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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미드 <더 나이트 오브 (The Night Of)>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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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12-30 21:39:57

https://www.youtube.com/watch?v=556N5vojtp0


역시나 믿고 보는 HBO 드라마입니다.

한 20대 여성이 살해 당합니다. 용의자는 그녀가 탔던 택시를 몰던 젊은 청년.
범죄라곤 저질러본 적도 없는 부모님 말 잘 듣는 평범한 대학생이지만,
모든 단서가 그를 가리키고 있는 상황에서 그를 변호하는 건 강력 범죄 사건은 맡아본 적도 없는 싸구려 변호사.
재판 기간 동안 감옥의 혹독한 시간을 보내며 조금씩 변해가는 용의자 청년, 그리고 그 주변의 모두들.

영드 Criminal Justice가 원작인 범죄 드라마인데, 배경을 영국에서 뉴욕으로 옮기면서
보다 더 미국의 환경에 맞게 조절하여 연출한 꼼꼼한 디테일과 리얼리티가 인상적입니다.




용의자가 백인에서 파키스탄계로 바뀌면서 미국이라는 현대 다민족 사회에서 오는 차별과 편견,
그리고 대도시에서 저소득층 소수민족의 삶을 현실적으로 묘사했으며,
경찰들의 업무, 사건 수사, 용의자 심문, 그리고 감옥 입소 과정들을 면밀히 보여주며
바로 옆에서 모든 걸 지켜보는 듯한 현장감을 제공합니다.
감옥에서 무슬림 코스프레를 하면서 주인공의 현금카드를 함부로 쓰거나
베이비 오일을 넣은 뜨거운 물을 흉기로 쓰는 사실적인 디테일들은 보는 순간
이 모든 상황들이 여느 감옥에서나 흔하게 벌어지는 사실이라고 믿게 됩니다.

법정 안의 차가운 면모도 고스란히 보여주는데,
여기서 나오는 검사, 변호사들은 냉정하기 그지 없습니다.
용의자의 감정은 온전히 배제하며 가지고 있는 모든 걸 동원해 재판의 승리를 원할 뿐,
오히려 동정심을 이용해서 배심원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이야기 초반에 용의자는 진실을 알리고 싶다고 변호사에게 말하지만 변호사는 딱 잘라 말합니다.
"진실은 널 도와주지 않을 거라고."




배우들의 연기.
메인부터 서포트까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존 터투로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교묘한 언변으로 용의자를 흔들어서 자백하게 만드려는 베테랑 형사의 모습 정말 무서울 정도입니다.
그외에도 여기저기서 낯익은 얼굴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의 페이만 모아디, <더 와이어>의 마이클 케네스 윌리엄스 등)
의 연기도 전부 뛰어나지만 잠재적인 폭력성을 가지며 서서히 변화해 가는 주인공 리즈 아메드의 내면 연기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에피소드가 8개밖에 안되서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원작인 <크리미널 저스티스>의 계보를 따라 시즌2와 3도 결국은 나오게 될 것 같습니다.

어두운 분위기, 현실적인 묘사, 범죄 드라마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강추하는 바입니다.




P.S. 원래는 제임스 간돌피니가 참여할 예정이었는데 안타깝게 사망했고, 이후엔 로버트 드 니로가
참여하기로 했는데 스케쥴상 취소되면서 존 터투로가 참여하게 됐다고 합니다.

P.S.2. 주인공 리즈 아메드는 이번에 개봉한 스타워즈 로그원에도 나오니 한 번 찾아보시는 것도.

P.S.3. 이거 보면 감옥 가기 싫어서라도 범죄 저지르기 싫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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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16-12-30 21:10:43

대박미드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가 좋았어요~!

WR
1
2016-12-31 22:01:37

같은 어두운 분위기였던 트루 디텍티브도 좋아했는데 이것도 완전 취향적중이었습니다.

Updated at 2016-12-31 22:40:37

시즌 2는 못봤는데, 시즌 1은 정말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미드 추천 드리겠습니다. 최근에 본 재밌는 미드는 애쉬vs이블데드 입니다.

어두운 분위기는 아닌데 뭔가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의 미드입니다.

1
Updated at 2016-12-30 21:26:58

앗, 저도 리뷰를 쓰고 있었는데 훨신 고퀄로 올려주셔서 댓글로 달아요.
인기 없는 평범한 남학생, 밤에 파티 간다고 아빠 택시 몰래 끌고 나와 손님 한 번 잘못 태웠을 뿐인데, 예쁜 얼굴에 승차거부를 못한 죄, guilty.


