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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에서 글 작성 도중 프리즈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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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1 22:57:38

긴 글을 쓰다보면 연습장에서 먼저 쓰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오랫동안 쓰다보면 갑자기 딜레이가 생기는 현상이 있습니다.

(예: 타이핑이 늦게 쳐지는 등)

그리고는 게시물 작성 완료를 누르려 하면 눌러지지 않고 화면이 그대로 프리즈가 되어버립니다.

(마우스 아이콘에 모래시계만 계속 뜨고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화면도 프리즈되구요)

다행히 임시저장이 되어있어서 글을 날리진 않았네요.

 

  이에 대해 조금 알아봐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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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8-12-12 02:17:35

마우스 아이콘을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맥OS의 사파리에서 문제를 겪으시는 것 같습니다. 어떤 모델 및 사양(특히 메모리), 그리고 얼마나 긴 글인지(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제가 테스트 해 볼 수 있는 원본이 있다면 댓글로 비밀글로 전환 후 붙여넣어주시면 가장 좋습니다.) 알려주시면 참고해서 테스트 해 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WR
2018-12-12 13:16:00

아이맥 2017년 모델

i5 쿼드코어 3.4ghz 램메모리 40기가입니다.

 

글 길이는 제가 자유게시판에 올린 "최근 읽은 책, 5권 간단평" 정도의 분량인데

이게 정확히 길이가 문제인지 아니면 유지 시간 (작성 페이지에 머문 시간)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래가 제가 작성중이던 글 내용입니다.

(프리즈될 경우 작성 완료 버튼이 클릭이 안 되어 결국 크롬으로 접속해서 올렸습니다)


산책자, 로베르트 발저

보통 결말을 미리 알고 보는 이야기를 반기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만큼은 예외였다.

이 책의 결말을 알고 있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작가의 생애에 대해 이미 알았다는 말이지만, 이 정도의 작은 모순은 별로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이 책을 이루는 각기 다른 이야기와 형식의 중단편들 모두는 작가의 현실적인 삶을 낭만이라는 창으로 관통하여 흘린 피로 쓰고, 자신의 헐벗은 마음을 낯 뜨겁게 반영하며 흘려낸 부끄러움 가득한 눈물로 쓴 자서전이기에, 작가를 아는 것이 곧 이 책의 혼을 마주 보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산책을 하며 중얼거리는 말들을 마치 실시간으로 엿듣는 듯한 비계산적인 자발성(spontaneity)이 담긴 문체와 그 끝에 아무렇지도 않게 남겨지는 이유를 알 수 없는 허무함은 독자를 작가의 심연 속으로 더 깊게 파고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전달한다.

 

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난 여행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루키이기 때문에 뭔가 다를 것을 기대하고 이 책을 읽는다.

내가 이 책에서 보고 싶은 것은 확고했다. 난 하루키가 거쳐간 수많은 유럽 도시들에 대해 알고 싶은 게 아니라, 하루키의 마음속을 유랑하고 싶은 것이다. 과연 나는 내 목적을 달성했을까. 잘 모르겠다. 다만 몇 가지 느낀 점은 하루키가 내가 그려오던 것과 달리 성격이 그다지 좋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과 (툭하면 화를 내거나 짜증내기 일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세이 속에서 드러나는 그의 확고한 직업 정신과 가치관들에 매료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처음엔 관심도 없던, 생전 처음 들어 본 여러 섬과 도시들에게 조금씩 알 수 없는 애정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랄까. 하루키의 관점으로 본 타국을, 하루키를 이해하려고 시도함에 따라 그 시점과 장소들에게도 조금씩 애정을 가지게 되는 묘한 여정을 난 경험 했다.

 

비어 있는 정신, 김정란

이처럼 아름다우면서 명료한 비평집이 있을까. 이 책은 문학평론집에서 보기 힘든 어떤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 비평을 위한 비평이 아닌, 시로 태어나 시와 사랑에 빠지게 된 사람이 시로 살기 위해 이 절대성과 마주 보려 하는 그 순수성 말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평론에서 중요한 한 가지를 매끄럽게 해낸다. 바로 자신 고유의 시선과 경험, 그리고 지식을 통해 매우 자연스럽게 주류와 궤를 달리한다. 

한국 근대문학평론에서 반드시 언급되어야 할 책이다.  

 

 

 

디자인의 디자인, 하라 켄야

디자이너가 쓴 디자인에 관한 책이지만, 정작 이것은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읽어야 할 소중한 지식서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이 책은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져야 할 예술성에 대한 존중을 인지해주기 때문이다. 

예술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거창하고 부가적인 이물질만이 아니다. 디자인이라는 개념에서 실용성이나 경제성 외에 숫자만으론 산출할 수 없는 오묘한 예술성이 첨가되는 게 진정한 디자인이 아닐까 한다. 우리 삶의 모든 요소에는 조금씩의 창작과정이 필요하고, 이를 접하는 모든 이들이 디자인을 알 때 삶은 진정 윤택해진다고 믿는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책 머리말의 품질이 책의 전체적인 품질을 좌우한다는 말을 여러 번 접했다. 매번 동의하는 말은 아니었지만,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에서만큼은 난 머리말의 문장력에서부터 이 책에 매료되었고, 초입에서 정교하게 보여준 작가의 글에 대한 애정과 진솔함은 내가 이 책을 엄격하게, 때론 다정하게 아끼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주었다. 내가 이 책에서 느낀 감정들을 딱 두 가지로 축약할 수 있다면 그건 "배려"와 "존경심"이다. 그는 언제나 그 어떤 사물 또는 대상을 대할 때도 이를 향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배려심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렇기 때문에 매사에 신중하고, 이 예의는 곧 그의 글들을 더 견고하게 만듬과 동시에 약자들에겐 세심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또한 그는 항상 예술에 대한 (정확히 말하면 예술이 가져다줄 수 있는 것에 대한) 존경심을 잃지 않는다. 그에게 사회의 상처를 아물게 만드는 묘약은 예술이란 레시피에 담겨있기에, 이에 대한 글은 그의 고독을 토로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삶을 치유하고자 하는 일종의 소소한 의사이다. 그리고 이것이 곧 산문이 나아가야 할 한 가지 방향 중 하나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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