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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농구를 더 재밌게 즐기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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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6-25 03:12:56

농구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많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5:5 농구라면 더욱 그렇죠.

과거와 달리 체육관도 늘어나고, 학교 클럽 활동도 활성화 돼서

요새는 어렵지 않게 실내 농구를 접할 수 있습니다. 

 

처음 풀코트 5:5 농구를 시작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저는 농구를 즐기는 인구 중 가장 많다는 '키작고 슛없는 돌파형 가드' 였습니다.

예상하셨다시피, 처음 5:5를 뛰었을 때 그야말로 멘붕하고 말았죠.

그리 크지 않은 코트에 10명이나 자리잡아야 하기 때문에 돌파 공간이 없었고,

슛이 없다보니 새깅 당하기 일쑤였습니다.

무리해서 돌파하다 뺏기거나, 슛옵션이 배제되니 패스도 자주 끊겼습니다.

 

이후에 동호회 농구를 꾸준히 하고, 슛을 갖추니 더이상 멘붕하지 않았고,

나름 팀에서 중요한 일원으로서 경기를 뛰기도 했습니다.

5:5 농구에 적응된 것입니다.

동호회 농구에서는 일반적으로 2-3 존 디펜스를 선호합니다.

쉬운 골밑 점수를 주지 않고, 리바운드를 잘 지킴으로써 속공을 나가기 좋기 때문입니다.

 

한편 공격측은 수비 사이사이에 공격수를 배치하는 1-3-1 오펜스를 주로 사용하죠.

공격측은 수비 대형에 따라 포메이션을 바꾸기 때문에

수비측이 2-3을 고수하는 한, 공격측도 굳이 공격 방식을 바꾸지 않습니다.

 

2-3 수비에 대항한 1-3-1 공격은 보통 다음과 같이 이루어집니다. 

 

 

 

탑에 1, 윙에 2, 하이에 1, 로우에 1. 수비의 사이 간격에 적절하게 위치합니다. 

외각 3명은 볼을 돌리면서 스페이싱을 담당하고, 안전하게 볼을 골밑에 투입함으로써

페인트존의 하이-로우 게임을 돕습니다. 

  

 

윙으로 볼이 이동하면, 앞선 수비 중 가까운 쪽이 막고, 나머지 앞선 수비가 하이를 체크합니다.

이처럼 앞선 수비 한명과 중앙 수비로 인해 하이 투입이 어렵습니다. 


 


탑에서는 다음과 같이 앞선 두명이 하이로의 볼 투입을 서로 견제합니다.




그러나 앞선 수비는 2명이고 볼은 3명이 돌리기 때문에, 이를 다 커버할 수 없습니다.

앞선 수비가 한쪽에 치우쳐 있는 동안 반대쪽 윙으로 볼이 전환되었습니다.

 

 


5:5 농구에서 거의 대부분의 윙 3점 찬스는 이런 식으로 나게 됩니다. 

밑선 수비가 45도 윙까지 커버하는 것은 매우 귀찮고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45도 윙에 정대만처럼 매우 뛰어난 슈터가 공을 잡았다면, 

어쩔 수 없이 밑선 수비가 체크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역동작이 걸리게 되어 돌파도 잘 먹히고,

패스하기도 쉽습니다. 지금은 비워진 왼쪽 로우를 활용하기 위해 강백호가 백도어컷을 하고 있군요.




노마크 상태로 미들 슛 찬스가 났습니다. 




골밑 수비가 양쪽을 모두 막아야 하기 때문에 하이-로우 게임이 가능해집니다.

이 경우에는 골밑 수비를 붙이고 하이에서 컷하는 채치수에게 패스했군요.




그러나 일반 동호회 농구에서 정대만처럼 뛰어난 슈터는 별로 없기 때문에

보통 45도 3점슛은 적당히 버립니다(?)




