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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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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11-17 00:12:04

지난주 수요일에 무릎 연골수술을해서 오늘로 1주일째 입원중입니다 수술직후 처음엔 농구인생이 사실상 끝난거와 다름없다는 사실에(연골판 50%를 제거했는데 재활후 농구를 할수있다고는 하지만 또 입원하고싶지는 않고 무엇보다 부모님과 와이프를 설득할 자신이 없네요) 매우 우울했었는데 이제 조금 살만해지고나니 작은것 하나하나에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수술후 처음 겪은 시련은 농구고 일이고를 떠나 일단 속된말로 먹고싸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수술한 왼쪽다리는 뒤쪽에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기부스를 대놔서 굽힐수가 없었는데 다리를 쭉 뻗고 오래 앉아있으면 허리가 너무 아파서 밥먹을때 중간중간 쉬어가면서 먹어야했습니다 화장실은 더 곤욕이었던게 일단 링겔을 맞은채로 목발을 짚고 화장실까지 가는것 자체가 힘들었고(왼쪽다리에 체중이 실리면 절대 안되는 상황임) 기부스를 한 상태에서 변기에 앉고 힘을주는 행위 자체가 굉장히 힘들고 불편하더군요 수술직후에는 대변에 대한 공포감으로 밥도 잘 안먹었습니다

수술 후 삼일정도 지난뒤에 링겔을 빼면서 두 손이 자유로워지고 그저께부터 깁스를 빼고 보조기를 착용하여 무릎을 어느정도 굽힐수 있게 되자 사지가 자유로운게 이렇게 행복한 일이구나 라는 것을 처음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부모님이나 와이프가 병문안 오는 시간을 빼고는 병원에서 주는 밥 이외에는 먹을 수 있는게 없었는데 오늘 식후에 목발짚고 병원밖 카페에 가서 커피한잔 마시고 오는길에 붕어빵 세마리 사와서 병실에서 먹으니 참 행복하더군요

와이프가 병문안 올때마다 먹고싶은거 없냐고 물어보는데 물론 사오기 힘들어서 얘기못한 음식들도 있지만 지금까지 구해달라고 했던 음식들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버거킹 콰트로치즈와퍼 컵라면 떡순튀 알볼로피자 그릭요거트 녹차아이스크림 참치김밥 요정도였는데 저것들 먹을때마다 참 행복하더군요 제가 지금 장교로 군복무중인데 요즘 전역 육개월쯤 앞두고 전역후에 뭘해야 돈을많이벌까 고민이 많았는데 저는 돈을 별로 안벌어도 행복할것같습니다

15년간 즐기던 취미를 잃은것같아 많이 속상했었는데 아버지가 이참에 골프같은 고급취미로 갈아타라는 뜻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골프는 전에도 한번 시도해봤었지만 저에겐 너무 노잼인데다가 돈도 많이들어서 별로 내키지 않네요 꼭 골프가 아니더라도 이참에 무릎에 무리 안가는 새로운 취미를 가져볼까 합니다 앞으로 최소 6주간은 목발을 써야해서 다음주 부대복귀후가 걱정되긴 하지만 막 수술하고나서 쩔쩔매던 그때를 생각하면서 힘내고 재활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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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11-17 00:00:16

저도 입원 수술하고 그런 감정을 느끼던 때가 있었네요. 아프고 나면 성숙해지는게 있는것 같더라구요.

2016-11-17 00:29:05

저도 무릎수술해서 그런감정이 공감이 많이되네요. 취미로는 자전거를 추천해봅니다. 재활과 취미생활을 한번에 해결할수있죠~

2016-11-17 02:08:50

저도 장염으로 진짜 고통받았는데 그때서야 원하는거 보고 먹을 수 있는게 큰 행복이라는걸 깨달았네요. 제가 개신교 신자라 종교발언일수도 있지만 신께선 그 바울에게도 언제나 기도하고 감사하면서 살라고 발에 큰 가시를 주셨다고 합니다. 이 대목이 생각나면서 사소한거 하나하나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2016-11-17 07:45:38

저도 불혹이 코앞이라 농구 다음 운동을 뭘로할지 고민인데 탁구와 당구 둘중에 선택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탁구도 부상위험이 만만치 않다고 들어서 당구로 살짝 기울었네요 부상치료 잘하시고 다음 취미도 잘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2016-11-17 09:40:04

여러모로 멘탈 스포츠로 갈아타시는게...... 윗 분처럼 당구도 괜찮을거 같고 바둑 추천드립니다. 아 볼링도 괜찮을 것 같아요

WR
2016-11-17 09:49:25

바둑은 좀 두는데 주변에 워낙 두는사람들이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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