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아머 아나토믹스 스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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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4 20:27:25
해외에서 평가가 매우 높았지만, 국내에서 신고 계신 분들이나 실착 리뷰를 찾기 어려웠던 아나토믹스 스폰을 해외 직구로 구매하였습니다.
[바깥쪽]
[아웃솔과 Micro G 쿠셔닝 사이에서 지지대 역할을 해 주는 TPU 구조물]
언더아머 농구화의 최신작인 아나토믹스 스폰은 스테판 커리, 디안드레 조던, 켐바 워커 등에게 PE 모델이 제공되고 각종 리뷰에서 뛰어난 점수를 받으면서 언더아머 농구화에 대한 인지도를 넓히는 데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몇 차례 착용하고 운동을 해 보니 여러가지 측면에서 이 신발 참 특이하구나라고 느끼게 되어 조금이라도 향후 구매를 생각중이신 회원님들께 도움이 될 수 있게끔 리뷰를 써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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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언더아머라는 회사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제 주변에는 은근히 언더아머가 중국 회사라고 알고 계신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언더아머는 1996년에 볼티모어에서 창업한 미국 회사입니다.
[볼티모어 로커스트포인트의 언더아머 본사 건물입니다.]
초기에는 기능성 스포츠웨어로 출발한 회사였는데,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미국 외 지역에도 공장 및 스토어를 확충하게 되고, 패션 의류, 신발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사업 분야를 넓히게 됩니다.
언더아머가 처음 미국 전역에 인지도를 넓혔던 사건(?)으로는 알 파치노 주연의 영화 '애니 기븐 선데이'에 Jockstrap을 협찬하면서부터라고 하는데요.
저희의 주요 관심사인 농구화 시장에는 2010년 8월에 Black Ice라는 브랜드명으로 최초로 진출하게 됩니다.
브랜든 제닝스를 모델로 내세우고 시즌 중 그의 시그네쳐 바슈 역할을 했던, Micro G 쿠션을 탑재한 패셔너블한 농구화였습니다.
[Black Ice 라인업. 이 외에도 흰빨 색상도 있고 로우컷도 나온 바 있습니다.]
이때부터 언더아머의 농구화의 품질과 Micro G 쿠션의 독특함이 서서히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Charge BB, Torch 등 여러 라인업을 거쳐 올 해 신상인 아나토믹스 스폰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아나토믹스 스폰(길어서 이하 스폰으로 통일합니다)에 대한 리뷰를 해 볼께요.
[어마어마하게 화려한 스폰 라인업. 이 색상이 전부 출시됐는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화려한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흰/검 색상으로 구입하였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대체 왜 이렇게 디자인을 현란 괴랄하게 해 놓았는가...의문이 들었었습니다.
그런데, 스폰의 디자인을 총괄했던 Ross Klein의 인터뷰를 보면서 이런 의문이 조금 해소되었는데요.
일단 다음의 사진들을 보시죠.
anatomy는 해부학이라는 뜻이죠.
이 현란한 디자인은 미적인 의미보다는 발의 움직임과 근육의 배치 등을 고려하여 디자인 된 결과라고 합니다.
위로부터 인간의 발을 해부학으로 분석하여 점점 스폰의 디자인에 이르는 과정을 보실 수 있습니다.
맨 아래의 사진을 보시면, 스폰의 갑피를 각각 Muscle(근육), Ligaments(인대), Tendons(힘줄, 건), Bone(뼈)라고 명명하고 이 4가지가 부위에 따라 여러 겹의 적층 구조를 가지는 방식으로 디자인을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적층 구조는 발의 움직임, 통풍, 피팅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게 됩니다.
가장 안 쪽의 발과 직접 맞닿는 하얀색 부분은 이 4중 적층 구조에서 논하고 있지 않더군요.
따라서, 최종적으로는 5중 구조가 됩니다.
흰 안감 부분, 연한 회색 메쉬 부분(=Muscle), 진한 회색 갑피(=Ligaments), 하얀 갑피(=Tendons), 뒷축 및 레이싱 부분의 단단한 부분(=Bone).
레이어가 적을수록 통기와 유연성이 확보되고, 두터울수록 견고하고 지지력이 있게 됩니다.
나이키의 하이퍼퓨즈 라인이 이와 유사한 디자인 컨셉을 가지고 있지요.
이러한 구조와 설포 부분의 올록볼록한 디자인 때문에 퓨즈와 스폰의 유사성은 현지에서도 언급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 Ross Klein의 인터뷰에서도 이 부분이 잠시 언급되는데, 그냥 구렁이 담 넘듯 넘어가더군요.역시 제 주변 사람들에 국한된 이야기인지는 몰라도, 스폰의 디자이너가 하퓨 디자이너와 동일한 사람이라고 알고 계신 분들이 계시던데, Ross Klein이 커리어 초기에 나이키에 잠시 있었던 것은 맞지만, 04~05년도의 일이고, 당시에는 주니어 급이었기 때문에 딱히 관계는 없는 것 같습니다.
