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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라다이스에 있었어요.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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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4 00:53:04

사람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원합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답을 얻고자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가 그리고 무슨 기준으로 행복한 삶을 평가할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탐구해 왔습니다. 개인이 주변 환경에 잘 적응해서 질이 높은 삶을 사는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측정 기준으로 삶의 만족도(life satisfaction)가 자주 언급됩니다.


삶의 만족도 역시 건강, 경제적 수준, 직업, 교육, 문화의 향유 그리고 안전 등을 포함한 정량적 지표 뿐 아니라 삶의 조건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의 상태까지 포괄된 통합적인 개념입니다.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비슷한 경제수준을 가진 국가의 구성원과 비교해서 삶의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대부분의 연구결과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신경쇠약 증세를 보이며 그중에서도 젊은이들과 주부들은 중증이라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몇 년 동안 청년 세대를 휩쓸었지만, 사실대로 말하면 전 세계와 동서고금을 통틀어 아프지 않은 세대는 없었습니다. 중국 명나라 말기 어떤 시인은 앙면문천 천역고(仰面問天 天亦苦) “얼굴을 들어 하늘에게 물어보니 하늘 또한 괴롭다고 하네.” 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시대와 장소에 따라 사람들이 아프고 힘든 사연이 제각기 다를 뿐 아픈 것은 모두 같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주부들이 중증 신경쇠약과 우울증 단계라는 말도 낯설지 않습니다.


기혼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제한되어 있고, 모성 이데올로기에 의해 가정 내 역할을 중심으로 일상생활이 구조화 된 오늘날에 주부가 긍정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주부들은 가정에서 불만족을 느낄 경우 만족을 얻을 만한 다른 역할이 많지 않을뿐더러 자신이 도구적 활동에만 이용된다는 사실에서 좌절감이 오고, 반복적이고 일상적이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역할에서 오는 보상이 충분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취업주부는 승진에서의 불평등, 가사일과 자녀 양육 문제에서 다양한 스트레스를 추가로 받습니다.



1983년에 라디오에서 두어 차례 들었던 이 노래에 제가 푹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우선 멜로디가 너무 마음에 들었고, 그 가사도 알고 싶었습니다. 샬렌( Charlene)이라는 이름의 여가수가 부른 I've Never Been to Me 라는 제목의 노래입니다. 샬렌은 흑인가수 전문 레이블인 모타운(Motown)에 소속된 드문 백인 가수였고, 커리어를 통틀어 I've Never Been to Me가 유일한 히트곡인 가수입니다. 라디오에서 이 노래를 녹음하는 데 실패한 저는 그 당시 유명 디제이 박원웅, 김기덕, 김광한 등에게 이 노래를 틀어달라는 엽서를 여러 차례 보냈는데, 별 성의 없이 보낸 엽서라 그런지 전부 무시당했습니다. 백방으로 이 노래의 가사를 얻기 위해 몇 년간 애를 썼지만 실패했고, 결국 미국에 유학 가서야 CD와 가사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1982년에 빌보드 싱글차트 2위까지 오른 이 곡을 미국인들은 대부분 알았고, 유럽에서 온 유학생도 알고 있었습니다. 가사를 보니 전체적인 내용은 제가 생각했던 것과 유사했지만 디테일은 달랐습니다.


팝송 중에서는 제법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노래 가사에는 아마도 중년쯤 되는 여성이 후배인 주부에게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 중년 여성은 한때 아주 잘나가던 미인이었는데, 결혼에 실패한 건지 안 한 건지, 그토록 원했던 자식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각설하고 노래를 가사와 함께 소개합니다. 매니아님들도 함께 감상했으면 좋겠습니다.

https://youtu.be/J3arEmkXZ8s


Hey lady, you, lady, cursing at your life

You're a discontented mother and a regimented wife

이봐요, 아가씨. 당신은 삶을 저주하고 있군요.

당신은 불만에 가득 찬 엄마에 남편에게 엄격한 아내이네요.


I've no doubt you dream about the things you'll never do

But I wish someone had talked to me like I wanna talk to you

나는 당신이 해보지 못하고 꿈꾸기만 하는 것들이 어떤 것인지 분명히 알아요.

그러나 예전에 누군가가 내게 이야기해줬으면 좋았을 것들을 지금 당신에게 얘기해주고 싶네요.


Ooh I've been to Georgia and California, oh, anywhere I could run

Took the hand of a preacher man and we made love in the sun

아, 나는 조지아, 캘리포니아 그리고 내가 달려갈 수 있는 곳은 그 어디든 가봤어요.

