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농구를 더 재밌게 즐기기 (1)
농구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많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5:5 농구라면 더욱 그렇죠.
과거와 달리 체육관도 늘어나고, 학교 클럽 활동도 활성화 돼서
요새는 어렵지 않게 실내 농구를 접할 수 있습니다.
처음 풀코트 5:5 농구를 시작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저는 농구를 즐기는 인구 중 가장 많다는 '키작고 슛없는 돌파형 가드' 였습니다.
예상하셨다시피, 처음 5:5를 뛰었을 때 그야말로 멘붕하고 말았죠.
그리 크지 않은 코트에 10명이나 자리잡아야 하기 때문에 돌파 공간이 없었고,
슛이 없다보니 새깅 당하기 일쑤였습니다.
무리해서 돌파하다 뺏기거나, 슛옵션이 배제되니 패스도 자주 끊겼습니다.
이후에 동호회 농구를 꾸준히 하고, 슛을 갖추니 더이상 멘붕하지 않았고,
나름 팀에서 중요한 일원으로서 경기를 뛰기도 했습니다.
5:5 농구에 적응된 것입니다.
동호회 농구에서는 일반적으로 2-3 존 디펜스를 선호합니다.
쉬운 골밑 점수를 주지 않고, 리바운드를 잘 지킴으로써 속공을 나가기 좋기 때문입니다.
한편 공격측은 수비 사이사이에 공격수를 배치하는 1-3-1 오펜스를 주로 사용하죠.
공격측은 수비 대형에 따라 포메이션을 바꾸기 때문에
수비측이 2-3을 고수하는 한, 공격측도 굳이 공격 방식을 바꾸지 않습니다.
2-3 수비에 대항한 1-3-1 공격은 보통 다음과 같이 이루어집니다.
탑에 1, 윙에 2, 하이에 1, 로우에 1. 수비의 사이 간격에 적절하게 위치합니다.
외각 3명은 볼을 돌리면서 스페이싱을 담당하고, 안전하게 볼을 골밑에 투입함으로써
페인트존의 하이-로우 게임을 돕습니다.
윙으로 볼이 이동하면, 앞선 수비 중 가까운 쪽이 막고, 나머지 앞선 수비가 하이를 체크합니다.
이처럼 앞선 수비 한명과 중앙 수비로 인해 하이 투입이 어렵습니다.
탑에서는 다음과 같이 앞선 두명이 하이로의 볼 투입을 서로 견제합니다.
그러나 앞선 수비는 2명이고 볼은 3명이 돌리기 때문에, 이를 다 커버할 수 없습니다.
앞선 수비가 한쪽에 치우쳐 있는 동안 반대쪽 윙으로 볼이 전환되었습니다.
5:5 농구에서 거의 대부분의 윙 3점 찬스는 이런 식으로 나게 됩니다.
밑선 수비가 45도 윙까지 커버하는 것은 매우 귀찮고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45도 윙에 정대만처럼 매우 뛰어난 슈터가 공을 잡았다면,
어쩔 수 없이 밑선 수비가 체크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역동작이 걸리게 되어 돌파도 잘 먹히고,
패스하기도 쉽습니다. 지금은 비워진 왼쪽 로우를 활용하기 위해 강백호가 백도어컷을 하고 있군요.
노마크 상태로 미들 슛 찬스가 났습니다.
골밑 수비가 양쪽을 모두 막아야 하기 때문에 하이-로우 게임이 가능해집니다.
이 경우에는 골밑 수비를 붙이고 하이에서 컷하는 채치수에게 패스했군요.
그러나 일반 동호회 농구에서 정대만처럼 뛰어난 슈터는 별로 없기 때문에
보통 45도 3점슛은 적당히 버립니다(?)
정말 대단한 슈터가 있다면 원래는 수비 포메이션을 바꿔야 하지만,
팀 연습이 부족하고 주로 경기 위주로 모임을 갖는 동호회 특성상 2-3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밑선 수비가 45도를 완전히 맡는 게 아니라, 일단 헷지 수비를 통해 공격을 지연시키고,
앞선 수비가 올 때까지 시간을 법니다.
어느 정도 앞선 수비가 리커버리 되었다면 뒷선 수비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고,
앞선 수비가 계속해서 외각 수비를 할 수 있게 됩니다. 2-3 수비의 헛점이 금세 사라졌습니다.
하이가 봉쇄되면, 결국 볼이 외각에서만 돌게 되어, 단조로운 공격을 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또한 볼이 수비 시야 앞쪽에서 계속 돌기 때문에, 수비 대응이 빨라지고 헛점이 잘 생기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볼을 안쪽으로 가져가기 위해 돌파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2-3에서 돌파 수비의 기본은
1) 매치업 수비가 공격수를 따라가주고
2) 근처 외각 수비가 헷지를 통해 공을 잡게끔 하고
3) 스텝을 밟고 올라가는 공격수의 슛을 센터가 저지하는 것입니다.
단지 도움수비가 한발짝만 안으로 들어와도
돌파 중인 공격수는 세명의 수비로부터 방해받는 것입니다.
탑에서의 돌파는 심지어 적극적으로 방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탑의 1번은 가장 작고, 중앙 수비는 가장 크기 때문에 돌파 마무리가 어렵습니다.
심지어 메이드를 하더라도 큰 손해가 아닙니다.
속공을 저지하는 수비가 없기 때문에 손쉬운 속공 득점을 허용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탑에서의 돌파는 5:5 농구에서 일종의 금기시되고 있죠.
상술한 내용은 낮은 수준의 5:5 경기의 경우입니다.
높은 수준의 팀일수록 2-3을 고수하기 어렵게 하는 3점 슈터들이 즐비하고
결국에는 부분적으로 맨투맨을 서든, 매치업 존을 서든 아예 맨투맨을 서게 되어있습니다.
또한 개인기량이 뛰어나 다양한 방법으로 득점하는 그림이 나옵니다.
문제는 어느정도 구력이 쌓인 중하-중 정도에 해당하는 팀들입니다.
이런 팀들은 대부분 2-3 수비를 어떻게 깨야 하는지 방법을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 팀들입니다.
그러나 2-3 수비를 완전히 포기해야 할 정도로 많은 3점 슈터를 보유하지 못했거나,
상대 팀들이 2-3을 계속 고수하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밖에 공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공격대형은 수비대형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일부의 팀들은 이러한 점을 타개하기 위해 전술을 짜거나, 작전을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단발성 공격에 그치고 다시 하던대로 공격을 전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동호회 농구를 즐기는 분들이라면 이 어느 정형화되어있는 공격방식이 있다는 점에
공감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모션 오펜스에 대해 고민해보기 시작한 것은 그 무렵입니다.
이 동호회 농구 전용 모션 오펜스에 기대하는 것은
1) 모두가 패스를 돌리면서 균등한 볼 소유를 할 것
2) 규칙이 농구의 일반적인 통념에 위배되지 않는 것
3) 너무 어렵거나 예외가 많지 않아 쉽게 익힐 수 있는 것
4)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는 것 입니다.
머릿속에 정리할 겸 시리즈를 한번 연재하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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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정리해주셨네요. 담 편도 기대하겠습니다.
수비 측면에서 보자면 반대편 45도로 공이 돌때 3번이 3점 커버하러 나오고 4,5번이 나간자리를 커버하고 위크 사이드를 버리고 공 스윙되는 동안 다시 자기자리 찾아가야 하구요.
엄청난 연습을 통해 호흡을 맞춰야죠. 2-3 지역방어가 제일 어려운 수비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