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드래프트 당시 랜 바이어스vs조던

아우어벡 영감의 판단은 정말 악마적입니다.

'전설 제조기'로 잘 알려진 그가 203cm에 110cm의 써전트 점프를 지닌데다가 향후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랜 바이어스를 2번으로 데려왔다는것은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보지 못한 '가능성'을 발견한 겁니다.

팀의 구심점이던 래리 버드가 쇠약해짐에 따라

보스턴 셀틱스는 그를 대체할 새로운 스타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마침 메릴랜드 대학 역사 최강의 선수라던 랜 바이어스...

203cm의 키, 110cm의 점프력 1~4번-정확히는 2~4번을 완벽하게 소화한다-까지 소화할 수 있으며, 수비 공격 리바운드 속공 그리고 정확한 야투에 무한에 가까운 포텐셜...

레드 아워벡은 랜 바이어스를 보고 흔히 말하는 말로 "삘이 꽂혀서" 팀의 주전급 선수들을 내보내고 아직 드래프트되지도 않은 그를 중심으로 한 리빌딩에 들어갑니다.

환희의 86년드래프트... 감동의 2번픽..

그리고 48시간 후의 죽음...

야속한 신께서는

시카고 불스의 마이클 조던과 '제 2의 매직-버드' 라인을 형성하게 될지도 모르는 이 선수를 데려가버리고

'전통의 강호' 보스턴에게는

20년이라는 처참한 암흑기를 안겨줍니다.

1라운드 탈락... 플옵 진출 실패... 급기야 리그 꼴찌에 최다 연패 기록...

그리고 20년이 지난 2008년이 되어서야

보스턴 셀틱스는

잃어버린 구심점의 자리에 역시나 버드와 바이어스처럼 올어라운드한 케빈 가넷을 투입하게 되고

그해 플레이오프 우승을 거머쥐며 다시금 강호로 떠오르게 됩니다. (신기한 사실이라면 지금의 보스턴의 상징이자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선수는 10년간을 동고동락해온 피어스가 아닌 케빈 가넷이라는 겁니다.)

어쨌든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전통의 명가 보스턴 셀틱스가 악마적인 재능을 지닌 '전설 제조기' 아우어벡 영감의 리빌딩이 성공했더라면 90년대의 보스턴 셀틱스는 NBA 역사상 최강의 팀들 중 하나가 되었을 것이며, 마이클 조던이 완전히 지배했던 90년대를 양분했을 것입니다.

비록 수비왕 득점왕에서 마이클 조던의 독주를 막는것은 불가능하지만(이걸 어떻게 막죠?)

랜 바이어스와 마이클 조던은 매직 존슨과 래리 버드처럼 비교 불가능한 라이벌의 관계로 남았을지도 모를일이며

랜 바이어스의 평가 역시 마이클 조던에 필적하게 되었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추측은 추측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