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게스트 농구갔다가 느낀점
상대팀 vs 저희팀(모르는 분들) + 게스트 둘(저와 저희 팀원동생 하나) 이렇게 경기를 하게됐습니다.
저희팀 구성원들이 일단 잘 모르는 분들이기도 하고, 어제 제 컨디션도 그닥이라 한 2-3쿼터 패스만 신나게 돌렸는데, 스틸 후에 속공찬스가 나서 달려가는 상황이 생겨 마무리 할까 하다 수비가 셋 상황인것을 보고 멈춰 선 상황, 갑자기 뒤에서 옷을 잡아 끌더군요. 파울이 불렸고, 이미 멈춰 선 상황임에도 한번 더 옷이 늘어날 정도로 끌어서 이건 뭐지 싶어서 쳐다봤는데 사과는 커녕 그냥 등 돌리고 가길래 황당해서 계속 쳐다보다 사이드라인에 빠져서 공 주려고하니 그제서야 발견하고서는 "왜요? 왜요? 뭐 문제있어요?" 하시더군요.
그래서,
"아니, 방금 그 상황이 옷을 그렇게 잡아 당길만큼의 상황인가요?"
"아니..이게 정상적으로 파울 한건데, 그게 왜요?"
"그럼 최소한 그런 파울 하셨으면 사과라도 하시면 서로 기분 안나쁘잖아요."
"아니..제가 하드하게 파울한거면 이해하겠는데.."
이때, 그 팀원들 두분정도가 나서더니 하시는 말씀.
"안다치게 하려고 그러지. 너 몇살이야? 이사람은 거희 마흔 다 돼가. 예의있게 해."
충격받음..
예의있게 해..예의있게 해..예의있게 해..예의있게 해..예의있게 해..예의있게 해..예의있게 해..예의있게 해..
예의있게 해..예의있게 해..예의있게 해..예의있게 해..예의있게 해..예의있게 해..예의있게 해..예의있게 해..
"예의요? 대체 무슨.. 제가 예의없게한게 뭐가있습니까?"
"아니 그래서 몇살인데?"
"스물아홉입니다."
"스물 아홉이면, 어디가도 어린편인데. 그렇게 노려보고 째려보고 시비걸면 안돼."
"이제 그만 하시고, 저희 스타일이 그런거니까 기분나쁘더라도 이해해주세요."
"파울에 나이가 무슨...네 농구 하시죠."
안다치게 하는것이 목적이라면 잡아 끌지를 말던가, 했으면 사과라도 하시는게 맞지않냐는 어필이 예의에 어긋나는 말이었는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다짜고짜 반말로 예의갖추라는게 대체 무슨 경우인가 총체적난국에 빠져 벙쪘습니다. 대화로 해결해보고 싶어도 이걸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을해야하나..한턴에 여러방 크리티컬 문장을 처맞으니까 화를 떠나..아 난 누군가.. 15년전쯤 교무실이 생각나기도하고 혹시 저사람이 내가 기억못하는 나의 은사님 아들정도 되시나.. 빨리 땀빼고 벗어나야겠다 싶었습니다.
나름 주에 2-3회 게스트 다닌지가 어느덧 10년 근처인데, 글로만 봤던 나이로 찍어누르고 보는 꼰대질 하는 사람을 실제로 보니 거의 무적이라 마땅한 대응이 생각이 나질 않더군요. 더 말섞어봐야 싸우자고 나서는데
가뜩이나 게스트의 게스트로온 상태라 괜히 저 때문에 분위기 흐려서 농구도 못할 것 같더라구요.
후에 저에게 파울하신분은 즐겁게 농구하다 가라며 따로 오셔서 말씀하시고 좋게좋게 넘어갔는데, 예의있게 하라고 말씀하신 그분은 그냥 즐겁게 농구하시더군요.
옆에서 보고있던 동생이 집에가는길에 갑자기 웃더니, 형 아직도 저런사람이 있네요. 저도 나중에 동생들한테 저렇게 하게될까요. 하는데.. 할말이 없었습니다. 사실 누구나 자신이 그렇게 돼야지 하고 생각하는사람은 없을테니까요.
요즘 느끼는건 저희 학창시절에 비해 농구의 인기는 여러모로 상승할 이유가 많아지는 반면, 정작 농구장에 가보면 실 내외를 막론하고 세대교체라기에는 조금 모호한 수의 학생들과 20대 후반에서 3-40대분들, 이미 고정적으로 농구 하셨던 분들만 꾸준히 하시는것을 볼 수 있는게, 이런 문화에서부터 비롯되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포츠에 나이를 섞으면 당연히 그만큼의 경험치와 집대성이 생기는것이지만, 그런류의 진행이 능사는 아닐텐데 라는 생각이 앞섭니다. 불치하문이랬다고, 저희팀은 스포츠는 스포츠로, 예의는 예의대로 구분해서 좀 더 자유로운 환경을 구축해서 농구를 즐길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방에 올릴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고, 느낀바 정리와 더불어 스스로 처음 팀을 만든 이유를 상기되도록 글로 조금 남겨놓고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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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어 비단 농구코트안에서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이긴한대
농구하다가 그렇게 하면 기분이 나쁠 것 같습니다. 예의를 지키면 레이업할때 열어줘야 하나요:(
나이드신 분들이 다 그러신 건 아니겠지만, 가끔씩 나이로 자신의 행위를 무마하려고 하시면 기분이 안 좋네요. 코트안에선 욱하기보다 그 순간 어떻게 반응하냐 혹은 어떻게 표현하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몸 조심히 마음 조심히 농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