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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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1 23:25:24
밑에 마지노선, 빨치산 글 보고 생각난 얘기예요.
제 대학 시절에 뭐든지 출중했던 동기가 있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뭐든지 출중해보이고 싶어했던 친구였어요.
학점이며 주량이며, 심지어 락부심에다 멘사 회원이라며 굳이 애써 알리는 것까지...
뭐 하나 투명하게 오픈된 건 없지만
잘하고 싶어했고
실제로도 열심히 했던 친구였어요.
물론 흠결이 없었겠습니까마는(특히 술자리에서 말버릇 손버릇 보면 주량은 학실히 뻥인 듯)
그때그때 지적하는 걸 미뤄두다 보니
나중엔 용기의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하루는,
연애는 적절한 때에 가끔씩 잘해내지만 이성을 보는 눈이 까다로워, 생각만큼 자주 연애를 하지 않는 어느 선배를 짖궂게 놀리는 분위기에서
걔가
이 형 여성'편력' 너무 쩔어서 엔간한 여자는 외면한다, 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한자는 잘 모르지만 편식, 편중, 편견, 할 때처럼
치우친다는 의미로 '편' 력이라는 단어를 쓴 것 같아요.
그 편은 이 편이 아닌데
괜히 바로잡고 싶은데
그 친구는 그뒤로도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용례로
여성편력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그때마다 저뿐 아니라 모두가 허허 호호 웃어넘겼던
그런 아름다운 추억에 한번 빠져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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