전도사의 손을 잡고 태양 아래에서 사랑을 나누기도 했었지요.


But I ran out of places and friendly faces because I had to be free

I've been to paradise, but I've never been to me

하지만 나는 자유롭고 싶었기에 그 모든 곳들과 친근한 얼굴들로부터 도망쳐 나왔어요.

나는 파라다이스에 있었어요. 하지만 그 곳에서 나를 찾을 수는 없었어요.



Please lady, please, lady, don't just walk away

Cause I have this need to tell you why I'm all alone today

이봐요, 아가씨. 그냥 지나쳐 가지는 마세요.

왜냐하면 지금 나는 당신에게 왜 내가 외롭고 혼자인지 말해줄 필요가 있으니까요.


I can see so much of me still living in your eyes

Won't you share a part of a weary heart that has lived a million lies

나는 당시에 눈 속에 여전히 살아있는 수많은 내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당신이 가슴속에 열망하고 있는 수 백만 개의 거짓된 삶의 모습 중 일부를 나에게 말해줄래요?


Oh I've been to Nice and the isle of Greece

While I sipped champagne on a yacht

I moved like Harlow in Monte Carlo and showed 'em what I've got

나는 프랑스 니스에도 가봤고 요트에서 샴페인을 마시면서 그리스의 섬들에도 있어봤어요.

진 할로우처럼 몬테카를로를 돌아다니며 내가 가진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곤 했어요.


I've been undressed by kings and I've seen some things

That a woman ain't supposed to see

I've been to paradise, but I've never been to me

나는 국왕과 벌거벗고 사랑을 나눴고, 여자가 봐선 안 될 것들도 봤었어요.

나는 낙원에 있었어요. 하지만, 내 자신에게는 가본 적이 없어요.


(Dialogue)

Hey, you know what paradise is? It's a lie. A fantasy we create about

People and places as we'd like them to be. But you know what truth is?

It's that little baby you're holding, and it's that man you fought with

This morning, the same one you're going to make love with tonight.

That's truth, that's love

(대사)

이봐요. 당신 정말로 낙원이 뭔지 알고 싶은가요?

그것은 거짓이고, 사람들이 그런 곳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들로 지어낸 허상일 뿐예요.

그런데 정말, 진실과 낙원이 뭔지 알고 싶은가요?

그것은 지금 당신이 안고 있는 작은 아기, 그리고 바로 오늘 아침에 당신과 싸웠던 그 남자

그래서 오늘밤에 다시 당신과 사랑을 나누게 될 바로 그 남자

그것이 진실이고, 그 사랑이 낙원이지요.


Sometimes I've been to crying for unborn children

That might have made me complete

But I, I took the sweet life and never knew I'd be bitter from the sweet

가끔 나는 내 삶을 완전하게 만들어줄 수 있었던, 태어나지 못한 아기 때문에 울곤 했어요.

그 대신 달콤한 인생을 선택했지만, 그 달콤함 속에 진정한 쓴맛이 담겨 있을 줄은 결코 몰랐어요.


I spent my life exploring the subtle whoring that cost too much to be free

Hey lady, I've been to paradise, but I've never been to me

나는 짜릿함과 쾌락을 찾기 위해 인생을 탕진했는데 그 자유의 대가는 너무 컸어요.

이봐요. 아가씨, 나는 낙원에 있었어요. 하지만, 그 곳에서 나를 찾을 수는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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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17-01-04 01:11:35

좋은 곡입니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느끼고 싶지만,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이들이 많겠죠.
저마다에게 좋고, 나쁨의 기준이 다양해야 더 많은 행복을 공유하고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빠" 라는 생각이라면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분명 한정적이지 않을까요.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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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4 01:10:29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하루종일 단순 반복작업을 했더니 피곤이 몰려옵니다. 좋은 밤 되세요^^

2
2017-01-04 08:43:13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하는 노래네요. ^^


호주에 사는 친구가 계속 여름 사진을 올리더라구요. 그래서 "부럽다 여름."이라고 댓글을 달았더니 "부럽다 겨울"이라는 댓글이 달리더군요. ^^

가정과 부부의 희생, 남편과 아내의 갈등, 자신이 가보지 못한 길 등 많은 생각이 떠오르는데, 짧게 정리할 자신이 없네요. ^^


한가지 확실한건, 제가 평생 한 일중에 가장 잘 한 일은, 제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지금의 아이를 낳아서 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조차 잘 하고있다는 확신은 들지않지만요. 전 세상 끝까지 가보지않아도 괜찮아서요.  

WR
2017-01-04 13:57:00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어떤날님이 지금까지 올바르게 사셨다는 걸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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