그 댓가로 하룻밤 사이에 강력 살인 사건의 핵으로 전락해 운은 또 왜 그리 안 따라주는지ㅜㅜ
정의 보다는 퇴근 시간에나 관심 있는 경찰 '직장인'들, 물증 너머의 진실에는 쏟을 동력이 없는 매너리즘 예비 은퇴 형사, 수사에 협조적이고 난리인 목격자 등 온 우주가 나서서 돕는 억울함 입니다.
감독이 메인 스테이지 몰아넣기를 워낙에 빨리 한 덕분에 관객도 주인공 처럼 어버버하게 상황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날 항상 지켜주던 법이 순식간 무섭게  등을 돌려버리는 현실 앞에서 평범한 시민 1에 불과한 나는 '믿어주세요' 말고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요.


이 분들께는 추천 안 합니다.

-평생 억울한 옥살이를 할 수도 있는 위기상황에서 주인공이 '이건 이렇고 그건 그래서 그런거다' 라고 말 좀 시원하게 잘했으면 좋겠으신 분

-가난한 부모님은 어떻게든 결백 밝혀주려 열심이신데
주인공은 그새 감옥 겉멋뽕에 취해서 손에  Sin+Bad 문신하고 삭발한 거 한심하신 분

-극을 볼 때 등장인물들 사이의 친밀하고 유쾌한 케미스트리 속에서 재미를 추구하시는 분
-사법체계에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계신 분


그 외에는 적극추천 해요.
연출 부분은 troiscouleurs님께서 잘 설명해주셔서.
위에서 역시 언급해주신 대로 연기들이 예술입니다.
유일하게 아쉬운 배역이 주인공의 부모님(사실상 허수아비,계신다 수준)인데 연기력의 문제라기보단 이렇다 할 롤의 구성이 없어요.
(주인공이 파키스탄 계 이민자로 대변되는 사회 소외층인 만큼 의도된 역할계산으로 보여지는 부분)
시종일관 비장미 느껴지는 톤에 몰입을 치밀하게 이끌어내는 연출력, 능숙한 속도감 조절,
유머도 비중적으로 공을 많이 들였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었지만 캐치할 때마다 소소하게 꿀잼 느낄 수준은 넘을 거예요.
제 개인적인 감상으로 올해에 본 미드 중에서 이 작품을 수작으로 뽑고 싶습니다.

WR
2016-12-31 22:10:37

이런 좋은 리뷰 댓글에 추천이 하나도 없다니 아쉽네요.


열정 넘치는 정의로운 경찰들이 아닌 말씀하신 것처럼 피곤하고 삶에 찌든 '직장인' 경찰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그와중에도 미국 공권력의 힘이나 돈없는 시민들의 고난은 또 아무런 뻥튀기 없이
여실히 보여줘서 단지 재미있게 볼 수만은 없는 게 또 하나의 묘미기도 했습니다.

Sinbad 문신은 뭔가 B급 영화 같으면서도 자꾸 웃음이 터지려 해서 카메라 문신 잡아줄 때마다
웃음 참느라 땀 뻘뻘 흘렸네요.
부모님들의 역할은 확실히 아쉬웠어요. 계속해서 등장하고 뭔갈 하긴 하는데 뭔가 이야기 전체의 흐름에
아무런 영향도 못 끼치는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게도 올해 본 미드 중 제일 수작으로 꼽고 싶은 작품입니다.
1
2016-12-31 03:22:03

개인적으로는 가면 갈수록 몰입도가 떨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주인공의 내,외적 갈등을 주인공으로밖에 풀 수 없었기 때문이랄까..
극중 초반의 모습과 얼마 지나지않은 옥살이 모습이 천차만별이죠. 마치 다른사람같았어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건지..이게 몰입도를 깨뜨리는 매우 큰 요소중 하나로 작용했습니다. 그 외에는 좋았네요. 음험한 분위기를 즐기는터라, 눈이 즐거웠습니다.
WR
2016-12-31 22:13:47
언급하신 것처럼 너무나 대조적으로 변해버린 주인공의 모습이 조금 이질적이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주인공의 조력자가 말도 안 될 정도로 너무 착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엔딩도 상당히 호불호가 갈린다고 들었네요.
물론 개인적으론 좋았지 말입니다.
2016-12-31 22:42:09

생각해보니 감옥에서의 조력자가 무엇때문에 주인공에게만 그렇게까지 혜택을 줬는지 잘 모르겠네요.

다른 범죄자들에게는 거의 두려움의 대상이었는데 말이죠....

WR
1
2016-12-31 22: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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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1-01 12:39:23

덕분에 2일동안 몰아서 잘 봤습니다... 

마지막까지 탄탄한 구성으로 잘 만들었네요.

무엇보다 이런 사회적 약자들만 나오는 스토리 너무 좋아요.

요즘 우리나라는 맨날 미남미녀에 재벌들 스토리 역겹고 지긋지긋하고,
해외에도 말도 안되는 강력한 캐릭터만 나오는  비현실적 드라마들 정말 싫어하는데,

국내건 해외건 
이런 현실감있고, 마음에 와닿는 
수작들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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