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자동
Free-Talk

인생은 실전이야

 
9
  1205
2016-11-30 20:56:40

인권을 위해 최저시급이 올라야 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알바 비 주느라 등골이 휘는 영업주에 대한 방비 또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영업자입니다
일을 시키는 것도 재주가 있어야 하는지 남에게 싫은 소리 하는 게 영 적성에 안 맞는 저는 힘들어도 사람 안 쓰고 혼자서 일하는 중인데
청소만큼은 아무리 해도 싫고 싫어서 주에 하루만 아르바이트에게 청소 일을 맡기려고 했습니다

자주 가는 편의점에 알바 아이가 수능 친 고3이라 친구들 중에 가능한 아이가 있느냐 물으니
미심쩍어하며 이것저것 묻더니 셋을 소개해 줬습니다
아직 10대에 돈 벌려는 것이 기특해서 5시간에 5만 원으로 약속하고 날이 됐습니다

점심 즘 오게 돼 배는 채우고 하라고
피자마루에서 8천 짜리만 사 먹는 제가 메이져 피자집에서 피자에 디저트 시켜주고 먹는 시간까지 일하는 시간에 넣을 테니 걱정 말라는 말도 해줬습니다

애초에 남자아이들을 원했지만 남자친구들은 없다 하여 여자아이 셋만 왔는데 결국 힘쓰는 일은 제가 다 하고
세 명이서 밥시간 포함 4시간 20분 동안 제가 원래 혼자 하던 청소만큼도 하지 못 했네요
저 있으면 불편할까 봐 일부러 자리를 자주 비웠는데 저 없으면 수다만 떨고 저 오면 일하는 거 눈에 다 보이는데요..

가는 길에
'고맙다', '다음에 또 보자'
웃으면서 신권 신사임당을 각자 이름 쓴 봉투에 넣어 쥐여줬지만
이후로 그 아이들에게 오는 '매주 일할 수 있다', '또 알바 필요한가요?' 하는 문자는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일하는데 계속 써줄 리가 없지요

제가 할 수 있는
'인생은 실전이야 ㅇㅇㅇ'
였습니다


5
Comments
1
2016-11-30 21:06:45

'매주 일할수 있다'

'또 알바 필요한가요?'
라는 그 문자가 참 가증스러우시겠네요.
자기들끼리는 " 나 꿀알바함 ㄲㄲ" 이럴테고..
결국 그런 게으른 어린이들은 사회에서 자연도태되기 마련이니
너무 심려치 마셔요..
2016-11-30 21:10:19

그래도 글쓴님은 잘 참으시네요 부럽습니다
저 같으면 하다가 한시간 일하는 거 보고 빡쳐서 2만원 정도 쥐어주고 꺼져라 했을 거 같은데...

2016-11-30 21:42:25
열정페이가 갑의 채찍이 되고
최저임금이 혹사당하는 노동자의 최대임금이 되는 세상이라도

돈값을 하는 만큼 일 하는 사람은 대접받는게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 대접 안 해주면 신고하고 나오면 그만이고...)
이걸 모르는 사람들이 왕왕 있는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노동력 제공 또한 거래라고 생각한다면
첫 거래에서 신뢰를 쌓는건 기본인데...

그 친구들은 어린 나이니까 그걸 몰랐지 않겠나 싶습니다. 
공부하며 책과 싸우는것과 정당한 거래를 배우는건 다른 이야기니까요.
2016-11-30 22:06:56

가깝다면 제가 가서 3인분 이상 일하고 싶네요. 저런 꿀 떨어지는 알바를 스스로 걷어차다니.. 

2016-12-01 10:31:39

남자아이들 3명을 구하셨으면 조금이라도 일이 더 진행되었을텐데...

갓 수능 본 여자 아이 3명이었으면 어땠을지 그림이 그려지네요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