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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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6 20:35:29
글재주가 없어서 얼마나 설득력 있는 사과가 될지 모르겠어요.
일단 동물과 사람사이에서 동물 먼저 구할 생각을 하다니 소름끼치네요(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이런 내용의 덧글이었던 것 같네요)라는 덧글에 추천을 누른 행동에 대한 사과입니다.
저는 동물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애완동물 정말 좋아해요(특히 개). 어릴 적 어떤 이유때문에 시골에 살았을 때는 개와 고양이 여러마리를 거의 혼자서 기르다시피 했고, 개 기르고 싶다고 군대에서도 군견훈련소 자원해서 2년동안 열심히 키웠고. 부모님이랑 같이 살 때는 애완견 한마리 키우다가 죽어서 정말 오래 앓았었고, 독립하게 된 이후로는 제가 없을 때 개가 스트레스 받을까봐 키우고 싶어도 못 키우고 있는, 정말 애완동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개가 저한테 주는 그 치유감? 정말 언제나, 항상 받고 싶어요. 어떤 때는 가족이나 애인보다 더 큰 마음의 치유를 받았을 정도로 그런 느낌 여러번 받았었죠. 그래서 애완동물을 가족처럼 아낀다는 마음 이해합니다.
그래도 애완동물과 생판 모르는 사람 둘 중에 택일해서 구해야 된다고 했을 때, 전 사람을 구해야 된다고 생각이 들어요. 거창한 이유나 합리적인 이유 이런 거 없이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아요.
살려줘야 하는 사람이 유영철 같은 사이코패스나 김정은 같은 독재자, 이런 사회의 패악이 되는 사람만 아니면 무조건 사람 구할 거고, 모르는 사람이면 어떻게든 사람을 구할 것 같아요.
물론 심각하게 갈등은 할 것 같지만요.
변명이자 이유를 굳이 댄다면, 저와 다른 사람의 애완동물이 위험한 상황에 빠졌을 때 그 사람이 자신의 애완동물을 구하고 저를 위험에 내버려둔다면 그 사람을 도저히 이해 또는 용서를 할 수 없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추천을 눌렀던 것 같습니다.(같습니다란 표현 애매하지만, 그 정도로 정확한 제 생각을 잘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이야 어찌 됐든 소름끼친다는 표현에 불쾌감을 받으셨을 많은 분들께 사과는 드리자는 마음에 이렇게 글 남깁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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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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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사람이 생각할 일이고, 내가 구한다면 나의 반려동물을 구하겠다는데,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구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하는게 쉬운일도 아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