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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언행에 책임을 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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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31 14:17:36

저는 사회인야구팀을 운영 중입니다. 직위는 코치인데, 라인업을 짤 권한을 제 친구인 감독이 저에게 전적으로 맡겨놨습니다. 운영하며 항상 마음 속에 새겨놓은 것은 무한한 자율인데, 김성근 감독을 개인적으로 존경하긴 합니다만 그건 자신의 일을 대하는 장인적 태도를 존경하는 것이지, 운영관에 있어서는 궤를 달리 해야 한다 봅니다. 잘 나가던 해태 감독 시절, 자신의 수석 코치에게 "성근이, 나는 훈련을 3시간 하고 나면 뭘 더 시켜야 할지 모르겠어. 지들이 알아서 해야지."라고 말을 했다던 김응룡 감독의 방식이 더 깔끔하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납득할만한 원칙을 정해두고, 원칙을 지킨다면 무슨 짓을 하든 가만 놓아두는 것. 대신 시합 전날 무슨 짓인가 했는데 그게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면, 지속적으로 그렇게 해 경기력이 떨어지고 있다면 벤치에 장아찌가 되도록 박아놓는 것, 뛸 사람 많으니까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게 어른이고, 성인 아니겠습니까.

 

 

프로야구 선수들 역시 성인들이니 알아서 해야 할 의무와 동시에 알아서 살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롯데의 권두조 전 수석 코치가 호텔 cctv를 통해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다 반발을 사서 쫓겨났는데, 이 짓은 도의적인 문제를 떠나 법원에 가져가도 무조건 패소할 일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운동 선수들은 어디 오지에 처박아두고 운동만 계속 시켜야 한다는 글이 추천을 수천개씩 받고 있으니 통탄할 일입니다. 아무거나 추천을 누르는 단순 장난꾼들이 그렇게 많진 않을 테니 정말 진심으로 그 글에 동감한 사람들이 꽤 된다는 것인데, 만약 직장에서 사원들이 전날 술을 마시면 크든 작든 업무 컨디션에 차질이 생길 테니 퇴근 후 술 못 마시게 직장에 붙잡아두거나 원격 감시를 한다면 동감을 한 그 사람들 그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할까요.

 

 

묘하게도 우리들 중에는 자신의 일에 대해 책임을 지는데 미숙해보이는 사람이 많습니다. 가끔은 아예 그 개념 자체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야간'자율'학습을 강제로 하고, 부모님이 '널 위해서야.'란 전가의 보도로 모든 걸 강제하는 환경에서 자라 그런 걸까요. 운동 선수든 누구든 간에 개인의 행동을 감시하는 것은 >나 > 등 영화로도 제작되어 그 문제에 대해 경고할 정도로 엄연히 사생활 침해이고, 오지에 처박아두고 운동만 시키는 건 얼마 전 크게 이슈가 됐던 신안 염전 노예와 하등 다를 것이 없습니다. 키보드만 잡으면 뇌가 사라져 버리는 병이 유행을 하는 것일까요? 하긴 밑의 게시물을 보니 명백한 오답을 책임지기 싫어 1년 간 뻐기다가 결국 지 한 몸으로는 책임을 감당하기 힘든 짓을 인정할 수 밖에 없던, 그러나 피해자에게 해 줄 것은 없는 정부 인사도 보이고, 팬들이 왜 분노하고 있는지는 고찰해보지 않고 대충 감독 한 명 임명해서 책임을 회피하는 구단도 보이고...... 키보드만 잡으면 자신의 언사가 남에게 무슨 상처를 주든 상관 안 하는 것 정도야 무슨 대수겠냐는 생각이 팽배할 만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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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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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31 14:33:37

음.. 일단 퇴근하고 술 못먹게하는거보다는 출근해서 회사에서 술 못먹게하는것에 가깝죠. 그리고 안되면 짜르고 다른사람을 쓰는것보다는 잘할수있는 사람을 잘하게 만들어주는리더가 훨씬더 훌륭한사람이죠. 본인이라면 어떨까요 하셨는데 제 상사가 독하게 절 가르쳐주고 끝까지 챙겨주면서 절 성장시켜주면 너무 고마울것같습니다. 게다가 안건드려도 열심히 잘하는 선수를 괴롭히는 감독은 더군다나 전혀 아닙니다. 게다가 본인이 연습하기 싫은사람 강제로 시키는 감독도 아니구요. fa인 사람이 제발같이훈련해보고 싶다고 부탁하는 감독입니다.

Updated at 2014-10-31 14:36:09

여러모로 동감가는 말씀이네요. 자신의 바램을 현실화하는데 있어 남의 고통에는 무감각한 행태가 너무 만연해 있는거 같습니다. 우승을 위해서라면 인간을 노예처럼 굴려도 좋다니...거 참.

2014-10-31 14:59:11

야구 이야기를 하자면 우리나라는 프로야구계는 선수들을 무슨 고등학생 다루듯 다루고 있죠. 야구판은 엄청나게 커졌는데, 팬을 대하는 선수들의 자세, 팬을 대하는 구단의 자세, 또 선수를 대하는 구단의 자세는 여전히 쌍팔년도에 머무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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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4-10-31 15:24:20

김성근 감독은 훈련만 제대로 나오고 성실히 하면 아무 간섭도 안하죠. 이상훈 머리 기르고 밤에 기타치고 놀아도 간섭 전혀 안했죠. 물론 김성근 감독 훈련 전날 술먹고 와서 소화는 못시키니까 자연 금주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롯데는 훈련이후 사생활까지 간섭하니까 사단이 나건죠.

2014-10-31 16:26:08

김성근 감독은 그리고 규율을 잡는 만큼 책임도 지는 사람이죠. 윤길현 사건 대신 사과하는거 그거 김성근 아니면 그 어떤 감독도 그 결정 못 내렸을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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