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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 브라이언트와 마이클 잭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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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1-29 13:10:58

과거에 남긴 글이었는데 우연히 제가 쓴 글을 뒤져보다가 발견하고 소개합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관계였는데(특히 국내에는) 마이클 잭슨의 추도사를 브라이언트가 하게 됐을 때 놀라던 분들이 많았죠.

 

이제 위에서 서로 만났을까요? 잭슨이 브라이언트를 보고 너무 일찍 온데다 딸까지 같이 손잡고 와서 마냥 반가워하지는 못할 듯 합니다. 브라이언트는 형도 일찍 왔다며 위로해줄 것 같기도 하고요...

 

 



- 코비가 조던을 처음 만난건 고3때 식서스와 불스의 경기에서였다고 합니다. 어빙은 브라이언트의 아버지인 조 브라이언트와 함께 뛴 바 있었고, 그래서 경기 후 브라이언트와 어빙이 복도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조던이 거기에 끼었다고 합니다. 브라이언트는 그 둘에게 자신이 6월에 프로에 올거라고 이야기했고, 레전드 둘은 그 꼬마 녀석이 자신들이 너무나 잘 아는 종류의 'intensity'를 지니지 않았냐는 시선을 서로 교환했다고 합니다.

 

- 브라이언트와 조던이 다시 교류하게 된건 브라이언트가 프로 2년차던 97-98시즌 불스와 레이커스가 만나는 경기에서였는데, 브라이언트는 29분을 뛰며 33점을 집어넣었습니다. 브라이언트는 조던에게 여러 가지를 물었고, 조던은 '필요한거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라는 말을 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브라이언트는 조던에게 수시로 연락해 여러 궁금증을 해결했습니다.

 

- 사실 브라이언트의 최고의 멘토는 다름 아닌 마이클 잭슨이었습니다. 잭슨은 브라이언트의 루키 시즌, 브라이언트에게 전화를 걸어와 둘의 관계가 시작되었고 하루는 잭슨이 브라이언트를 자신의 '네버랜드'로 초대해 여러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건 "위대한 사람들의 모든걸 배우고, 무엇이 그들을 성공하게 하고 무엇이 실패하게 했는지를 공부해라"고 했던 말이었다고 하네요. 

 

- 그렇게 최고의 멘토와 멘티였던 브라이언트와 잭슨은 어떤 사건을 계기로 연락을 끊게 되었습니다. 바로 둘의 성추문이죠. 둘은 서로가 가까이 지내는게 서로에게 좋지 않다고 판단하고 암묵적으로 관계를 정리하게 됩니다. 지금 돌아보면 둘 다 끔찍한 순간들이었을겁니다. 그리고 그 둘이 연락을 끊은지 거의 6년이 되어가던 시점에 마이클 잭슨의 어머니로부터 브라이언트에게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잭슨이 모두가 틀렸다는걸 증명해가는 브라이언트를 보는게 너무나 즐겁다고 이야기했다며 잭슨이 컴백 투어를 준비하고 있고 브라이언트가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하네요. 브라이언트의 말에 따르면 잭슨은 LA의 포럼(레이커스가 스테이플스 센터로 홈구장을 옮기기 전의 홈구장)에서 리허설을 할 준비까지 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전화의 하루 뒤에 잭슨의 부고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하네요.

 

 - 브라이언트가 어느날은 골프를 치고 있던 버드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많은 대화를 나누다가, 브라이언트가 당신은 자기만큼의 열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동료들을 어떻게 대하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래리 버드는 1984년 파이널에서 패배한 후 팀 동료들을 'sissies'(계집애들)이라고 부른걸로 유명하죠. 그러자 버드가 말하길, "그거 알아? 그래서 너나 마이클, 나같은 사람은 오히려 개인 경기를(골프같은) 했으면 더 나았을거라고."

 

 - 하루는 브라이언트가 조던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브라이언트가 연습 때 팔꿈치를 날려서 사샤 부야치치가 울음을 터뜨렸던 적이 있었는데요. 브라이언트가 그 일 이후 자기가 너무 심한거냐며 조던에게 상담을 구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조던이 말하길, "가끔은 넌 개X끼가 돼야 해. 때로는 니 동료들이 너를 증오하겠지만 롱리나 커, 부쉴러 같은 녀석들이 그 이후 여러 번의 우승을 차지했지. 난 걔네들이 다 이해할거라고 확신해."

 

 - 그리고 번외로, 전에 나이키 소속 스포츠 선수들이 한데 모여서 광고를 찍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로저 페더러 같은 선수들도 포함되었는데요. 일류 선수들에게 브라이언트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자신이 스스로를 한계까지 몰아붙이며 단련하는 것이 과연 정상인지에 대해 물었다고 합니다. 자신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놀랍게도 각 스포츠의 일인자들이 브라이언트의 얘기에 공감해서 브라이언트가 자신만 그런게 아니었다는걸 알고 안도감을 느꼈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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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1-29 13:17:20

이런 알지 못했던 에피소드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0-01-29 13:17:46

멋있는 남자네요, 그사람.