정말 대단한 슈터가 있다면 원래는 수비 포메이션을 바꿔야 하지만, 

팀 연습이 부족하고 주로 경기 위주로 모임을 갖는 동호회 특성상 2-3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밑선 수비가 45도를 완전히 맡는 게 아니라, 일단 헷지 수비를 통해 공격을 지연시키고,

앞선 수비가 올 때까지 시간을 법니다.




어느 정도 앞선 수비가 리커버리 되었다면 뒷선 수비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고,

앞선 수비가 계속해서 외각 수비를 할 수 있게 됩니다. 2-3 수비의 헛점이 금세 사라졌습니다.




하이가 봉쇄되면, 결국 볼이 외각에서만 돌게 되어, 단조로운 공격을 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또한 볼이 수비 시야 앞쪽에서 계속 돌기 때문에, 수비 대응이 빨라지고 헛점이 잘 생기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볼을 안쪽으로 가져가기 위해 돌파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2-3에서 돌파 수비의 기본은 

1) 매치업 수비가 공격수를 따라가주고

2) 근처 외각 수비가 헷지를 통해 공을 잡게끔 하고

3) 스텝을 밟고 올라가는 공격수의 슛을 센터가 저지하는 것입니다. 

 

단지 도움수비가 한발짝만 안으로 들어와도

돌파 중인 공격수는 세명의 수비로부터 방해받는 것입니다.




탑에서의 돌파는 심지어 적극적으로 방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탑의 1번은 가장 작고, 중앙 수비는 가장 크기 때문에 돌파 마무리가 어렵습니다.

심지어 메이드를 하더라도 큰 손해가 아닙니다.




속공을 저지하는 수비가 없기 때문에 손쉬운 속공 득점을 허용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탑에서의 돌파는 5:5 농구에서 일종의 금기시되고 있죠.

 

 


 

상술한 내용은 낮은 수준의 5:5 경기의 경우입니다.

높은 수준의 팀일수록 2-3을 고수하기 어렵게 하는 3점 슈터들이 즐비하고

결국에는 부분적으로 맨투맨을 서든, 매치업 존을 서든 아예 맨투맨을 서게 되어있습니다.

또한 개인기량이 뛰어나 다양한 방법으로 득점하는 그림이 나옵니다.

 



문제는 어느정도 구력이 쌓인 중하-중 정도에 해당하는 팀들입니다. 

이런 팀들은 대부분 2-3 수비를 어떻게 깨야 하는지 방법을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 팀들입니다.

그러나 2-3 수비를 완전히 포기해야 할 정도로 많은 3점 슈터를 보유하지 못했거나,

상대 팀들이 2-3을 계속 고수하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밖에 공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공격대형은 수비대형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일부의 팀들은 이러한 점을 타개하기 위해 전술을 짜거나, 작전을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단발성 공격에 그치고 다시 하던대로 공격을 전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동호회 농구를 즐기는 분들이라면 이 어느 정형화되어있는 공격방식이 있다는 점에

공감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모션 오펜스에 대해 고민해보기 시작한 것은 그 무렵입니다.

이 동호회 농구 전용 모션 오펜스에 기대하는 것은 

1) 모두가 패스를 돌리면서 균등한 볼 소유를 할 것

2) 규칙이 농구의 일반적인 통념에 위배되지 않는 것

3) 너무 어렵거나 예외가 많지 않아 쉽게 익힐 수 있는 것

4)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는 것 입니다.

 

머릿속에 정리할 겸 시리즈를 한번 연재하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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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06-24 20:48:32

잘 정리해주셨네요. 담 편도 기대하겠습니다.

수비 측면에서 보자면 반대편 45도로 공이 돌때 3번이 3점 커버하러 나오고 4,5번이 나간자리를 커버하고 위크 사이드를 버리고 공 스윙되는 동안 다시 자기자리 찾아가야 하구요.

엄청난 연습을 통해 호흡을 맞춰야죠. 2-3 지역방어가 제일 어려운 수비인데 말이죠..

