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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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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8-24 18:18:46
오늘도 많은 이들이 각기 다른 희망을 품은 채 밝은 미래를 꿈꾸며 하루를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자신의 희망이 실제로 이뤄질지는 모릅니다.
어떻게 보면 희망만큼 잔인한 단어도 없습니다.
매일 희망이라는 단어만 가지고 불투명한 현실을 견뎌내다가도,
이뤄지지 않을 땐 어떻게든 실패를 정당화시킨 후 무기력함을 떨쳐내며 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하니까요.
희망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른 채 우린 이미 희망의 노예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말그대로 희망고문입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에는 "희망을 버려. 그리고 힘내." 라는 대사가 있습니다.
타작품에서도 느껴지지만 박찬욱의 세계관에 희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열심히 살지 않으면 안됩니다.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가 힘을 내야할 이유는 충분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희망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인 자세를 보였던 루쉰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몽롱한 가운데 바닷가 푸른 모래밭이 펼쳐져 있고 그 위 검푸른 하늘엔 노란 보름달이 걸려 있었다. 생각해 보니 희망이란 본시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거였다. 이는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시 땅 위엔 길이 없다. 다니는 사람이 많다 보면 거기가 곧 길이 되는 것이다."
희망이 없는 세상에서 희망을 만들어가는 게 우리의 몫이라고, 언젠가는 희망이라 불릴 수 있는 그만한 댓가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그는 믿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곧이곧대로 희망은 믿는 사람들에겐 있고 안 믿는 사람들에겐 없다고 믿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희망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린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희망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희망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희망, 절망, 또는 그 어떤 통념에도 구속 받지 않는 자유를 얻는 것이
이 희망이라는 것에서 발견해야 할 우리의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문득 생각이 나 두서없이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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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8-24 19:48:19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어디를 가고 있는지... 정신없이 뛰어가다 순간 깨닭고 한참을 방황하면서 얻은 불안함과 왜인지 알수없는 안도감


어디를 가시는지 (저도 곧 동행할지도 모르지만) 그 길에 인간만의 것이 아닌 나무들을 자주 만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긴 군대생활할 때 웅창한 그네들이 정말로 소중했거든요

여름철 몸을 숨길수 있는 역할보다 그늘막으로서 소중했고

겨울철에는 찬바람을 막아주거나 나뭇잎들이 한기를 막아주었습니다


어디에 있으시든지 주변의 어여쁜 나그네들 짧은 대화나 담소를 나누시고 언제나 자연과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WR
1
2016-08-25 12:21:54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육체적인 것외에 너무나 많은 정신적인 혜택도 베푼다는 사실을 가끔씩 잊곤 합니다.
자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생각과 영감이 머릿속을 지나가곤 하는데요.
Playing님도 어디 있으시든간에 자연과, 그리고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시길 기원하는 바입니다.
1
Updated at 2016-08-26 00:53:43

희망은 어쩌면 사막위의 신기루처럼 환각 내지는 환상을 심어주는 단어에 불과할수도 있죠. 무언가 전체적인 시스템을 유지하기위해 각각의 혈액이 희망고문을 통한 원동력으로 삼아 그 시스템에 끊임없이 산소를 운반시키게끔 하기위한 방책에 불과할수도 있고 그 시스템위에 군림하기위한 1%미만의 낙타바늘에 들어가려는 몸부림 내지는 끔틀거림이라고나 할까요. 이런 희망이라는 관념의 구속에서 벗어나 자신은 누구이고 무엇을 지향하고 어디로 가야하고 시스템적 강박에서 얼마나 자유롭고 어떻게 느끼고 어떤 인생을 살아야하는 개인고유의 가치를 발견할수 있는가가 관건인것 같습니다. 희망하나만 바라보고 사는건 오로지 플랜A뿐, 플랜B를 알지도 못한채 상실감과 허무함에 파묻힐수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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