2020-01-29 13:21:59

멋있네요 코비

2020-01-29 13:25:23

한 분야의 정점을 찍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노력을 하는군요
코비가 내가 이상한거야?라고 물어볼 정도였다니...
평범한 인간일뿐인 저는 그저 존경합니다

2020-01-29 13:33:14

모든 행동에 확신을 가지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코비도 끊임없이 고뇌했군요. 대단한 선수이자 위대한 인간입니다 정말.

2020-01-29 13:34:48

왜 저는 코비팬도 아니였는데 이런글들을보면 소름이 끼치는지 모르겠네요

2020-01-29 13:42:42

그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부터
앞으로도 오랫동안 존경받기에
너무나도 충분한 사람이란걸 다시 한번 느낍니다.

Updated at 2020-01-29 13:45:07

 모든 사람이 농구에 코비만한 열정을 가져야 하는 건 아니죠. 어쩌면 가족을 가진 24번 코비 역시 8번 코비가 보기에는 농구에 전념하지 않는 인간일지도 모릅니다. "가끔은 개x끼가 되어라. 결과가 따라오면 걔들도 이해할 거다"? 제 생각에는 버드의 답변이 훨씬 지혜로와요. 누구보다 큰 열정을 가지고 있고, 동료들이 그만한 열정을 가지지 못했을 때 답답하고 짜증이 나서 폭언을 하고 주먹을 휘두르는 종류의 사람은 개인 스포츠를 해야 합니다.

2020-01-29 13:44:41

 버드도 한 승부욕 했나보네요. 겉으로 보기엔 아닐거 같은데..

2020-01-29 13:51:42

버드가 줄리어스 어빙 및 레임비어랑 한판 붙은건

버드의 믹스나 버드를 소개할때 나오는 단골사진 및 영상이죠.

싸운다고 승부욕이 센 건 아니지만 조용하고 무던한 성격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2020-01-29 13:52:47

버드도 보통이 아니에요.

트래쉬토크 일화 몇개만 읽어봐도 조던 못지않은 쪼잔함이 느껴지죠.

Updated at 2020-01-29 14:03:41

정확하지는 않지만 버드의 승부욕 관련하여 예전에 아이재이아 토마스한테 누군가 물어봤는데
토마스가 말하길
방 안에 토마스, 조던, 매직, 버드 등(정확히 누구누구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모두 레전드)을 가둬두고 하나만 살아서 나오라고 했을 때 누가 살아서 나올 거 같냐면 아마 버드일 거라고 했을 정도로 승부욕과 투쟁심의 화신이었습니다.

2020-01-29 14:05:29

"If you put all of us in a room -- Magic, Jordan, myself and Bird -- Bird would probably be the guy who walks out of the room at the end of the day," says Isiah Thomas on ESPN Classic's SportsCentury series.

원문을 찾았네요.

2020-01-29 14:18:58

승부욕으로 치면 조던 코비와 함께 역대 탑쓰리에 들어갈 겁니다.

2020-01-29 14:20:44

버드 일화 보면 승부욕으로는 원탑 수준이에요;;

2020-01-29 14:02:09

 성추문은 어떤거였나요 ?

Updated at 2020-01-29 14:18:44

코비의 혼외정사 사건이랑 마이클잭슨의 아동성추행 논란 이야기 입니다.

2020-01-29 14:19:36

아 전 또 둘의 성추문이라는줄 알고.. 

2020-01-29 14:11:24

글에 잠시 나온건데 어빙과 코비도 좋은 인연이였는 것 같네요

WR
2020-01-29 14:13:22

네... 여기서 얘기하는 어빙은 카이리 어빙이 아니라 쥴리어스 어빙, aka 닥터 J 이지만요. (댓글만 보고 헷갈리시는 분 있으실까봐)

2020-01-29 18:51:57

저런 코비와 마잭, 버드같은 열정은 가진 사람은 타고나는 걸까요. 아니면 일반적인 노력의 차원을 뛰어넘는 것일까요. 소름이네요

2020-01-29 19:25:14

그들의 끝없는 승부욕과 자기연마에 경의를 표하지만, 자기와 다르다고 폭언과 폭력적 행동을 하는건 받아들일수 없내요.

2020-01-29 20:28:49

게으른 친구를 일부러 무시해서 과거에 급제할 수 있도록 도운 케이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변화하는 시대성 때문에 이게 좋은 리더십인가에 대해선 갈수록 말이 많아지겠지만요. 코비는 조던의 모든것을 쫓는 중에 그러한 리더십도 카피했을 것으로 보이고, 어쨌든 샤샤는 코비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었죠.

2020-01-29 22:06:56

정말 감사합니다...

2020-01-29 22:16:05

제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두 사람이 서로 이만큼이나 많이 가까운 관계였는지는 몰랐네요. 뭐라고 하기 힘든 이상한 기분이네요. 운명의 힘같은걸 느끼는 듯한...

언젠가 정말 성공한다면 꼭 만나서 그들과 교류하는게 꿈이었는데 둘 다 기다려주질 않았네요. 너무 안타깝습니다.

2020-01-30 04:47:03

잭슨과의 관계는 아름다우면서도 슬프네요. 버드, 조던, 그리고 나이키의 다른 선수들과의 이야기는 뭔가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뭐 그렇다고 폭력이나 폭언이 당연하거나 올바르다는 생각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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