WR
2017-06-24 20:56:21

그렇죠. 하이브리드 수비의 경우에는 저렇게 헷지로 보통 해결하는 경우가 많고, 전통적인 2-3의 경우에는 아예 로테이션을 돌아서 커버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위의 경우는 상술했듯이 2-3수비에 대한 공격이 어떻게 정형화,고착화 되는지를 말하기 위해 낮은 수준의 공격과 수비의 경우를 상정한 것이구요. 모션 오펜스를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을지를 알아보는 것이 시리즈의 목적입니다.

2017-06-24 20:53:33

잘만드셨네요!!!!! 보기도 즐겁고 유익하고 내용도 좋네요. 발목 재활끝나고 거의 반년만에 다시 농구하게됬는데 많이 참고하겠습니다.!!

확실히 5대5는 연습과 대화를 통해 합을 맞추는게 제일 중요한데 그게 제일 어렵죠

WR
2017-06-24 21:18:23

감사합니다. 기대해주세요.

2017-06-24 20:55:26

잘 읽었습니다 그림은 어떻게 그리셨나요?

다음편 기대할께요

WR
2017-06-24 21:19:01

제가 그린 것은 아니구요. 작업은 파워포인트로 했습니다.

2017-06-24 21:18:49

잘 읽었습니다. 근데 3점이없는 팀이라면 2ㅡ3 수비는 어떻게 타파해야할까요??

WR
1
2017-06-24 21:23:53

3점이 아예 없다면 최대한 2-3수비가 세팅되기 전에 미리 공격을 전개해야 합니다. 지공 상황에서는 정교한 풀업점퍼가 가능한 사람 위주로 미드레인지 게임을 전개해야 합니다.

Updated at 2017-06-24 23:31:43

사실 미들 점퍼 되는 사람도 극히 드물기 때문에.

아예 빅맨 둘은 하이로우에 있고 나머지는 외곽에서 보다가 컷인을 계속하고 하이에서 패스뿌려주는 방법도 있는데. 이것도 센터 수준이 엄청 높아야 하긴합니다.

WR
2017-06-25 03:35:40

빅맨 둘에 커터까지 세명이나 라인 안 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패스가 정말 정확하지 않으면 턴오버나기 십상이죠. 여러모로 존 디펜스를 상대로 슛이 없다면 힘든게 사실입니다.

2017-06-25 09:31:27

그렇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2017-06-25 12:11:39

그렇죠! 즉 슛이 없으면 이용할게 컷인뿐인데. 그걸 하려면 요구 조건이 너무 높아지죠. 하이에서 공 지키면서 공 뿌려줄 수준의 센터에 골밑에 잔뜩있는 수비를 깨고 드라이브인 할 선수까지

2017-06-24 21:58:34

아주 좋은 글인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고등학생 팀과 대학교 단과대 혹은 과 동아리 수준에서 볼 수 있는 팀들의 상황을 잘 분석해주셨네요. 심지어 슛없는 돌파형 가드가 즐비한 동농의 상황까지도...!

다음편이 무척 정말정말 기대됩니다.

WR
2017-06-25 03:34:18

오히려 동호회 팀보다 지속적으로 팀 연습시간을 갖는 학교 팀에 더 적합 할 수도 있겠네요.

팀에서 앞으로 소개할 모션 오펜스를 꼭 쓰지 않더라도

농구에서 발생하는 효율적인 공격의 수를 다수 포함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06-24 22:32:28

너무 감사한 글이네요 ;) 농구가 한층 재밌어질 거 같습니다!

WR
2017-06-25 03:36:28

감사합니다. 기대해 주세요.

2017-06-24 22:48:08

팀원들에게 보여주어야겠습니다. 아주 좋네요. 양질의 글 감사합니다.

