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가 내일 하늘나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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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12-12 12:05:05
이제 17살하고 6개월 된, 아주 오래 산 우리집 멍뭉이입니다.
제 프사 제일 왼쪽에 있는 친구에요.
몇년 전부터 집 카펫에다 똥 오줌을 싸고 근육도 점점 잃어가고, 급격하게 노쇠화했습니다.
(작년에 저 사진 찍을때도,
다리에 힘이 없어서 미끄러운 마룻바닥에선 버티질 못하고 점점 벌어지고 있길래
서둘러 사진 찍고 손에 들고 있던 과자 던져줬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다가 요즘 들어서는 이젠 혼자 걸어가다가도 중심을 못 잡아 계단밑으로 굴러떨어지고,
몇년전부터 자란 배에 있던 혹마저 많이 커져서 아이를 힘들게 하고 있다더라구요.
그렇게 일주일전, 부모님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고, 내일 안락사시킨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슬프다, 슬프다 하면서도 울거나 하진 않았는데, 오늘밤 되니까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네요.
정말 내일이면 가는구나, 이번 크리스마스때 집에 가면 날 반기는 놈이 하나밖에 없겠구나 이제...
하니까 참 슬퍼져요.
젊었을때는 누구보다 에너지 넘치고, 프리스비 캐치를 누구보다 좋아하고, 또 잘하고,
베이컨을 하도 좋아해서 그거 냄새 한 번 맡고는 옆동네까지 몇마일을 걸어갔다가
겨우겨우 다시 집으로 데려오고,
암튼 그런 친구였는데, 세월이 야속하네요.
글을 어떻게 마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하늘나라가서 안아프고 맛있는거만 먹으면서 편안히 살길 기도해주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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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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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좋은 곳에 가서 잘먹고 잘 놀고 있을겁니다..
그리고 나중에 마중하러 나올거구요. 기운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