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브라이언트와 마이클 잭슨
과거에 남긴 글이었는데 우연히 제가 쓴 글을 뒤져보다가 발견하고 소개합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관계였는데(특히 국내에는) 마이클 잭슨의 추도사를 브라이언트가 하게 됐을 때 놀라던 분들이 많았죠.
이제 위에서 서로 만났을까요? 잭슨이 브라이언트를 보고 너무 일찍 온데다 딸까지 같이 손잡고 와서 마냥 반가워하지는 못할 듯 합니다. 브라이언트는 형도 일찍 왔다며 위로해줄 것 같기도 하고요...
- 코비가 조던을 처음 만난건 고3때 식서스와 불스의 경기에서였다고 합니다. 어빙은 브라이언트의 아버지인 조 브라이언트와 함께 뛴 바 있었고, 그래서 경기 후 브라이언트와 어빙이 복도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조던이 거기에 끼었다고 합니다. 브라이언트는 그 둘에게 자신이 6월에 프로에 올거라고 이야기했고, 레전드 둘은 그 꼬마 녀석이 자신들이 너무나 잘 아는 종류의 'intensity'를 지니지 않았냐는 시선을 서로 교환했다고 합니다.
- 브라이언트와 조던이 다시 교류하게 된건 브라이언트가 프로 2년차던 97-98시즌 불스와 레이커스가 만나는 경기에서였는데, 브라이언트는 29분을 뛰며 33점을 집어넣었습니다. 브라이언트는 조던에게 여러 가지를 물었고, 조던은 '필요한거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라는 말을 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브라이언트는 조던에게 수시로 연락해 여러 궁금증을 해결했습니다.
- 사실 브라이언트의 최고의 멘토는 다름 아닌 마이클 잭슨이었습니다. 잭슨은 브라이언트의 루키 시즌, 브라이언트에게 전화를 걸어와 둘의 관계가 시작되었고 하루는 잭슨이 브라이언트를 자신의 '네버랜드'로 초대해 여러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건 "위대한 사람들의 모든걸 배우고, 무엇이 그들을 성공하게 하고 무엇이 실패하게 했는지를 공부해라"고 했던 말이었다고 하네요.
- 그렇게 최고의 멘토와 멘티였던 브라이언트와 잭슨은 어떤 사건을 계기로 연락을 끊게 되었습니다. 바로 둘의 성추문이죠. 둘은 서로가 가까이 지내는게 서로에게 좋지 않다고 판단하고 암묵적으로 관계를 정리하게 됩니다. 지금 돌아보면 둘 다 끔찍한 순간들이었을겁니다. 그리고 그 둘이 연락을 끊은지 거의 6년이 되어가던 시점에 마이클 잭슨의 어머니로부터 브라이언트에게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잭슨이 모두가 틀렸다는걸 증명해가는 브라이언트를 보는게 너무나 즐겁다고 이야기했다며 잭슨이 컴백 투어를 준비하고 있고 브라이언트가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하네요. 브라이언트의 말에 따르면 잭슨은 LA의 포럼(레이커스가 스테이플스 센터로 홈구장을 옮기기 전의 홈구장)에서 리허설을 할 준비까지 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전화의 하루 뒤에 잭슨의 부고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하네요.
- 브라이언트가 어느날은 골프를 치고 있던 버드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많은 대화를 나누다가, 브라이언트가 당신은 자기만큼의 열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동료들을 어떻게 대하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래리 버드는 1984년 파이널에서 패배한 후 팀 동료들을 'sissies'(계집애들)이라고 부른걸로 유명하죠. 그러자 버드가 말하길, "그거 알아? 그래서 너나 마이클, 나같은 사람은 오히려 개인 경기를(골프같은) 했으면 더 나았을거라고."
- 하루는 브라이언트가 조던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브라이언트가 연습 때 팔꿈치를 날려서 사샤 부야치치가 울음을 터뜨렸던 적이 있었는데요. 브라이언트가 그 일 이후 자기가 너무 심한거냐며 조던에게 상담을 구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조던이 말하길, "가끔은 넌 개X끼가 돼야 해. 때로는 니 동료들이 너를 증오하겠지만 롱리나 커, 부쉴러 같은 녀석들이 그 이후 여러 번의 우승을 차지했지. 난 걔네들이 다 이해할거라고 확신해."
- 그리고 번외로, 전에 나이키 소속 스포츠 선수들이 한데 모여서 광고를 찍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로저 페더러 같은 선수들도 포함되었는데요. 일류 선수들에게 브라이언트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자신이 스스로를 한계까지 몰아붙이며 단련하는 것이 과연 정상인지에 대해 물었다고 합니다. 자신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놀랍게도 각 스포츠의 일인자들이 브라이언트의 얘기에 공감해서 브라이언트가 자신만 그런게 아니었다는걸 알고 안도감을 느꼈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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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알지 못했던 에피소드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