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논란에 대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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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7-13 06:05:34
왜 학교 교무실 앞에서 벌 서는 학생을 지나가면서 건드리는 선생님 있잖아요? 출석부로 머리를 때린다든가 막대기로 찌른다든가 아니면 못마땅한 눈빛이라든가요. 여기서 제가 느끼는 문제점은 이러한 행위들이 가중적이라는 것입니다. 직접적인 문제 발생에 있어서 학생은 이미 벌을 서고 있을 수 있고, 만약 교무실 앞에 세우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면 조금은 다른 말이지만 사안에 비해 가혹해 보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매니아의 공지사항이 외적인 룰이고 아래 글에서 제가 보았던 가혹한, 가중적인 처벌이 내적 자정작용이라면 도대체 적정한 처벌이 뭐냐는 문제가 다시 생기겠지요. 그래서 저는 그보다 먼저 매니아가 갖는 기계적 중립의 한계를 말하고 싶습니다. '정치적 글은 금지한다'라는 문장 말입니다.
이것은 분명 매니아가 지향하는 이상적 상태를 위한 수단이겠지요. 다시 말해서 매니아는 기계적 중립을 통해서 이상적인, 사람들이 상처받지 않고 편안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길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수단의 이행이 반드시 목적의 실현을 이루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무언가를 위해서 무엇을 금지한다는 것'은 그것이 단순한 만큼 강력한 효과를 가지지만 동시에 하는 것으로부터의 긍정적 결과의 가능성 조차 거세해버립니다.
그리고 제가 얘기하는 '금지되는 무엇'은 마리화나나 음주운전이나 살인과 같은 것이 아닙니다. 정치글을 금지하는 것은 소모적이고 남의 평화를 해치면서 아무런 결과를 갖지 않는 것을 지양하자는 것입니다. 이것은 서로 다른 의미를 추출해 냅니다. '왜 살인을 하면 안 되는가', '왜 음주운전을 하면 안 되는가'라는 질문과 '왜 정치 관련된 언급을 하면 안되는가'라는 질문의 가치는 다릅니다. 너무나 당연해보이는 전자의 질문은 인간 내면의 성장에는 유익하겠으나 지금 단계의 사회의 성장에는 그다지 유익한 질문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후자의 질문은 인간 내면 뿐이 아니라 매니아의 성장에 있어서 유익한 질문입니다. 이것은 기계적 중립이라는 결정을 위한 논의의 과정에서 당연히 이루어 졌겠지만 언제고 다시 반복되어도 상관이 없으며 오히려 그렇게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치 글에 대한 금지라는 룰의 한계는 명확합니다. 애초에 이것이 예방하고자 했던 의미없는 감정소모는이 룰이 지켜지는 사이트 내적 자정작용 과정에서 다시 발생합니다. 물론 이 룰의 긍정적인 면 또한 존재합니다. 이것은 양적으로 많은 소모적 갈등을 줄입니다. 이것은 매니아를 즐기는 많은 이들에게 스스로에 대한 절제와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유념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들은 쉽게 폄하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다시 저는 목적과 수단의 일치성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정치적 언급을 하지 않아서 소모적, 인신공격적 언쟁을 막기만 한다면 매니아 내의 회원 여러분은 행복하게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을까요?
사람의 행복과 평화가 갈등의 삭제로부터 당연히 얻어질 수 있는가에 대해서 저는 회의적입니다. 만약 갈등으로부터 눈을 돌릴 수 없는 상황에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어떤 사람의 평화나 행복은 직면한 갈등의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추구에 의해서도 이뤄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때 타인, 사람들간의 관계에서 촉발되는 문제는 '그러한 문제의식의 공유'에 관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유의 맥락 하에서 상대를 받아들인다면 정치 글이 촉발하는 그러한 감정소모를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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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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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문제죠. 정치성 글은 쓰는사람도 리플 다는사람도 적은데 인신공격은 거의 한 글에 다섯개씩은 나왔고 징계에 대한 불복의 빈도도 훨씬 높았어요.
하신말씀이 틀린건 아닌데 운영진들도 일손 모자란 매냐에서는 포기해야 했던 부분이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