엄지발가락 쪽이 강조된 앞축과 발등 부분의 통기 및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위한 구조가 눈에 띕니다.
실제 신어보면 발등의 하얀 메쉬부위가 정확히 접히면서 발이 움직입니다.
발등을 포함하여 메쉬가 적용된 가장 얇은 하얀색 부분은 통풍에도 기여하고 있는데요, 하이퍼덩크처럼 뛰다 보면 바람이 막 들어오는 정도는 아니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의 환기성을 보여줍니다.
저울로 재 보지는 못 했고, 공식 중량이 303g이라고 나오더군요.
사이즈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270mm의 하이퍼덩크 2013이 310g이고 동 사이즈의 크레이지라이트2가 약 270g인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훌륭한 무게입니다.
실제 신어봐도 굉장히 가벼운데, 좋은 피팅감까지 어우러지니 착용감은 참 좋습니다.
[정면]
발등이 납작하지만 좋은 피팅감을 보여줍니다.
다만, 처음 신었을 때 다른 농구화 신듯이 끈을 확 조이면 발이 아파요.
발등 부분은 약간 느슨하게, 발목 위를 강하게 조였을 때가 제일 좋은 피팅을 보이더군요.
기본적으로 타이트한 사이즈여서 발볼이 넓거나 발등이 높으신 분들은 두꺼운 양말과 한 치수 업을 고려하셔도 괜찮아 보입니다.
설포 부분에는 기하학적인 문양이 보입니다.
이 또한 슈레이스의 발등 압박을 고려하여 디자인 되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착용하였을 때에 발등을 강하게 압박하지도 않으면서 적절한 고정성을 확보해 주고 있었습니다.
[안쪽]
MicroG 쿠션이 내장된 중창이 보이네요.
하얀 부분이 전장 Micro G 부분으로, 손으로 꾹꾹 눌러보면 파일론보다는 확실히 단단하고 루나론과는 거의 비슷하거나 아주 약간 더 단단한 느낌입니다.
커리를 위해서인지 앞 쪽 발목 지지가 굉장히 강조된 디자인이네요.
뒤로는 많이 깎여 있어서 발목 움직임에 제한이 많이 가지는 않지만, 짧은 양말을 신을 경우, 앞 쪽 발목 지지 부분에 다리가 슬키더군요.
아웃솔에 적용된 TPU 구조물이 이 방향에서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대신, 안쪽 방향 전환 시를 위하여 발가락과 발 볼 안쪽 부분에 아웃솔이 올라와 있네요.
[아름다운 뒤태]
별도의 발 뒤꿈치 지지물이 있지는 않지만, Bone 부위를 포함한 가장 두꺼운 레이어 구조로 부족함 없는 지지력을 보여줍니다. 뒤축 윗 부분은 다시 2중 레이어로 얇아지기 때문에 발목의 앞/뒤 움직임을 자유롭게 해 줍니다.]
[바깥쪽]
간만에 보는 어퍼에 직접 펀칭으로 구멍을 낸 슈 레이스 홀입니다.
최근 많은 농구화들이 끈과 어퍼가 닿는 부분을 별도의 고리같은 장식을 사용하거나 플라이와이어 등과 일체화 시키는 등 여러 스타일을 지니고 있는데요.
이렇게 과감하게 어퍼에 직접 구멍을 낸 스타일은 오랫만에 봐서 정겹네요.
중창 쪽으로는 안쪽에서는 보이지 않던 TPU 구조가 보입니다.
아웃트리거가 특별히 강조되어 있지는 않은 모양새입니다.
[언더아머와 Micro G 마크]
뒤축 부분에 자리한 언더아머 로고와 Micro G 표시까지 디자인과 일체감이 느껴지네요.
이번이 제 첫 언더아머 농구화여서 말로만 듣던 Micro G 쿠션을 처음 경험해 보았습니다.
파일론 중창으로 이루어진 쿠션이나 줌/맥스 에어보다는 체감상 꽤 딱딱하고, 루나론과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느낌입니다.
루나론이 흡수력과 반발력이 적절하게 밸런스를 이루고 있는 느낌이라면, Micro G는 반발력은 우수하지만 충격 흡수는 조금 약하게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충격 흡수가 약하다거나 딱딱해서 불편하다는 느낌은 없는데요.
