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대한 오해와 진실
아래 삼성전자와 관련된 글의 댓글을 보다가 매니아님들이 조금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댓글로 쓰려다가 짧지만 본글로 올립니다.
삼성전자는 DS사업부( 반도체, DP), IM사업부(모바일), CE사업부(소비자 가전)가 순이익의 대부분을 창출하고 있으며 90퍼센트 이상의 종업원이 DS, IM, CE 사업부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전 직원의 45% 이상이 DS 사업부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국내 정규직 직원 수는 2011년에 10만명이 넘었다가 다음해 삼성디스플레이가 분사하면서 9만명 이하로 줄었고, 2014년 3월에 96,372명으로 오른 후 2016년 6월에는 95,374명으로 소폭 하락한 상태입니다. 지난 2년간의 추세는 실적이 계속 호조를 보이는 DS사업부의 인원을 늘리고, 그동안 부진했던 CE사업부를 대폭 보강하는 반면, 아직까지도 가장 많은 매출(전체 매출의 거의 절반)을 올리고 있는 IM사업부의 인원을 줄여나가는 동시에 기타 사업부를 차츰 정리하는 쪽으로 흐르는 듯합니다.
현재 삼성전자의 지분 구성을 보면 외국인 지분율이 50.8%이고, 국민연금 지분 8.7%를 포함한 국내 기관 및 개인 투자자의 지분이 31.2%입니다. 반면에 오너 역할을 하는 이건희,이재용 부자의 지분을 합치면 4.08%에 지나지 않습니다. 오너 지분율이 크게 낮은데다 주가가 워낙 높게 책정되어 있어 오너 일가가 주식을 매입해서 지분을 늘이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이재용씨의 불법 및 변법 재산증식 과정에도 연루되지 않았습니다.
외국인들에게 삼성전자는 그야말로 경이적인 회사입니다. 일단 삼성전자에서 생산하는 주요 품목의 리스트가 어마어마합니다.
phones, tablets, wearables, semiconductors, display panels, TVs, desktops, laptops, printers, cameras, audios, home theaters, refrigerators, washing machines, air conditioners, vacuum cleaners and other home appliances
이 많은 것들을 한 회사가 다 만든다는 것은 서양인들의 관점으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여기 나열한 제품들 중에 삼성전자에서 재미를 못 보거나 오히려 지속적으로 손실을 입는 품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십여 년 전부터 삼성전자 지분의 절반 이상을 갖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주력 제품에 치중하면서 몸집을 줄일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왔습니다. 한 회사가 저렇게 다양한 사업을 벌이는 것은 후진국에서가 가능한 것이고 장기적으로 볼 때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갉아먹는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아래 표는 외국의 언론이 소개한 2014년 삼성전자의 글로벌 고용현황입니다.
주력 사업에 치중하지 않고 온갖 것들을 건드리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글로벌 고용인원은 세계 시가총액 1, 2, 3위 기업인 애플,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고용인원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습니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삼성이 자신 있게 미래에도 세계를 리드할 거라고 확신하는 분야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여태까지 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기업의 모태라 할 수 있는 CE사업부(소비자 가전)를 포기하지 않고 키우겠다고 선언한 후 성과를 내고 있는 걸로 봐서 CE사업부는 꾸준히 인원을 보강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DS와 CE 사업부를 제외하고는 삼성전자는 차음 몸집을 줄여나갈 것으로 저는 전망합니다. 삼성전자는 이미 비상경영을 선언한 상태입니다. 얼마 전 청문회 이후 미래전략실 폐지를 시사했고, 경영지원실, 한국영업총괄 등 기타 부문도 정규직원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위적 구조조정이 아니라 정년퇴직이나 이직, 자회사 분사 등으로 차츰 고용인원을 줄이려 할 것 같습니다.
애플,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에 비교될 정도는 아니지만 삼성전자는 엄청난 현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나 투기 등을 위한 현금이 아니라 사업의 투자를 위한 현금이고 위기에 대비한 현금입니다. 얼마 전 갤럭시7 사태를 아무 후유증도 남기지 않고 수습할 수 있었던 것도 보유하고 있던 현금이 많았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심사숙고 후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그 분야에서 정체하는 것은 도태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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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좋은 정보를 알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