WR
2017-06-25 03:36:59

오 영광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2017-06-24 22:59:44

한번에 쭉 읽게되었습니다. 정말 유익하고 가독성 좋게 만드신것같아요 감사합니다

WR
2017-06-25 03:37:41

교육 목적으로 만든 거라 가독성 신경쓰긴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06-25 00:29:39

와 진짜 그림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셨네요! 감사히 봤습니다~

WR
2017-06-25 03:38:09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대해주세요~

2017-06-25 05:58:47

와~~~ 너무 감사합니다.

제 포지션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배우고 가네요

2017-06-27 22:32:53

엄청난 공감이 되는 글입니다. 

몇가지 궁금한 사항이 있습니다.

지역수비일시 탑에서 돌파는 지양해야한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NBA팀에서 만약 2-3 지역수비를 선다고 가정.(그럴일 잘 없겠지만) 뛰어난 개인기량을 지닌 PG라고 하더라도 탑에서 돌파시작은 안한다는 말씀이신가요?

음...간략히 말해 개인기량으로 지역수비를 찢는것이 올바르지 않다가 정설인지 궁금합니다.

예전에 유재학감독님이 지역수비나 맨투맨수비나 똑같다 어렵게 생각하지마라 라는 인터뷰도 본적이 있거든요... 

 

WR
2017-06-27 23:51:06

프로 수준에서의 지역방어는 동호회 농구의 지역방어와 전혀 다릅니다. 동호회 농구에서의 지역방어는 우선 1번은 공격전개(라고 쓰고 탑에 멀찌감치 서있기) 주로 하며 완전 노마크시에만 슛을 쏜다. 양 윙은 일단 돌파부터 막으면서 적당히 반노막상태로 둬보다가 잘들어가면(보통 양 윙중에 더 뛰어난 슈터가 있기 마련) 그쪽 위주로 수비를 치우쳐서 막는 형식으로 되어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앞선 두명이 최대한 뺑이(?)치면서 막아보고, 못갈거 같으면 그다음 양 밑선이 뺑이치면서 어떻게든 막고, 그래도 안 되면 슛은 주자 라는 말입니다. 이것의 이점은 빠르지는 않지만 높은 중앙 센터를 계속 골밑에 상주시킬 수 있습니다. 상술했듯이 2-3지역에서 돌파수비는 모두 최종 컨테스트가 센터를 통해서 하게끔 되어있습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림어택을 할것이고, 앞선에서 헷지수비를 적절하게 하면 정말 드리블이 뛰어나지 않은 이상 공을 잡을 수밖에 없습니다. 볼을 잡고 원투를 밟는 순간 림아래에서 대기하고 있는 센터의 제물이 될 뿐이죠. 결국 센터의 중앙수비 이점을 살리기 위해 나머지가 열심히 뛰어댕기면서 리커버리를 함으로써 센터를 보호하는 형식인겁니다. 빵꾸나면 그냥 슛 주는거구요.
반면 프로수준에서 그런식의 노마크를 줬다간 십중 팔구는 다 꽂아넣을겁니다.
NBA는 말할 필요도 없겠죠.
결국 맨투맨이나, 맨투맨이나 다름없는 정도의 존수비를 선다는 것입니다.
동호회 대회에서도 상위권으로 갈수록 맨투맨으로 경기를 시작합니다. 체력적인 이유로 중간중간 존수비를 서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를 버린다든가 하는 수비가 아니라 매치업이 확실하게 보이는 로테이션이 돌아가죠. 따라서 공격전술에 따라 센터를 골밑에서 끌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가드의 림어택도 능력에 따라 효과적일 수 있겠죠.

NBA는 심지어 수비자3초룰로 센터의 골밑상주를 룰로 막아놨습니다. 따라서 탑에서부터 양쪽 빅맨의 스크린을 동시에 받으며 돌파하는 혼즈셋 등이 가능한 것이죠.

2017-06-28 10:23:31

명쾌한 답글 감사합니다 정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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