Micro G라는 쿠셔닝의 특성이기도 하겠지만, 스폰의 경우에는 인솔에도 molded MircoG 쿠션이 추가로 적용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소위 물쿠션은 아니라는 MicroG 입니다만, 인솔과 미드솔의 2중 쿠션으로 인해 푹신하다고는 못 해도 적절한 수준의 흡수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거기에 원래 장점이라고 알려졌던 MicroG의 탁월한 반응성이 어우러져서 결과적으로 플레이시 만족감이 매우 높았습니다.
실제로 플레이를 해 보면 점프, 돌파 등에서 체중 분배나 충격이 적절히 배분되는 느낌이고, 플레이가 끝난 뒤에 발목이나 무릎에 무리가 오지도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단단한 느낌의 쿠션을 좋아해서 나이키는 에어보다 루나론을 선호하는데, 이런 제 취향에 스폰은 딱 맞더라구요.
[아웃솔입니다. 골프장인가 했습니다...]
아웃솔마저 예사롭지 않죠.
하중을 받는 부분과 덜 받는 부분, 움직여야 하는 부분과 고정되는 부분이 다 각각 구성되어 있어서 결과적으로 굉장히 현란한 디자인이 되었습니다.
기본적인 접지 패턴은 해링본을 채택하였지만, 절대적인 접지 면적 자체가 적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접지력에 대해서는 상당히 좋은 평가가 많았는데요.
막상 제가 플레이해 보니 상태가 좋은 코트라면 모르겠지만 조금 미끄러운 코트에서는 상대적으로 좁은 접지 면적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한쪽 발 아웃사이드로 급격히 멈춰야하는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하중이 아웃트리거 쪽의 접지면에 몰리게 되는데요.(위 사진의 우측 위쪽 돌출된 부분)
방향 전환을 위해 발 바깥쪽이 많이 꺾인 상태에서 코트와 처음 닿는 순간에 가끔 회색 부분이 아닌 검은 아웃솔만 닿을 때가 있습니다.
검은색 아웃솔과 회색 아웃솔이 재질이 또 달라요. (검은 게 더 딱딱함...)
이 케이스는 흔하게 발생하지는 않지만, 한 번 이렇게 되면 여지없이 쫘악 미끄러집니다.
Kicks on Court 등 여러 퍼포먼스 리뷰를 보면 공통적으로 접지력 평가가 최상이던데요...
아마도 상태가 좋은 코트라면 이러지 않은가 봅니다.
[아웃솔과 Micro G 쿠셔닝 사이에서 지지대 역할을 해 주는 TPU 구조물]
보통 통짜 카본이 들어가거나 할텐데 참...
중량 배분 등이 다 고려된 디자인으로 보이고, 발 뒤틀림은 확실히 잘 잡아주고 있습니다.
인솔을 빼 보려고 했는데, 중창에 접착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여하튼 페브릭 재질이 위에 덮여 있고, 보이지는 않지만 그 아래로 molded Micro G 기반의 인솔 쿠셔닝이 들어있습니다.
손으로 눌러보니 인솔 두께가 그리 두껍지는 않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르브론 11처럼 발을 완전히 감싸는 그런 구조는 아니고 외형적으로는 일반적인 오솔라이트 인솔과 유사합니다.
르브론 11처럼 발을 완전히 감싸는 그런 구조는 아니고 외형적으로는 일반적인 오솔라이트 인솔과 유사합니다.
[마무리는 화려한 색상으로]
또한, 이미 브랜든 제닝스가 로우컷을 신은 사진이 돌아다니는만큼 조만간 로우컷도 출시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Micro G의 쿠셔닝은 생각 이상이었고, 피팅은 여러 차례 신어서 발에 익숙해질수록 완벽한 느낌이었습니다.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디자인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예쁘다고 생각해요.
접지 부분에 조금 아쉬운 감이 있었지만, 총평을 하자면 2013년도 가성비 깡패 자리를 차지했던 하이퍼덩크 2013에 비해 전혀 꿀리지 않는 성능과 매력적인 가격의 농구화인 것 같습니다.
(배송료를 제외하면 현재 이x트베이에서 정가 119.99불을 할인가 99.99불에 판매 중이고, 수시로 제공되는 20% 쿠폰까지 사용하면 75불 언저리에서 구매가 가능합니다.)
사이즈는 얇은 양말 + 정사이즈를 추천드립니다만, 발볼이나 발등이 많이 크신 분들은 한 치수 올리셔도 무방해 보입니다.
처음 작성해 보는 농구화 리뷰의 소감은...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리자면...
지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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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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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골스 컬러가 아직 없어서 지름을 겨우 참고 있는데... 신발만 있는거보다 실착사진이 훨씬 예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