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뉴스보고 한참 멍하다가
오전에 실검 1위가 코비길래 뭐지? 하고 매니아를 들어와보니 너무 충격적인 뉴스가 있네요.
한참을 멍하니 있었던 것 같습니다.
코비 마지막 경기 영상도 보고 맘바아웃 연설도 다시 보고 하이라이트도 다시보고.. la사는 친구랑 연락도 하고 예전에 같이 농구했던 친구들에게도 연락이 오고..
저는 마이클 조던을 본 세대가 아닙니다. 제게 농구는 밀레니엄 그 치열했던 슈퍼스타들의 분투가 전부였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쯤부터 였을까요. 그 이후 커리가 나오고 쿰보가 나오고 돈치치가 나오면서 저 역시 새로운 히어로들에 열광했지만 제겐 여전히 농구라 하면 코비가 코트 위를 호령하고, 아이버슨이 크로스오버를 하며 돌파를 하고, 가넷이 소리를 지르며 수비를 지시하고, 노비츠키가 삼점을 넣고 포효하고, 던컨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공밑을 지키던 그 시절이 떠오릅니다. 저 역시 농구에 미쳐있었고 제 방엔 루키 잡지들과 nba선수들 브로마인드로 꽉 차있었습니다.
그 시절 저는 참 코비를 싫어했습니다. 오만해보이는 그 표정과 행동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친한 친구가 코비 팬이라 맨날 까불어댈때는 열을 내며 코비를 까내리기에 바빴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저도 성인이 되었고, 코비도 몸 하나 성치 않은 노장이 되어 맘바아웃을 외치며 코트를 떠날땐 저도 한참 눈물을 흘렸었습니다.
그는 제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에 형성된 저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였습니다. 그의 헤이터였기에 그의 경기를 더욱 집중해서 봤고 그렇기에 그의 모습들이 너무나 선명하게 제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 코비뿐만 아니라 그 시절 스타들은 모두 그랬지만, 그들의 치열한 도전과 경쟁, 리스펙과 디스, 연습에 매진하고 라이벌을 꺾기위해 미친듯이 싸우는 자세 등은 롤모델을 찾으며 성장하던 사춘기 꼬맹이에게 큰 영향을 주었었습니다.
이렇게 코비를 떠나보내니 제 학창시절에 채워지지 않는 큰 구멍이 뚫린 것 같습니다. 마지막까지 참 밉네요. 이렇게까지 그를 존경하고 또 좋아하게 될줄은 정말 몰랐어요. 코트 밖에서 환하게 웃고 편안한 미소를 보이던 그의 모습이 정말 그립네요. 코트 위에서 가장 치열하고 잔인하던 독사, 코비 브라이언트 편하게 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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