었어요.
전 어떤 분야의 어떠한 지표이든, 그걸 믿고 쓰려면 최소한 그 데이터가 계산되어진 메커니즘을 알고 이해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최소한 그렇다면 새로운 이론이 나왔을 때 과거의 이론에 비교해서 발전했는지, 어떻게 생각의 방향이 다른지를 알 수 있겠죠.
EFF가 어떻게 계산되고 어떤 식으로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고 있는지 그 성향을 알았다면 PER이 나왔을 때 분명히 유연하게 그 장점을 수용할 수 있었을겁니다.
그러지 않고 당대의 지표를 단지 많은 사람들이 믿어 공신력이 있다는 이유로 맹신한다면, 새롭게 더 정확한 지표가 나왔을 때, 아직 그걸 알고 믿는 사람들이 없다는 이유로 말도 안된다고 배척하는 일이 또 생기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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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인정은 하되 맹신은 하면 안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