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를 만나고 왔습니다.
https://youtu.be/dtkbfkmW808
오늘 저녁 퇴근하고 스테이플 센터에 다녀왔습니다.
이렇게라도 코비를 만나고 오지 않는 다면 후회할것 같고 그를 추모하는 사람들 가운데 있고 싶었습니다.
평소 주말에도 특별한 일이 있거나 뭔가 꼭 먹고 싶은 것이 있지 않는 한 잘 가지 않는 LA를 향해 출발했죠.
다행이 LA 올라가는 길은 별로 막히지 않았고 다운타운에 주차하고 걸어가는데 스테이플 센터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저를 제외하고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끝도 없이 스테이플 센터를 향해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8번과 24번 져지를 입은 사람들이 갈수록 더 많아지더군요.
스테이플 센터에 가까이 가자 건너편에 위치한 콘도 바깥에 광고판을 장식한 코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직도 코비 생일 다음에 나오는 January 26, 2020 이란 날짜가 적응이 안되네요.
이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코비의 팬들도 엄청 많았습니다.
스테이플 센터 근처에 가까이 갈수록 코비와 지아나의 모습이 더 뚜렷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나버린 코비와 그의 딸을 추모하는 사진이 곳곳에 걸려 있더군요.
코비와 그의 딸이 환하게 웃고 있는 저 사진 밑에 한 식당이 있었는데 거기엔 수많은 코비의 팬들이
모여서 ESPN에서 다시 방영하는 코비의 커리어 마지막 경기이자 은퇴경기에 집중하며
코비의 이름을 연호하고 있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게 되면 지금 라이브로 스테이플 센터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기를 함께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 였습니다.
제가 도착했을때가 4쿼터 거의 끝나가는 중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코비와 MVP를 연호하며 그의 은퇴경기를 다시금 즐기고 있었죠.
정말 코비와 그의 가족이 스테이플 센터 안에 있을것 같았는데....
정말 발디딜틈 없이 꽉 차있는 사람들을 간신히 뚫고 지나서 드디어 코비를 추모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광장으로 접근 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으로 제대로 전달이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많으 코비의 팬들이 함께 모여서 그와 그의 딸 지지를
추모하며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차분하고
조용히 코비와 그의 딸을 추모하며 그들을 그리워 하고 있었습니다.
중간중간에 세워진 광고판을 통해 코비와 그의 딸을 포함해서 이번 사고의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소 부족하지만 코비와 그의 딸 지지를 위해 작은 국화 화분을 가져갔습니다.
'RIP KOBE & GIGI'라고 쓰고 다른 사람들이 추모하기 위해 놓은 수많은 꽃들과 초 가운데
조용히 내려놓고 그들을 비롯해 이번 사고로 안타깝게 우리곁을 떠난 분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게 된 코비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팬들이 그를 그리워하며 각자 준비해온
선물들과 꽃들이 사방으로 가득했습니다.
한편 추모하는 광장 가운데에는 코비팬들이 그에게 남기고 싶어하는 글들을 적을 수 있도록
커다란 벽(?)을 여러개 준비해 놨고 수많은 팬들이 그곳에 떠나가는 코비를 향해 각자 하고 싶은
말들을 적어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옆에 있던 분에게 펜을 빌려서 급하게 하지만 하고 싶었던 말을 적었습니다.
그 밖에도 바닥에 코비를 그리워하며 적히 수많은 문구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 눈에 띄고 기억에 남는 몇개를 소개합니다.
코비와 지지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길을 돌려 나올때
눈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코비의 모습. 환하게 웃고 있어서 더 슬펐네요.
지금껏 살아오면서 어떤 유명인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직접 가서 무언가를 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던 제가 처음으로 이렇게 추모를 하기 위해 발길을 옮겨봤습니다.
그런데 그 주인공이 코비라는 사실이 아직까지도 믿겨지지도 않고 너무 슬프네요.
그래도 직접 가서 그가 선수시절 팬들을 위해 그리고 자기 자신을 위해 땀흘려 뛰며서 끝없이
도전했던 곳에서 그를 그리워하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올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이번 사고를 듣고 나서 더 힘들었던 이유중에 하나는 코비가 특히나 이뻐하고 항상 뛰는 모습을
지켜보던 사랑하는 딸 지아나도 같이 그의 손을 잡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저 역시 딸이 있어서 그런지 계속해서 코비가 사고가 날 당시 어떤 마음이었을까라는 질문과 상상이
저의 마음과 머리속을 떠나지 않아서 너무 힘들고 가슴이 먹먹해지는게 멈춰지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좀 마음을 추스리고 코비와 그의 딸 지지를 보내줄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젠 고통도 아픔도 없는 곳에서 코비와 지지가 그토록 사랑했던 농구를 원없이 하며 즐기길 바랍니다.
REST IN PEACE, BLACK MAMBA AND BABY MAMBA.
I WILL MISS YOU GU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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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가 LA에 어떤 의미였는지 제대로 알 수 있었던 기회가 아닌가 싶어요.
이렇게 보내기 싫었지만 그래도 그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팬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 감사하네요.
CoolSeen님에게 위로의 말씀 전합니다.
R.I.P KOBE & GIG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